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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를 맞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가 '새 동네, 열린 도시 안에서'를 주제로 오는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안양 일대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전문작가와 시민이 함께 진행했던 유.무형의 예술작품을 완성하고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안양공공예술재단은 30일 안양시 동안구 학운공원 '새동네' 현장에서 언론인 설명회를 열고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를 10월 한달동안 진행한다"고 밝혔다.

 

APAP2010은 여러 관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도심재정비사업이 곳곳에서 펼쳐지는 안양의 현재를 공공예술작업을 통해 조명하고 풀어가는 방법을 제시했으며, 작품을 일방적으로 야외에 늘어놓고 감상하는 그동안의 방식을 탈피해 '과정'을 작품으로 내놓았다.

 

APAP 영구작품은 안양 평촌 학의천변에 자리한 학운공원에 3점의 설치물과 '자율방범대 신축', '자전거 프로젝트' 등에 불과하고 전체 23개 프로젝트 대부분이 시민과의 소통, 참여, 협업을 통해 만든 결과물. 즉 사진, 영상, 기록 등으로만 남겨 사실상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은 별로 없다. 이는 달리 말하면 무형의 공공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시민의 일상이 예술이다"

 

APAP2010은 시민들의 삶과 문화, 가치관을 함축한 새동네, 열린도시, 노마딕(nomadic, 유목) 이란 주제와 공간과 함께 '일상=예술'이란 키워드로 모아냈다. 그렇다면 작품을 도심 거리에 늘어놓는 방식에서 탈피해 아주 생소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일까.

 

경기 안양시는 인구 62만 명으로 최근 인구가 감소한 지역중 한 곳으로 31개의 재개발 사업(29개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사업 선정지구, 1개 뉴타운 개발지구)이 구도심에서 추진중이며 평촌신도시도 재정비를 구상하는 등 새로운 변화가 꿈틀대는 지역이다.

 

31개의 재개발 지역 거주 인구는 안양시 전체의 1/4이 넘는 160,499명에 달한다. 통계적으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재정착 주민 수는 20%에 불과하다. 그것은 주민 대부분이 밀려난다는 의미다. 즉 전혀 개연성 없는 사람들이 형성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게 된다.

 

이에 APAP2010은 도시는 자연 생태의 반영이며 공공예술은 결과보다 예술적 실천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협력 속에 행해져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권한을 부여하고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 즉 그 과정을 중요시 여긴 것이다.

 

 

"소통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고민했다"

 

이번 제3회 APAP는 재개발이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안양이란 도시의 변화를 주목해 그동안의 방식과 다르게 '일상이 예술'이란 주제로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개입하는 공공예술에 대한 실험방식으로 접근해 1년 동안 시민들이 국내외 유명 작가들과 함께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삶의 무게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벌여 작품을 완성했다.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인 박경 APAP2010 총감독은 기자에게 "지난 1, 2회 프로젝트가 작가들의 일방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3회 프로젝트는 건축, 도시학, 미술 분야 등 각계 전문가들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만들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어 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APAP2010는 일회적인 공공예술이 아니라, 지금까지 진행된 아이디어, 계획을 바탕으로 2010년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공공예술을 모색하고 조직화된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감독은 "APAP2010은 재래시장, 공원, 폐가, 고물상 등 다른 동네에서 각기 다른 형식으로 펼쳐져 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는 작품들을 감상하는 예술행사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프로젝트의 연속성에 대해 "공무원, 단체장의 관심도가 중요하나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사회 조직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가능하다"며 "시민단체, 주민이 커뮤니티를 구성해 새 동네를 운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2일 개막행사, 부치 모리스 음악공연 퍼포먼스와 영화 상영

 

한편 2일 오후 2시30분 새동네의 거점인 학운공원에서의 개막식 행사로 '컨덕션'이라는 개념을 통해 새로운 도전과 영감을 전하는 '부치 모리스(미국)'가 노마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국악과 클래식의 협연을 통해 안양을 표현하는 음악공연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우리는 모두 공동의 음악적 언어를 공유한다"는 부치 모리스는 지역에 대한 느낌을 독특한 음악적 형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차례 안양을 찾았다. 그가 가야금, 해금, 거문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 등의 악기로 어떤 음색을 연주할지 관심이다.

 

또 영화 '올드보이'와 '박쥐'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동생인 미술작가 박찬경(45)씨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안양을 소재로 제작해 화제를 낳았던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We Wish to Reincarnate in Paradise)'가 상영된다.

