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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모 인터넷신문 사이트에만 들어가면 실시간 바이러스 검사에 7~8개의 악성 바이러스와 스파이웨어가 뜨면서 경보가 울리더니, 드디어 겨우 '2MB' 조금 넘는 파일 하나 다운 받는데 십 여초가 걸리고, 바탕화면의 일부 아이콘들이 먹통이 되어 버리거나 아예 시작페이지가 중국 포탈사이트로 되어 버리거나 화면이 꺼져버리면서 윈도우가 다시 부팅이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역시 <마데 인치나 - Made in China>는 찔겨'.

어디로부터 오염됐는지 몰라도 엄청 질긴 시작페이지 강제설정. 아무리 인터넷옵션에서 시작페이지를 다시 설정해도 아랑곳 없이 '쭝국포탈'로 직행이다.
 어디로부터 오염됐는지 몰라도 엄청 질긴 시작페이지 강제설정. 아무리 인터넷옵션에서 시작페이지를 다시 설정해도 아랑곳 없이 '쭝국포탈'로 직행이다.
ⓒ 이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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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하게 이 바이러스는 백신프로그램도 잘 작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지 검사를 하려면 프로그램이 응답을 하지 않으니 백업해둔 이미지를 다시 복구하는 <아크로니스>란 프로그램으로 맨 처음 윈도우 세팅한 상태로 복구시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바이러스가 묻어 들어간 것처럼 화면 전환이 영 신통치 않다. 바이러스 검사를 하면 '발견된 바이러스가 없다'라고 나오는데도 말이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이때 이미 인스톨되어 있다고 알려주는 자동실행 VGA드라이버 세팅CD를 믿지 말고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다시 깔았어야 이제 얘기하려는 고난의 길을 빠져 나갈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다른 사이트로 이동을 하려고해고 겨우 '2MB'를 다운받으려 해도 웬만해서 옴짝달싹 하질 않는다.
 다른 사이트로 이동을 하려고해고 겨우 '2MB'를 다운받으려 해도 웬만해서 옴짝달싹 하질 않는다.
ⓒ 이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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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윈도우를 다시 깔자.'

윈도우 깔고 나서 보니 '어어-, 검색기에 윈도우 드라이브가 둘이네?' 열을 받았는지 눈에 뭐가 씌웠는지, 사진만을 백업해둔 하드 드라이브에 사진파일들은 싸악 없어지고 윈도우가 깨끗이 깔려있다.

'후우- 눈앞이 깜깜하네.'

그 하드에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사진이 들어 있었는데, 2001년에서 2005년까지는 CD로 만들어 놓았으니 괜찮다지만 그 이후는 다른 컴퓨터에 들어있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오른쪽이 원래 C드라이브, 왼쪽이 사진을 저장해놓은 드라이브로 깨끗이 포맷되고 새로 윈도우가 깔렸다. '쬐끔' 안다는 자만심이 죄다. 윈도우를 새로 깔 때는 다른 하드는 모두 단선시키고 데이터도 잘 옮겨 놓더니만...
 오른쪽이 원래 C드라이브, 왼쪽이 사진을 저장해놓은 드라이브로 깨끗이 포맷되고 새로 윈도우가 깔렸다. '쬐끔' 안다는 자만심이 죄다. 윈도우를 새로 깔 때는 다른 하드는 모두 단선시키고 데이터도 잘 옮겨 놓더니만...
ⓒ 이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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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도미네?'

마침 파일복구 프로그램을 하나 얻어둔 것이 생각난다. 프로그램을 돌리니 600기가 하드를 스캐닝만 하는데도 60시간이 넘는다고 나온다. 아마 과정이 진행되며 시간은 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전혀 위안이 되질 않는다.

1시간 여 지나니 상태창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취소 버튼을 누르고 잃어버린 파일을 보니 169.2GB에 103775개의 파일을 복구할 수 있다고 표시된다.

