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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세종시 건설을 반대할 때 주로 쓰던 말이 '유령도시'였다. 행정도시가 연기군에 내려오게 되면 세종시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될 거라고 주장했다.

     

금강변에 한창 세종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금강변에 한창 세종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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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연기군은 그들이 말하던 '유령도시' 되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세종시를 건설해서 행정도시가 내려와서 유령도시가 되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때문에 세종시가 건설되지 않아 연기군과 조치원읍이 유령도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연기군은 상권도 죽어가고 땅값도 천정부지로 올랐다가 매매가 전혀되지 않아 기업이나 자본을 투자하던 사람들이 부도를 내고 손해를 보고 있다. 

조치원읍 신안리에 분양이 안되어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조치원읍 신안리에 분양이 안되어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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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조치원읍 신안리에 있는 모 아파트가 골조를 거의 완성하다 시공을 중단한 채 흉물처럼 내버려 둔 적이 있다. 이유는 세종시 건설이 되지 않고 있자 분양이 거의 되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다. 또한 조치원읍에 생긴 모 백화점은 개업한 지 꽤 되었는데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군청 앞에 있는 5층 건물도 현재 분양이 하나도 안 되고 있어 유령이나 살 것 같이 텅텅 비어 있다. 이곳에는 실내 골프스크린, 헬스, 사우나 등 분양을 시작했는데 얼마 전에는 헬스클럽에 42만원, 60만원 하는 회비를 받고 부도 내고 도망가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스포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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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난 어느 헬스클럽
 부도난 어느 헬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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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읍에 생기는 아파트 마다 분양이 되지 않아 저녁만 되면 암흑처럼 시커멓고, 전세 5000만원이면 최신식 아파트로 들어갈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조치원읍에는 인구 4만명이 넘어섰다고 고무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조치원읍이 발전해서 인구가 늘어난 게 아니라 금남면과 남면에서 예정지 주민들이 세종시 건설 때문에 조치원읍에 거주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예정지에서 농사짓던 사람들이 농사일을 못하고 조치원읍에 아파트를 하나 얻어 그냥 하릴없이 지내는 사람들 때문에 조치원읍 인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연기군 시골 곳곳에서는 금남면과 남면에서 흘러나온 유민들이 마을마다 정착하고 있다.

서면 신대리에 정착한 A모씨는 "세종시가 건설되면 그래도 고향땅이니까 들어가서 살려고 하는데 아직 공사가 저렇게 지리멸멸하니 고향 들어가기는 꿩새 울었다"며 "나이는 늙어가고 외지 나와 사는 것두 한두 해지 빨리 세종시가 내려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조치원읍에 사는 A모씨는 "연기군이 세종시 건설한다면서 반이나 잘려나가고 나머지 잔여지역 마져 황폐해져 간다"며 "이명박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지는 못할 망정 연기군이 유령도시가 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군민들이  밤마다 조치원역에서 모여 촛불집회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연기군민들이 밤마다 조치원역에서 모여 촛불집회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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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역에서 매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예정지 주민들이 참여해서 "정부는 세종시 원안대로 건설하고 세종시 때문에 연기 잔여지역의 황폐해 가는 걸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행정도시 사수 연기군 대책위 관계자는 "연기군이 이렇게 유령도시가 되가고 있으니 연기군민들이 반정부 투쟁이나 반한나라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연기군민들은 지금 도저히 살 수가 없어 폭동이라도 일어날 분위기다"라고 지금 주민들의 정서를 전했다.

  

▲ 지난 12월 31일 2009년 마지막날에 연기군대책위 충청권대책위, 청원군대책위 민주당 충남북, 자유선진당 등이 모여 충청권 총연대투쟁 결의를 하고 있다.
 ▲ 지난 12월 31일 2009년 마지막날에 연기군대책위 충청권대책위, 청원군대책위 민주당 충남북, 자유선진당 등이 모여 충청권 총연대투쟁 결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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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종시 , #행복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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