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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경남이 공동 번영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양 지자체는 3일 오후 2시 창원 풀만호텔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김태호 경남지사,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 배종량 경남도의회 부의장, 권정호 경남도교육감, 설동근 부산시교육감, 하우송 경상대 총장, 황철곤 경남도내 시장.군수협의회 회장 등 두 지역의 대학 총장 및 상공·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 '미래 공동 번영을 위한 부산·경남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산과 경남은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구역의 장벽과 더불어 양 지역 주민들의 정서가 다름으로써 갈등을 빚기도 한다"면서 "양측의 각계 대표들이 함께 걱정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갈등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부산과 경남은 한 형제고 한 뿌리며, 역사도 같다"면서 "진일보한 역사의 첫 출발 선상에서 양 지역은 대통합의 전제 아래 화합과 단결로 파이팅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인사말과 특강에 이어 열린 토론은 기자들을 밖으로 나가게 한 채 40여 분 동안 비공개로 열렸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 대해 경남도 안상근 정무부지사는 "양 시.도간에 쌓여있는 감정부문을 포함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자는 차원에서 비공개 회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밖에서 대기한 상당수의 기자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경남과 부산이 상생하자고 마련한 자리인데 비공개 회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면서 "허심탄회한 자리라면 오히려 감출 필요가 있겠느냐. 선거 앞두고 정치쇼 아니냐"고 반문했다.

 

토론이 끝난 뒤 양 시.도는 선언문을 통해 "부산과 경남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동질성을 가진 하나의 공동체로서 글로벌 경쟁시대에 상호 협력을 통해 세계 광역권으로의 도약과 함께 선진 일류국가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양 도시는 주요현안사업과 관련, 경제권 통합에 이어 행정통합의 거시적 관점에서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주요 현안을 해결하도록 노력한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남해안권 관광사업 연계추진 ▲광역경제권 및 선도 프로젝트 추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조기 활성화 및 광역교통망 조기 구축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 지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신공항 건립사업은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 지원하고,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의 광역상수도사업 문제는 양측의 이해를 바탕으로 상생 차원에서 노력해 나가기로 하는 등 원론적인 선언에 그쳤다.

 

따라서 양 시.도의 최대 쟁점현안을 공동선언문에 원론적으로 직시한 것은 이날 선언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언 후 허남식 부산시장은 기자들의 신공항 입지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신공항 문제를 진솔하게 걱정하고 의논했다"면서도 "신공항은 국책사업이고, 중앙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며, 앞으로 먼 미래에도 장애가 없는 공항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상식선의 대답으로 대신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입지선정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논할 문제가 아니다"고 애써 변명을 했지만, 서로 신공항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 광역단체 및 의회까지 끌어들여 치열한 입지확보전을 치르는 양 시.도의 선언문은 "형식적이었다"는 여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남강물 부산공급 문제에 대해서  김태호 경남지사는 "해당지역인 부산과 경남의 생존권이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남강댐 수위상승은 하지 않고, 수량확보를 위해 문정댐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큰 차원에서 광역경제권 5+2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경제.행정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자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허 부산시장도 "진솔하게 얘기하고 서로의 고민을 얘기하는 자리였다"면서 "오늘은 경제통합 등을 공감하며 얘기 나누는 자리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안상근 경남부지사는 "민감한 문제는 별 소득이 없지 않느냐. 비공개 토론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다"는 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오늘은 '잘해 보자'는 큰 틀을 짜는데 그쳤지만 앞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보다 상세한 협의를 통해 양 시도가 상호 협력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최근 민감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신공항 입지문제와 남강댐 물 부산공급 문제는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한채 적당히 비켜가 '알맹이 없는 상생'에 그쳤다는 평가를 비켜갈 수 없게 됐다.

 

이날 한 참석자는 폐회후 엘리베이터에서 "비공개 회의를 해서 기자들만 재밌겠다"는 묘한 말을 던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4일자 경남연합일보에 게재됩니다.


태그:#부산시, #경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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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지 경남매일 편집국에서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를 두루 거치고 부국장 시절 서울에서 국회를 출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 8월6일까지 창원일보 편집국장을 맡았습니다. 지방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항상 오마이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뉴스에 대해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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