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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판매기획팀 배종호부장님의 초대로 일산의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다녀왔습니다. '문화백화점'을 지향하는 그 백화점의 문화공간을 답사하고 문화콘텐츠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함이었습니다.

'경기 서북부 No.1 백화점'을 표방하는, 올 여름에 12번째로 오픈한 현대백화점입니다.

총9층의 이 백화점은 백화점 구석구석에 비판매공간을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고객들의 뇌속을 스캔해본듯이 구매심리을 훤히 꿰고 있을 이 '장사'의 달인들이 백화점의 금싸라기 같은 공간에 판매대 대신 각기 다른 성격의 문화체험공간을 배치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더 많은 고기를 잡기위한 프로 낚시꾼의 미끼일 것입니다.

백화점이 노골적인 장사꾼의 복장이 아니라 우아한 문화의 옷을 입은 문화애호가로 처신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분명 더 큰 구매력을 가진 큰손 고객을 확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총 9층의 백화점 중 5층에 '동호회라운지'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동호회원들의 쉼터입니다. 원두커피가 무료로 제공되고 편안한 의자가 배치된 전망 좋은 곳이었습니다.

등산, 골프, 와인, 독서, 탁구, 영화, 여행…… 등 수십 개의 동호회가 결성되어 있고 이 라운지는 그 멤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놀이터였습니다.

백화점직원들이 결성하고 고객들도 그 동호회에 가입하여 함께 활동하는 형태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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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9층에는 500석 규모의 '토파즈'홀이라는 공연장이 있습니다. 매일 두차례 이상의 공연이 진행됩니다. 재즈를 비롯한 클래식과 가요, 뮤지컬 공연, 영화상영, 아카데미특강 등으로 스케줄이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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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문화센터에서는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문화센터입구의 긴 벽은 'GalleryH'라는 이름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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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이 백화점 옥상 바닥은 잔디로 녹화하고 코너에는 대나무와 자작나무를 심어서 '하늘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곳은 야외조각전이나 대형 파티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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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문화의 옷을 입은 백화점. 문화와 예술은 이 백화점의 훌륭한 호객꾼인 셈입니다. 잠시 둘러본 매장에도 전략에 따라 정교하게 배치된 모습들이 문외한인 제 눈에도 읽혔습니다.

유명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여성정장이 자리 잡은 2층의 소파를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의자는 쇼핑에 몰두한 여성을 방해하지 말라며 남편이나 남자친구를 떼어놓기 위한 배치임이 분명했습니다.

여성의류 코너의 이 소파에는 남성들만 앉아있었습니다. 쇼핑에 몰두한 여성들로부터 방해꾼 남성을 분리하기위한 소파인 셈입니다.
 여성의류 코너의 이 소파에는 남성들만 앉아있었습니다. 쇼핑에 몰두한 여성들로부터 방해꾼 남성을 분리하기위한 소파인 셈입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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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으로 나오는 지하 3층 마지막 출구로 나가는 곳에 있는 '환경용풍'의 작은 매대에서 눈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 작은 매대는 고객의 마지막 남은 주머니의 작은 돈까지 긁어내고야말겠다는 프로 장사꾼의 마지막 투망이었습니다.

지하 3층으로 연결되는 곳에도 떠나는 고객을 잡기위한 마지막 거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하 3층으로 연결되는 곳에도 떠나는 고객을 잡기위한 마지막 거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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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느 누가 빈틈없이 깔린 이 어망에 걸리지 않고 백화점을 벗어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태그:#문화공간, #백화점, #현대백화점킨텍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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