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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4월 총선에서 단 한 명의 현역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한나라당 대전광역시당(위원장 송병대)이 이름뿐인 여당이 아닌, 내실 있는 여당 노릇을 하기 위해 현역의원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지역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하지만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를 두고 대전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구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과 결연을 맺는 등, 과연 대전시가 이 의원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겹치고 있다.

 

대전시와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10일 오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대전시 측에서는 박성효 대전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 실·국장 등이 참석했고, 시의회에서 김남욱 의장과 박수범 시의회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한나라당 측에서는 송병대 시당위원장을 비롯한 당협위원장 들이 참여했으며, 특히, 한나라당 원외지역구와 자매결연을 한 현역의원들이 참석했다.

 

6개의 대전 지역구와 자매결연을 한 현역의원들은 동구-주성영(대구 동구갑), 중구-김성회(경기 화성갑), 서구갑-박보환(경기 화성을), 서구을-김태원(고양시 덕양구을), 유성구-안상수(경기 의왕과천), 대덕구-유일호(서울 송파을)의원 등이다. 이날 김성회·유일호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당정협의회에서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대전시의 주요현안 해결 및 정부 추경예산 확보방안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만 한나라당대전시당 대변인은 당정협의회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대전시의 현안해결과 추경예산 확보를 위해 자매결연을 한 의원들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3월 중에 서울에서 다시 한 번 자리를 마련,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브리핑을 듣던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와 관련한 언급 여부를 묻는 질문.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으로 불리는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에 대전시는 현재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해 '자기부상열차시범노선'과 '로봇랜드 조성 사업', '과학영재학교' 선정에서 대덕연구개발특구라는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도 잇따라 탈락하면서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만큼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전이 국책사업선정에서 잇따라 탈락하는 이유가 타 지역에 비해 정치적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한나라당 소속 시장과 자유선진당·민주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 간의 소통부족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이날 한나라당 소속 현역의원들에게 도움의 손을 뻗는 당정협의회 자리는 대전시의 설명대로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자리였다.

 

하지만 이러한 대전시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은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게 윤 대변인의 설명이다.

 

다만, 안상수 의원과 박보환 의원이 포괄적으로 "대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 중앙당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는 정도의 언급만 있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주성영 의원은 대전시와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를 놓고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또한 나머지 의원들은 직접적인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시가 아닌 경기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으나 경기도와 가까운 인천이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경쟁에 뛰어들었고, 자신들의 지역구도 아닌 특정지역을 노골적으로 편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책사업 뿐만 아니라, 예산확보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지역구를 위한 예산확보에도 분주한 의원들이 과연 대전시 예산확보에 얼마나 힘을 기울일 것 인가에도 의구심이 들고 있다.

 

더욱이, 대전시가 대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6명의 야당 의원들은 제쳐두고 같은 당 이라는 이유만으로 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에 시민들이 과연 박수를 보낼 지 의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한 정당 관계자는 "소속 정당을 떠나 지역 국회의원과 행정기관이 손을 잡고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당정협의회를 하겠다고 했으면, 차라리 당이 다르더라도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초청해 정당을 초월한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과연, 현역 없는 한나라당대전시당이 여당 노릇을 하기 위해 마련한 '현역 의원과의 자매결연'이 국책사업 유치 성공 등 지역현안 해결에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태그:#한나라당대전시당, #대전시, #당정협의회, #박성효, #주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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