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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08 시민기자 특별상 수상자로 윤근혁 기자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을 선정했습니다. 윤근혁 기자는 지난 8년간 교육정책 및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꾸준히 파헤쳐 왔으며, 새사연은 이명박 정부 출범이래 경제, 교육 등의 탁월한 분석 및 진단기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시상식은 2009년 2월 6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원씩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2008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09 2월22일상>,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제3회 대학생 기자상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를 드립니다.  <편집자말>

 

올 한 해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하 새사연)은 분주하고 집요하게 한국 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사람들과 소통해 왔다. 특히 경제 사안이 터질 때마다 서민들의 처지에서 무엇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기고해 답답함을 호소하던 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그런 새사연에 <오마이뉴스>는 '특별상'을 주기로 했단다. 상은 <오마이뉴스>가 주는 것이지만, 이는 새사연 기사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비롯해 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과 대안에 공감한 '우리 모두'가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났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새사연 사무실을 찾아 김병권 연구센터장과 함께 경제 문제로 뜨거웠던 2008년을 돌아보고 '특별상' 수상소감을 들어봤다.

 

일당백 역할을 하는 12명의 연구원

 

빠끔히 연구원 문을 열고 들어서니 타닥타닥 자판치는 소리들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명랑하게 반겼다. 소박한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사연의 연구원들. 고요한 사무실에 모여 앉은 연구원들은 진중하고 열정적으로 보였다.

 

"모두들 기분 좋아하고,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연구원을 잠깐 돌아본 후 회의실에서 마주한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에게 수상소감을 물으니, 오랜 시간 고민해 대답한 소감보다 웃음이 길다. 시원한 웃음소리에서 기쁨과 조금의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김 연구센터장은 "1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새사연을 직장 삼아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을 큰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면 뻥뻥 터지는 사회경제 문제 앞에 "적은 역량으로 많은 일을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그는 "진보적 시각으로 각종 이슈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연구원의 수가 적어 제한된 역량으로 막아내다 보니 생각보다 더 바쁜 한 해였다"고 말했다.

 

고됨을 숨기지 않았지만, 전망은 밝다.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보면서 젊은 소장학자·대학원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 대학생들은 모임을 꾸려 새사연에 경제 강의를 요청해 오기도 했단다. 그는 "이런 흐름들이 쌓여가면서 앞으로 진보적으로 경제를 연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기반과 토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에 뿌리 둔, 생활 지혜에서 나오는 대안들

 

'민간싱크탱크'라는 말은 이제 세 돌이 지난 새사연의 이름만큼이나 한국 사회에서 낯선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연구센터장은 "선진국가에서는 일상화된 개념"이라고 했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이해관계를 담아내는 정책에 대한 필요와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책은 꼭 국가기관에서만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최근 끝난 미국의 대선만 가만히 들여다봐도 물밑에서 치열하게 정책대결을 벌여온 것은 민간 싱크탱크들이었다.

 

물론 한국에도 정부 출연 연구소를 비롯해 대기업이 세운 싱크탱크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싱크탱크들은 그들의 처지를 대변할 뿐이다. 그들이 내놓는 친정부·친기업적인 정책 보고서는 '주류'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새사연의 존재 이유가 있다. 사실 새사연 이전의 '진보진영 싱크탱크'라고 하면 잘해야 시민단체가 산하에 거느리고 있는 작은 연구소들이 전부였다.

 

그러나 김 연구센터장이 밝히듯 "새사연은 특정 단체나 정당에 소속돼 있지도 않고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후원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새사연 견해에 공감하는 100여 명의 '생활인'들이 자신의 소득 1/10을 후원금으로 내놓고 있고, 여기에 600여 명의 회원들이 매달 일정금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새사연은 이들이 후원하는 돈으로만 운영되는 독립적 단체다.