103775개의 파일을 복구할 수 있다라고 표시가 나온다. 그런데 폴더가 복구되지 않고 루트디렉토리에 모든 파일을 풀어놓았으니  파일들을 언제 제자리 폴더에 집어 넣을꼬?
 103775개의 파일을 복구할 수 있다라고 표시가 나온다. 그런데 폴더가 복구되지 않고 루트디렉토리에 모든 파일을 풀어놓았으니 파일들을 언제 제자리 폴더에 집어 넣을꼬?
ⓒ 이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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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프로그램은 자상하게 폴더까지 찾아가며 그 밑에 파일을 풀어놓지는 않는가 보다. 다행이 파일을 yongpyung_000.jpg, danyang_000.jpg 081103_000.jpg 등으로 분류해놓아 중복되어 덧씌워질 파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이지만, 가끔 같은 폴더 안에 사진 사이즈를 줄여놓은 같은 이름의 파일이 부속폴더에 들어 있으니 작은 사이즈로 복구되었는지 원본 사이즈로 복구되었는지는 열어봐야 안다.

그러나 나의 바람과는 달리 이런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일괄적으로 처리된 복구파일들을 보니 원본 사진과 축소한 사진이 뒤섞여 들어가 있다. 이제는 별 수 없다. CD에 백업 해놓은 파일들을 정리하니 2004년 이전까지는 문제가 없다. 다른 컴퓨터에 있는 2008년 초반부터 현재까지도 원본 파일이 다른 컴퓨터에 있어 정리해놓았다. 나머지 2005년부터 2008년 초반까지는 파일들을 일일이 대조해보아야 되니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경복궁 폴더에 원본을 넣고 파일들을 같은 이름으로 축소시켜 작은 폴더에 넣어두면, 일괄적으로 원본파일만 살려내질 못한다. 일일이 대조해가며 살려낼 수밖에... ㅜㅜ...
 예를 들어 경복궁 폴더에 원본을 넣고 파일들을 같은 이름으로 축소시켜 작은 폴더에 넣어두면, 일괄적으로 원본파일만 살려내질 못한다. 일일이 대조해가며 살려낼 수밖에... ㅜㅜ...
ⓒ 이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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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접하기 시작하며 없애도 없애도 자꾸 생기는 바퀴벌레 같은 바이러스나 질 나쁜 시작페이지 강제설정으로 아무리 인터넷 옵션으로 시작페이지를 바꾸어 놓아도 소용없게 될 때가 많다. 이럴 때를 대비해 나는 윈도우를 처음깔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깐 후 최적화 시켜놓고 고스트나 아크로니스 같은 이미지 백업프로그램으로 백업해서 정 안 되는 경우 복구한다. 불과 십 여분 정도에 최초 상태가 되므로 매우 편리하다.

그러나 그것도 안 되면 윈도우를 새로 깔면서 'C 드라이브에 있는 데이터는 다른 드라이브로 옮겨놓고, 윈도우 깔 때 다른 드라이브는 연결시켜 놓지 않는다'는 나름대로의 수칙을 지키려 하지만 막상 이런 상황까지 되면 당황하고 조급해져서 위와 같은 사고를 치니 탈이다.

다른 컴퓨터에 원본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수밖에... 떼어놓았던 하드드라이브를 일일이 걸어 확인해본다.
 다른 컴퓨터에 원본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수밖에... 떼어놓았던 하드드라이브를 일일이 걸어 확인해본다.
ⓒ 이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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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독자 분들 중에서도 자신의 실수로 혹은 직원의 실수로 '하드를 날려버린'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간혹 있을 것이다. 컴퓨터가 없었을 때에는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꼭 필요한 것만 암기하여 머리 속에 집어넣지만, 컴퓨터가 지천에 깔린 요즈음에는 조금이라도 관심 가는 사항은 욕심쟁이처럼 모조리 하드에 집어넣어 하드가 몇백 기가가 되어도 양에 차지 않는다. 단추 하나로 간단히 기억시킬 수 있는 편리한 도구가 컴퓨터이지만 반대로 너무나 간단히 단추 하나로 망각의 늪으로 빠지게 만드는 것도 컴퓨터이다.

10여 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그것도 장부를…. 그러나 그 당시엔 하드 크기가 별로 크지 않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파일을 복구할 수 있었는데, 당황해서 이것저것 쓰고 지우고 하다 결국 그 해 장부를 다시 재입력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이번에는 그런 경험이 있어 쓰고 지우기를 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하드용량이 엄청 크니 그것이 문제가 된다.

최소한 잃어버린 파일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죽지 않고 겨우 물에서 기어 나오니 이런 생각이 든다.

'자상하게 먼저 폴더를 복구하고 그 밑에 파일들을 자르르륵 풀어주는 그런 예쁜 복구프로그램 없나?'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연세56치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혹 폴더까지 살려내는 방법이 있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그:#데이터복구,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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