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람의 입맛은 문화와 가족생활 그리고 시대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한다. 어릴적 먹었던
어떤 음식에 대한 기억이 어떤 음식은 기피하게 하기도 하고 어떤 음식은 그시절을
추억하며 먹게 된다고 한다. 내가 어릴적은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이라 그런지 따뜻한
추억을 회상하는 음식들이 많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썡썡거리는 겨울이면 본능적으로
찾는 음식이 청국장이다.

청국장을 띄우는 과정을 보고 먹으면서 그 맛에 대한 기억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중에
하나가 되었지만 어릴 때 그 맛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면 그저 몸에 좋으라고 먹는
찌개 정도로 여겼을지도 모를일이다. 가끔씩 어머니집을 찾을 때면 일부러 뱃속을 비우고 가서 밥상을 받을 때가 있다. 환갑을 몇해 전에 넘기신 어머니의 손맛은 아직 내 머리속의 그 기억과 일치한다. 어머니도 아들이 좋아했던 것들로만 반찬을 올려놓으시고 밥상에
둘러앉은 며느리와 손자들까지 챙기시며 더 먹으라고 보채기도 하는데 나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까지 그 맛에 수저를 내려 놓기가 쉽지 않다. 어느날은 부엌에서 끓고 있는
청국장냄새에 침만 꼴깍거리며 밥상을 기다렸다.

'엄마 청국장 직접 만들었어요?'
'만들기는 사온것이제 시골도 아니고 여기서 뭘로 어떻게 만든다냐.. 왜 만들어주랴..'
'아니요. 그냥 옛날맛이라서 엄마가 만들었나 했지..'

직접 띄운 재래식 청국장을 먹었으면 하는 욕심은 있지만 도시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국물을 자박하게 끓여내서 밥위에 올려 비벼먹는다.
 국물을 자박하게 끓여내서 밥위에 올려 비벼먹는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어릴적 맛에 대한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요즘처럼
먹거리가 불신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는 아이들에게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각종 화학첨가물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가공된 맛으로 포장된 음식들보다는 자연적으로 나오는 진짜맛을 느끼고 먹을 수 있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머니가 나에게 먹여온 음식을 나도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식단을 생각하고
조리를 하는데 어릴 때부터 청국장을 먹어온 아이들은 이제는 밥처럼 질리지 않는 반찬이 되었는지 청국장을 식탁에 내 놓으면 밥위에 올려서 쓱쓱 잘도 비벼 먹는다.
구수한 맛을 느끼는거다.

청국장 구입은 믿을수 있는 생산자가 만든 우리콩으로 만든것을 직거래로 구입을
하는 편이다. 묵은지나 신김치를 넣고 청양고추와 대파를 더해서 칼칼하고 구수한 맛을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청국장을 좋아하는 음식으로 기억할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가능하면 아이들 입맛에 맞게 조리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같은 재료만으로 해주면 먹는 재미가 반감되므로 부재료를 바꿔가면서도
해주는데, 청국장은 조리법이 다양해서 각자 식성에 맞게 재료들을 선택해서 넣어주면
된다. 다만 국물을 자박하게 끓여내야 청국장스럽다. 우리집은 밥에 비벼서 먹을정도로
걸죽하게 끓여낸다. 청국장에는 된장을 조금 넣어서 간을 맞추고 기본적인 부재료로는
김치(묵은지나 신김치)와 양파, 버섯, 두부를 잘게 썰어준다.

특별 부재료로는 오징어나 소,돼지고기를 넣어서 청국장을 다양한 맛으로도 먹는다.

청국장의 부재료들은 식성에 맞게 선택해도 그맛은 변함없다.
 청국장의 부재료들은 식성에 맞게 선택해도 그맛은 변함없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끓는물에 다시마, 멸치로 국물을 만들고 청국장을 풀어준후에 집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준비된 부재료들을 다같이 넣고 한번 더 끓여주면 맛있는 청국장이 된다.

아이들에게 청국장이 왜 좋은 음식인지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청국장을 먹으면 건강해지고 살도 안찌고 머리도 좋아지고 얼굴도 예뻐진단다…'

어릴 때부터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서 식습관이 생기고 그사람의 건강과 인성까지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면 아이들이 올바른 먹거리를 선택할수 있는 식단을 만들어보자.
어릴적 좋은 음식에 대한 기억은 과거를 회상할수 있는 따뜻한 추억이 되기도 한다.

구수한 청국장맛에는 어릴적 따스한 추억이 있다.
 구수한 청국장맛에는 어릴적 따스한 추억이 있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태그:#청국장, #콩, #추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