 

새사연의 연구원들은 "정책대안이 뛰어난 학자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연구센터장은 "새사연이 내놓는 연구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가 우리의 옳고 그름의 기준"이라며 "우리의 전문성은 현실에 뿌리를 둔 생활의 지혜에서 나오는 대안들을 기술적으로 보완하는 장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인과 호흡하고 그들의 실물감각에 의해 중심이 세워지는 연구원이 되는 게 처음의 취지이자 계속 추구할 가치"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새사연은 "정부나 정당에 특정 정책을 제안하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다"며 "그보다 정책대안이 일반국민들에게 의제화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실제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본 것이다.

 

2008년 경제, 예상보다 훨씬 나빴다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새사연 내부에서는 "신자유주의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제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개됐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충격에 취약했고 민감하게 반응해, 급격하게 경제위기의 고통을 받아 안아야 했다.

 

김 연구센터장은 이런 대외적인 상황 외에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경제위기 원인의 한 축으로 꼽았다. "이명박 정부가 내놓는 규제완화, 감세, 민영화 등의 이슈는 지금의 위기를 불러온 신자유주의의 가장 초기적인 버전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포기하고 있다"는 것.

 

그는 "경향과 흐름으로써 신자유주의는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른 나라는 각종 규제완화를 오히려 강화하고 부분 국유화 및 증세를 통해 금융위기 타개에 힘쓰고 있는데 우리정부는 역주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내걸었던 공약들이 현 상황에 맞지 않으면 바꿔야 하는데, 이 정부는 그런 정책변화를 하지 않는다"면서 "그러한 점이 지금의 상황을 굉장히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한 해, 누구보다 바쁘게 경제이슈들을 분석해 왔지만, 사실 새사연이 경제이슈만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새사연의 관심사는 전방위적이다. 김 연구센터장은 새사연의 연구가 "아직 미미하지만 조금씩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져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부터 더 본격적이고 공격적으로 각종 이슈들을 의제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09년을 맞이하는 새사연의 다짐

 

무엇보다 새사연이 2009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고용대란이다. 그는 "고용이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굉장히 많은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절박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정규직 문제뿐 아니라 정규직 문제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은행의 공공성 회복을 비롯해 정치사회 이슈에 주목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교육문제는 2009년에 가장 주력하려고 하는 부분 중의 하나"라고 했다.

 

김 연구센터장은 "지금 우리 앞에는 신자유주의를 제외한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이 선택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진보 의제를 원할 때 빨리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범진보가 국민에게 해줘야 할 일이며, 새사연이 그 한 축을 담당하려 한다"고 밝혔다.

 

새사연 홈페이지에는 "사회에 난무하는 데이터와 통계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일까 늘 궁금했는데 새사연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됐다"거나 "새사연을 통해 경제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회원들의 기대와 바람이 적혀있다.

 

이는 <오마이뉴스>에서 새사연의 기사를 접했던 독자들도 많이 느꼈던 바일 것이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그만큼의 기대가 숨어 있다. 김 연구센터장을 비롯한 새사연 연구원들의 어깨는 이전보다 무거울 것이다. 

 

김 연구센터장은 "새사연은 독자가 더 쉽고 편하게 핵심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하며 "독자들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에도 관심을 더 많이 가져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새사연의 수상에 관심과 애정으로 화답할 때다.

 

[2008 올해의 뉴스게릴라]
☞ [올해의 뉴스게릴라상①] 미국 해외통신원 강인규
☞ [올해의 뉴스게릴라상②] 정치평론 쓰는 소설가, 김갑수
☞ [올해의 뉴스게릴라상③] 서평 쓰기의 달인 이윤기 기자
☞ [올해의 뉴스게릴라상④] 강원도 정선의 '강기자' 강기희
☞ [2월22일상①] 고기복 김행수 송경원 임정훈 장태욱 전대원
☞ [2월22일상②] 강지이 김준희 문동섭 문종성 성하훈 이돈삼
☞ [2008 특별상] 머리기사만 316개, '불곰' 윤근혁 기자
☞ [2008 특별상] 민간 싱크탱크,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태그:#올해의뉴스게릴라, #특별상, #새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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