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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글어가고 있는 강아지풀이 마음에 들어온다. 휘어진 모습이 멋스럽다. 복잡하고 힘든 일상사는 잠시 뒤로 밀쳐두게 한다. 무거운 짐은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버리게 한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도 한 평생이고 누리면서 즐겁게 살아도 한 평생이 아닌가? 주어진 인생, 즐기면서 살라고 한다.

영글어가고
▲ 강아지풀 영글어가고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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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선물.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아무런 가치도 느낄 수 없었다. 수없이 많이 있는 잡초에 불과하였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마음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오묘한 일이 아닌가? 이것은 분명 가을의 선물이다. 가을이 가져왔기에 가슴 설렐 수 있다. 남서풍을 따라 찾아온 선물이기에 더욱 더 향기롭다.

맑은 하늘을 가르며 흔들리고 있는 강아지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풀이지만, 옥정호 부근이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호수의 물과 어우러져 있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을과 어우러진 산과 호수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가치가 커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아지풀의 멋진 모습에 감탄하면서 깨닫는 것이 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발버둥을 치고 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런 모든 일들이 좀 더 사람답게 하는 일이라고 믿고 행동해왔다. 나 자신을 위하고 나아가서 가족을 위하는 일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하는 일이라고 믿고 노력해왔었다. 그런데 그 것은 욕심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때문이 아니라
▲ 덕분에 때문이 아니라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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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등바등하면서 해온 일들이 사실은 욕심을 채우기 위한 방편이었을 뿐이다. 욕심이란 수렁과 같아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러니 개미 쳇바퀴 돌듯 고통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것은 지극이 당연한 일이었다. 강아지풀은 그 것을 말하고 있었다. 죽는 줄도 모르고 불을 찾아 날아드는 불나방이었을 뿐이다.

살아가는데 최고의 기술이란 무엇일까? 흔들리고 있는 강아지풀을 통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는 기술이란 무엇일까? 가장 아름다운 인생을 만드는 기술은 무엇일까? 바라만보아도 은은한 향이 배어날 수 있는 기술이 있기는 한 것일까? 가을의 선물인 강아지풀을 바라보면서 생각해본다.

있다면 그 것은 바로 사랑하는 기술이고 사랑받는 기술일 것이다. 강아지풀은 사랑받는 기술을 터득하고 있지 않은가? 사랑받기 위해서는 사랑할 수 있는 기술을 먼저 습득해야 한다. 사랑하는 기술은 간단하다.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는 '------때문에'라는 말을 앞세우지 않으면 된다.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기술의 핵심이다.

누리는 자유
▲ 가을 누리는 자유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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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덕분에'라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이는 긍정적인 성품을 가지는 것이다. '가을 덕분에 강아지풀의 멋진 멋을 알 수 있었다'라고 생각하면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가을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사랑하는 기술은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사랑할 수 있다.

강아지풀의 낭만을 통해 주변을 둘러본다. 호수가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하늘이 그렇게 높아져 있을 수가 없다.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아! 얼마나 좋은가.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이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가을의 선물에 감사한다. 살아 있음이 그렇게 고맙도 즐거울 수가 없다. 아! 정녕 가을이다.<春城>

덧붙이는 글 | 데일리언



태그:#강아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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