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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부천에는 문화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의 무질서와 불법으로 인해 연간 190억원의 세금이 쓰이고 있어 이를 단속하고자 드는 돈이라고 한다. 주로 불법 주정차. 노점상,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을 단속하기 위해 시민들이 조금만 신경 쓰면 들지 않아도 되는 돈인데 참 아깝다. 분명 법을 어길 경우 벌금이 있을 텐데 안 지켜지는 걸 보니 벌금이 약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싱가포르의 경우 규칙이 엄격한 나라로 유명하다. 부정부패가 적고 투명성 조사결과 아시아에서 제일 투명한 나라로 선정된 데는 엄격한 규칙이 있었다고 한다.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으며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각 35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과속을 하거나 난폭한 운전을 하면 300만원, 음주 운전을 할 경우 최고 2,100만원의 벌금을 내고 징역까지 산단다. 이런 결과 1년 동안 음주운전이 100여건도 되지 않는다니 우리나라도 싱가포르와 같은 법을 적용했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법률가의 법이야기>표지
 <세상 모든 법률가의 법이야기>표지
ⓒ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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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을 발견했다. 모두에게 평등한 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세계적인 법률가들의 이야기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판관으로 알려진 솔로몬, 법을 지배한 심판자 포청천, 대통령을 쫓아낸 검사 아치볼드 콕스, 내일 죽더라도 올바른 법을 세우겠다던 김병로 등 전 세계의 법과 질서를 위해 바로잡기 위해 앞장섰던 18명의 법률가들을 만났다.

말로만 듣던 포청천이 왜 유명한지 알겠다. 포청천은 중국 북송시대의 이름난 재판관으로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가장 공정한 재판을 한 재판관으로 알려졌다. 그의 재판이 왜 유명할까? 당시 중국에는 부정부패가 심각했다. 황제의 친척들이 저지르는 부정부패는 극에 달할 정도. 국법도 무시하고 마음대로 백성들에게 세금을 걷는 것을 보다 못해 포청천은 칼을 뺐다.

"모범을 보여야 할 황제의 친척이 이러한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은 더욱 큰 죄다. 당장 저 자들을 포박해라!"

권력에 아부하는 관리들을 물리치고 황제의 친척들을 모두 체포한 포청천. 그를 두고 돈도 권력도 통하지 않는 진정한 법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옛날에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그리 심한 벌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포청천은 항상 사건을 맡으면 철저하게 조사해서 공정한 심판을 내렸다.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들을 위해 관청 앞에 북을 설치한 그, 그와 같은 관료들이 많다면 세상은 정말 깨끗해 질 것 같다.

고대 이스라엘 3대왕 솔로몬의 지혜는 언제 들어도 대단한 재판이다. 어디서 그런 지혜로운 판결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던 여인들에게 "저 아기를 반으로 나누어 저 여자들에게 주라"고 하며 진짜 엄마를 가리던 모습은 정말 아찔했다. 요즘은 유전자 감식 한방이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는 처음 들어본 인물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맺어지고 나라를 잃자 자살을 결심했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꾸었다. 그보다는 일제를 이 땅에서 몰아내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 여기고 의병활동을 하게 된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변호사가 되었고, 독립 운동가들의 변호와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그. 광복이 된 후에는 사법부의 기틀을 바로잡기 위해 힘썼다.

이승만 정권이 권력을 잡고 있던 시절, 대통령은 판사들에게 지위가 높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그냥 풀어주라는 지시를 내리곤 했다. 하지만 김병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럴 수 없다고 못 박았다니 정말 대단한 분이다. 꼭 기억하고 싶다. 인권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의 발전을 위해 불의와 맞서 싸운 18명의 법률가를 통해 옳은 일이라면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세상은 깨끗해지고 발전한다. 나는 어떤 일로 가치를 찾을까?

덧붙이는 글 | - <세상 모든 법률가의 법이야기>/황근기 글 /꿈소담이 /8,800원
- 김가람 기자는



세상 모든 법률가의 법 이야기

황근기 지음, 이철민 그림, 꿈소담이(2008)


태그:#법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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