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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와 오랜 세월 함께 한 참기름 짜는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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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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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드신 시골 어머니들께서 먹거리 관련해 늘 하시는 말씀 있지요.
"고춧가루 사먹지 마라, 참기름 사먹지 마라, 이런 거 저런 거 사먹지 마라."말씀 들어보면 사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평생 농사 지으며 싱싱하고 비교적 안전한 것만 접하셨으니 도회지에 사는 자식들의 먹거리에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혹여 식품 사고라도 터지면 전화통에 불이 날 지경입니다.
추석 전 날인 13일, 고향집에 내려 갔더니 어머니께서 참기름을 한 병 주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머니와 함께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기름은 방앗간에서 짠다고 알고 있었지만, 용량에 따라 좀 달랐습니다. 한말(10kg)이상 참기름을 짤 때는 떡방앗간을 이용하지만 아주 적은양인 1kg정도를 짜려면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 합니다. 어머니께서 단골로 이용하시는 기름 짜는 곳, 정말 신기하더군요.
충남 서산 동부시장 안에서 이 일을 하시는 분은 올해 77세의 구복진 할머니셨습니다. 할머니꼐서는 20년째 이 자리에서 기름짜는 일을 하고 계시는데요. 주로 단골손님이 추석, 설 등 명절에 찾아온다고 하시네요.
일을 안 하면 몸에 병이 날 것 같아 계속 움직이신다고요. 충남 서산에서는 딱 하나뿐인 '소용량 깨 기름짜는 기계'라고 말씀 하시더군요. 10여전 전 서산 지역 신문에 한번 나오셨다는 말씀으로 봐서는 이 기계가 희귀한 것 같긴 합니다.
이 주인공 할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또 기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짧게 담아봤습니다. 시장에 나오지 않는 날은 텃밭에서 야채를 가꾼다고 하시더군요.
그동안 어머니께 받아 먹어왔던 참기름이 바로 이곳을 통해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농사지은 깨로 만든 '오리지날 참깨 기름', 기름이 만들어 나오는 과정은 생각하지 못하고 고솝다, 맛있다고만 했습니다.
정겨운 풍경 담을 수 있게 인터뷰 및 촬영에 응해주신 충남 서산 동부시장 내 구복진 할머니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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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먹는 기름이 아닌 농사지은 것을 직접 기름으로 짜고 있는 과정을 보고 계십니다. |
ⓒ 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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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티스트로 블로그에 동시에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