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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의 덕수궁 돌담길은 쓸쓸하면 쓸쓸한데로 운치가 있습니다.
 늦가을의 덕수궁 돌담길은 쓸쓸하면 쓸쓸한데로 운치가 있습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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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 세월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

가수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 연가'인데 이 노래는 듣다보면 왠지 슬퍼지지만, 계절이 바뀔때마다 자꾸 찾아듣게 되고 노래속 배경인 서울시 중구 정동의 덕수궁 돌담길도 가보게 됩니다. 특히나 요즘같은 늦가을에는 더 생각나는 곳으로 가을의 흔적이 다 사라지기 전에 돌담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덕수궁 돌담길 주변 길에는 노랑 은행잎들이 융단처럼 깔려있고, 겨울의 입김이 실린 늦가을의 부스스한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가지에 겨우 붙어있던 낙엽들이 바람을 타고 불시착하듯 낙하하고 있습니다. 늦가을 특유의 쓸쓸함이 느껴지지만 쓸쓸하면 쓸쓸한대로 덕수궁을 둘러싼 '덕수궁 돌담길'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산책길이자 정원입니다.

가을 바람이 한차례 불어오자 은행나무의 노랑 은행잎들이 불시착하듯 낙하하네요.
 가을 바람이 한차례 불어오자 은행나무의 노랑 은행잎들이 불시착하듯 낙하하네요.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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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은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둘이서 다정하게 걷기 좋은 길입니다.
 덕수궁 돌담길은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둘이서 다정하게 걷기 좋은 길입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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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은 담쟁이잎이 있어 정겨움과 정취를 더합니다.
 돌담은 담쟁이잎이 있어 정겨움과 정취를 더합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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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대의 조화로움이 있는 곳

덕수궁(德壽宮)은 조선시대 세조의 큰아들 도원군의 저택으로 지어진 오래된 곳입니다. 덕수궁의 입구에 크게 써있는 대한문(大漢門)의 굵은 글씨가 과거에서 현재를 넘나드는듯하며, 파란만장한 조선왕조 500여 년 세월의 기쁨과 슬픔을 품고서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대한문 앞에 몰려 있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았더니 수문장 교대식을 한창 하고 있네요. 은행잎과 단풍잎색의 의복과 멋있는 갑옷을 갖춰 입은 수십명의 장졸들이 색색의 깃발을 높이 들고 북소리와 함께 교대식을 하는 모습이 자못 장엄하기도 하고 공연을 보듯 흥미롭기도 합니다. 주변의 외국인들도 저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관람을 하고 있네요.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하루에 세 번씩 덕수궁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한다고 합니다.

궁안에 덕수궁 미술관도 있고 궁밖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인근에 고풍스러운 건물외양이 인상적인 시립미술관과 미술과 사진 등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무료 전시하는 정동경향갤러리도 있으니 한 번 들러서 예술작품들도 감상하면 더욱 좋겠네요. 

매일 열리는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은 북소리와 함께 자못 장엄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매일 열리는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은 북소리와 함께 자못 장엄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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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로등이 단풍잎과 은행잎을 만나면 그 불빛은 가을색을 발합니다.
 평범한 가로등이 단풍잎과 은행잎을 만나면 그 불빛은 가을색을 발합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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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시립박물관, 교회당, 성당등이 이웃하고 있어 저녁에도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시립박물관, 교회당, 성당등이 이웃하고 있어 저녁에도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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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더욱 가을 정취 깊은 길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가로수 옆에 서있는 조명이 쌀쌀한 가을 저녁의 산책길을 따듯하게 밝혀줍니다. 어떤 조명불은 특이하게도 길바닥에 동그랗게 설치되어 있어서 떨어진 낙엽들이 춥지말라고 불빛으로 이불 덥듯이 덮어주고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가로등도 은행잎을 비추면 노란색으로 불빛이 변하고, 단풍잎을 비추면 빨간색으로 불빛이 변하니 도시에서 느끼는 늦가을의 정취가 이런거구나 싶습니다.

이제는 일찍 해가 저물어 벌써 환하게 켜진 가로등에 비친 은행잎과 단풍잎을 보니 가을의 끝자락이 더욱 가까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저녁나절의 조명 불빛에 더욱 근사해지는 시립미술관 건물과 교회당, 성공회 성당 등의 주변에는 일부러 사진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덕수궁과 덕수궁 돌담길 주변을 연인과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저는 연애시절 우리의 사랑으로 이런 속설을 이겨내자며 연인의 손을 굳게 부여잡고 일부러 이 길을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속설이 생겼던 이유는 덕수궁 돌담길 주변에 가정법원이 있어서 이혼하는 부부들이 많이 오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가정법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니 이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은 이제 지워버리고 마음놓고 연인과 함께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태그:#덕수궁돌담길, #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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