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토드 휘태커 지음 / 송형호 외 옮김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토드 휘태커 지음 / 송형호 외 옮김
ⓒ 지식의 날개

관련사진보기

올 3월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교원평가를 한다고 한다. 평가에 대해 반대하는 측도 있고 찬성하는 측도 있지만 찬성과 반대를 떠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평가의 객관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에선 주인공 강석호(김수로)가 재임용 시험을 거부하는 교사들에게 "학생들도 시험을 보는데 교사들은 왜 못 보냐"고 일갈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러나 드라마 속 교실 풍경이나 교사들의 모습은 현실을 많이 왜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오류가 있다. 속칭 일류학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있고, 삼류라 불리는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없다는 편견이다. 그건 일반인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그런 경향이 있다. 또한 앞의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훌륭한 교사,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훌륭하지 못한 교사라는 선입견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건 오직 학생들의 지식수준에 따른 판단이다.

그렇다면 훌륭한 교사는 어떤 사람을 말함일까. 한 마디로 정의하기도 어렵고 정의할 수도 없다. 다만 어떤 교사가 나은 교사이고 덜 나은 교사인가는 알 수 있다. 그런 것을 좀 더 구체저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책이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토드 휘태커)이다. 일부 교사들은 이 훌륭한(?) 교사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자의적 판단이 강하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훌륭한이란 말 대신에 더 나은 교사란 말이 더 적절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에서 말하는 훌륭한 교사는 흔히 말하는 '잘 가르치는 교사'는 아니다. 그렇다고 가르친다는 전제가 빠진 건 아니지만. 그래서 그 판단 기준도 교육과정 개발이나 교수법, 평가나 교직과 관련에서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과 학교생활의 기본을 이루는 가치관, 행동, 태도,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 등에 초점을 맞춰 기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훌륭한 교사와 평범한 교사의 차이점을 14가지의 특성에 맞춰 구분지으며 일선 교사들이 한 번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생각하게 한다.

훌륭한 교사
문제의 해법을 사람에게서 찾는다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발생시 예방에 집중한다
학생에게 높은 기대치를, 자신에겐 더 높은 기대치를 갖는다
교실 안의 최대 변수는 교사임을 알고 있다
모두들 존경으로 대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하려 애쓴다
관계개선에 힘쓰며 먼저 사과할 줄 안다
사소한 소란은 무시할 줄 안다
매사에 계획과 목적을 갖고 행동한다
우수한 학생을 항상 염두에 둔다
노력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결정은 피한다
학력평가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변화를 이루는 감정의 힘을 안다

평범한 교사
문제의 해법을 프로그램에서 찾는다
규칙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 발생 시 처벌에 집중한다
학생에겐 높은 기대치를 갖지만 스스로에겐 별반 기대를 갖지 않는다
학생, 학부도, 사회 환경을 변수라 생각한다
특정 대상만을 존경으로 대한다
불평과 불만을 생각 없이 퍼뜨린다
날카로운 지적, 꼼짝 못할 반박을 일삼는다
사소한 소란에 말려 전쟁을 선포한다
주사위 구르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항상 중간층 아이 위주로 생각한다
노력하는 사람까지 불편하게 만들 결정을 내린다
학력평가 자체에 집착한다

그렇다면 필자가 말하고 있는 훌륭한 교사는 어떤 모습일까. 단적으로 말하면 사람에 대한 기대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유연하게 사고하고 변화의 힘을 믿고 실행하는 교사이다.

"훌륭한 교사들은 학급 운영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가? 대답의 핵심은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반면 보통의 교사들은 규칙에 초점을 맞추고, 가장 무능한 교사들은 규칙을 어긴 결과, 즉 벌칙에 집착한다."

'자신은 어떤 교사에 해당하는가'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볼만한 화두다. 물론 학교마다 학급마다 차이점은 있으나 어떤 교사들은 무조건적인 규칙을 내밀어 벌칙 중심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반면 어떤 교사들은 아이들 입장에서 판단하고 생각하면서 '잘못을 저지르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아닌 '잘해 낼 것'이라는 희망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들을 지도한다.

사실 나라의 법이나 학교의 규칙이나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운용의 미는 천지 차이다. 법이나 규칙의 어김에 대해 처벌 중심이냐 아니면 예방 중심이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은 달라진다. 힉교에서 어떤 학생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교사의 접근 방법에 따라 학생의 학교 생활은 달라진다. 무조건 처벌 중심으로 간다고 아이들은 달라지지 않는다. 앞에선 수긍하는 척 하면서 돌아서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의 교사들 중엔 학생부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각을 자주 하거나, 결석을 자주 하는 학생들을 담임교사가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학생부로 넘겨 문제를 잡으려고 하는 교사들이 있다. 이에 대한 필자의 말은 음미할 만하다.

"학생부 지도를 받은 학생이 어떻게 행동하길 원하는지 생각해보자. 무능한 교사는 학생부에서 나오는 학생들이 화가 난 상태이기를 바란다. 유능한 교사는 학생들이 더 훌륭해져서 학생부를 떠나기를 바란다. 난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화가 나서 학생부를 나가는 걸 원하지 않음을 교사들에게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왜냐하면 화난 학생들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교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이런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눈 마주치기, 가까이 다가가기, 다시 한 번 지시하기, 뒤에 나가 서있게 하기, 복도에 서있게 하기, 무시하기, 소리 지르기, 창피 주기 등등. 아니면 나중에 조용히 불러 대화를 나누면서 타이르기 등도 있을 것이다.

이 중 어떤 방법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다. 글쓴이는 어느 것이든 교사의 마음 주머니에 해결책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리 지르기나 무조건 학생부로 보내는 방법은 결코 좋지 않다고 한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교사는 학생들에게 희망의 기대치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또한 교사 자신에게도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훌륭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칭찬을 통한 긍정적인 보상을 자주하라고 한다.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알아차리고 지도해야 한다고 한다.

학교에서건 가정에서건 우리는 어른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학생이나 자식들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상처가 되는 말도 하게 된다. 그래서 글쓴이는 최고의 교사는 학생들에게 좀처럼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날카로운 지적을 하거나, 학생이 꼼짝 못하게 반박을 하지도 않고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주거나 면박을 주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고 한다. 대신 끊임없이 칭찬을 통해 아이들의 기대치를 높여주고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교사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는 책은 아니다. 글쓴이가 오랫동안의 현장경험과 관찰을 통해 어떤 교사가 좀 더 나은, 아니 훌륭한 교사인가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고 있는 책이지만 교사들이 한 번쯤은 읽어보고 자신을 성찰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덧붙이는 글 |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토드 휘태커 지음 / 송형호 옮김 값 : 10,000원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 그들의 17가지 특성에 대한 탐구, 증보판

토드 휘태커 지음, 송형호 옮김,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2015)


태그:#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너! 나! 따로 가지 말고 함께 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