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벌교장터 첫 집의 노점상 짱뚱이 할머니다.
 벌교장터 첫 집의 노점상 짱뚱이 할머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물어만 보고 그냥 가부러~ 물건을 안사요."

벌교장터 첫 집이다. 짱뚱이 할머니(70)다. 짱뚱어 장사를 하는 할머니는 이곳에서 짱뚱이 할머니로 통한다. 할머니는 이곳 장터의 노점에서 30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 숱한 세월 노점에서 장사를 했건만 오늘(20일)도 이렇게 시장초입에서 찬바람 맞으며 나앉아 있다.

"새벽부터 나와 장사하는데도 돈을 벌면 번 대로 다 날라가부러, 장날 뒤끝이라 그런지 오후 3시가 다 되가는데도 오늘은 아직 개시도 못했어."

벌교의 특산물 참고막과 새고막이다.
 벌교의 특산물 참고막과 새고막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짱뚱어를 파는 할머니는 요즘 새조개와 피고막, 매생이를 판다. 찰매생이 한재기에 5000원, 피고막은 한 양푼(20여개)에 1만원이다. 새조개를 까던 할머니는 새조개의 껍데기는 달걀껍데기처럼 얇아서 조그만 충격에도 그냥 깨진다고 한다. 조갯살이 새부리를 닮은 새조개 한 양푼에 2만 원이다. 그냥 대충 담아 눈짐작으로 판다. 서울손님과 흥정이 오간다.

"새조개, 아이고~ 비싸요."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해서 귀해서 그래요."

벌교장터 풍경, 보성 벌교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벌교장터 풍경, 보성 벌교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보성 벌교 장날은 4일과 9일이다. 벌교장터의 가게는 대부분 어물전이 차지하고 있다. 여자만과 득량만의 기름지고 넓은 바다와 갯벌을 품고 있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 벌교장터에는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장터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할머니들이다. 반듯한 점포하나 없이 평생의 업이 되어버린 노점상들이 많다.

벌교수산 아주머니도 새조개를 손질하고 있다.
 벌교수산 아주머니도 새조개를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벌교수산 아주머니도 새조개를 손질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한 달이나 새조개가 늦었다며 이제 나온 지 3일째란다. 시세는 지난해보다 20% 올랐다. 1kg에 서해안산은 3만원, 남해안산은 3만5000원에 거래된다.

어물전 쭈꾸미다.
 어물전 쭈꾸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5미에 1만원하는 가오리는 자세히 보니 신기하게도 웃고 있는 표정이다.
 5미에 1만원하는 가오리는 자세히 보니 신기하게도 웃고 있는 표정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살아있는 싱싱한 피고막이다.
 살아있는 싱싱한 피고막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어물전에는 벌교의 대표적인 특산물 참꼬막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새조개와 키조개, 가오리, 고등어, 주꾸미, 갑오징어, 갈치, 매생이와 파래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5미에 1만원하는 가오리는 신기하게도 웃고 있는 표정이다.

옛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보성 벌교장, 장터는 옛 모습 그대로여서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한데 장보러 오는 사람들이 너무 없어 한산하기만 하다. 장터를 오가다 상인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괜스레 미안해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성 벌교시장, #짱뚱이할머니, #참고막, #새조개, #어물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