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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북한산국립공원에 자리한 진관사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인근 은평뉴타운(http://www.eunpyeong.seoul.kr/newtown/) 개발로 폐허가 된 진관시장과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다.

 

당시 지난 2002년 '지역격차를 해소하고 체계적인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랑스레 내놓은 뉴타운사업은, '21세기형 고품질 복지주거환경 공간을 만들겠다'고 호헌장담 했지만 이런저런 문제들이 노출되었고 주민반발에 직면했다.

 

 

특히 지구지정과 토지수용을 거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했었다. 정든 삶터에서 용산 철거민들처럼 내쫓겨야 했던 한양주택 주민들과 같은 은평구 주민들은 이웃과 평화롭게 살아온 동네를 떠날 수 없다며 서울시의 뉴타운사업을 거부했었다.

 

일본의 뉴타운개발로 인해 고통받는 자연과 야생동물들의 싸움을 그린 애니메이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너구리들처럼, 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고 삭막한 폐허속에서 영세상인들은 삶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마치 불도저처럼 뉴타운사업을 밀어붙였고, 몇푼 안되는 보상금을 원주민들에게 쥐어주고 신주거공간을 만들어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강제수용과 함께 사람들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친환경과 삶의 질이라는 키워드로 포장된 요란한 뉴타운개발 광고속에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흘러, 다시 찾아간 구파발역 인근은 예전과 너무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형건설사들의 고층아파트들이 북한산을 바리게이트처럼 가로막고 서 있었고, 영세상인들이 영업권 보상을 요구하며 버티던 진관시장의 흔적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구파발 천주교성당은 사라지고 다시 성당건물을 짓고 있었고, 창릉천과 마주한 아파트단지도 곳곳에서 아직도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뉴타운 입주가 시작된지 오래지만, 이런저런 문제들로 주민들이 아파트와 길목마다 현수막을 내걸어 놓았는데, 내용은 서울시와 SH공사가 단지내 생태하천조성 등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석고개와 진관배수지에 올라 살펴본 은평뉴타운의 모습은, 대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 어디인지 되물어보게 했다. 3년만에 다시 찾은 은평뉴타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은평뉴타운, #진관동, #진관시장, #구파발,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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