 

무더웠던 여름 안양 곳곳을 누비며 땀방울을 흘렸던 박씨의 영화 작품은 1988년 발생한 봉재공장 여공 22명이 사망한 그린힐 화재사건을 담은 '근대화의 기억'과 최근 안양사터 발굴 과정을 담은 '문화재와 역사' 등 8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급속도로 현대화된 한국 도시의 역사와 현재를 조명하고 있다.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 무대 '새동네'

10월 2일 개막식과 함께 앞으로 한달간 주목을 받을 무대는 학의천변 학운공원 서쪽에 조성된 '새 동네'(NEW COMMUNITY)다. 이 곳은 APAP2010의 정보와 과정을 모으는 물리적 거점으로 각 지역의 '열린 도시' 거점과 연결하는 '유목'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곳에는 롯텍(아다 톨라, 뉴욕)이 8개의 대형 컨테이너를 연결하여 케뮤니티센터로 설치한 오픈 스쿨, 매스스터디스(조민석, 한국)가 한국의 정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픈 파빌리온, 라움라보어(마티아스 릭, 베를린)가 한국의 방 문화에 영감을 얻어 각각의 방을 하나의 복합적인 구조체로 연결해 지은 오픈 하우스가 영구작품으로 설치됐다.

 

이곳에는 2010년 3월부터 안양 도심 곳곳에서 실시된 23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변하는 도시, 떠도는 사회 안에서 안양시민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협업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왔던 프로젝트의 과정과 기록, 의미 있는 순간들이 한자리에서 전달된다.

 

열린 도시(OPEN CITY)는 APAP2010의 중심 프로젝트로, 이미 지난 3월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점에서 APAP2010 개막식 이후 한달간은 그동안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16개팀의 작가들은 지난 6개월간 '같이(Collective)', '만들기(Creative)', '변화를 위해(Changing)'라는 세 가지 틀을 중심으로 안양2동, 안양5동, 석수시장 등 안양 전 지역에서 3000여 명의 학생, 주민들과 접촉하고 연구하고 소통하며 작업을 했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눈으로 기록한 도시사진 작품전[대림미술관], 지역사회의 유대감 확대를 위한 사회[윤현옥], 재개발 지역의 방치된 물리, 사회적 공간 활성화 위한 저비용 계획[오동팀], 석수시장 중심의 지역사회 구조물과 지역 발굴 및 투어[스톤앤워터], 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지게 될 지역사회의 모형 제작[테디 크루즈, 산디에고 + m7red, 아르헨티나], 도시 및 사회적 의식에 관한 자료 수집 및 영상 표현[박찬경], 운송용 컨테이너를 자율방범대 초소로 디자인 및 개조[신혜원] 등이 포함된다.

 

또 학교와 연계한 에너지 자급자족 시스템 구축[마례티쟈 포트르츠, 류블랴나], 고물상 인근 소외계층 지원활동[김월식], 중년 여성과 함께하는 퍼포먼스 프로젝트[수잔 레이시, 미국], 주민들의 불만에 대한 연구 및 시각적 분석[CMP/홍콩], 영세 상인들을 위한 기업가정신 공모전과 워크샵[릭 로우, 미국], 영세 기업을 위한 장기적 정책 개발[서종균], 전환기 지역사회에 대한 이동식 오디오 설치물[RAQ 미디어 콜렉티브, 인도], 안양시 인구, 경제, 자원 변화의 역동적 시각화[카엘 그레코, 아르헨티나] 등이 포함된다.

 

'유목'(NOMADIC)은 APAP2010의 중심인 '새 동네'와 작가들의 프로젝트가 벌어지고 있는 '열린 도시'를 잇는 움직이는 모바일 프로젝트다.

 

여기에는 이동식 공간 '방방'[라움라보어, 독일], 공공 공간을 창조한 자전거 프로젝트[자꼬모 카스타눌라, 멕시코], 그리고 노마드 오케스트라 안양 스카이스크래퍼[로렌스 D. 부치 모리스, 미국]가 새 동네와 지역, 작가와 주민들과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한다.

 

한편 2005년 처음 시작한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가 쇠퇴한 안양유원지에 예술작품을 설치해 예술도시로서 안양의 가치를 내세웠다면, 제2회 APAP는 평촌의 일상적인 도시 공간에 34개의 조형물을 설치해, 도시의 정체성을 새롭게 조성하고 확대하고자 했다.

 

그러나 두차례의 APAP는 안양유원지의 예술공원으로의 대변화, 도심속 예술작품을 통한 활력소,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공공예술을 만들어 가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시민과의 소통은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태그:#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 #A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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