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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청(구청장 정용기)이 민주노총을 '공공질서의 유지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로 규정해 문예회관 대여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본부장 엄연섭)는 지난 20일 '노동자의 합창'이라는 행사를 '대덕문예회관'에서 열기 위해 회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대덕문화원'에 대관신청을 문의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노동단체에는 대관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를 항의하기 위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덕구 문화홍보팀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했고, 이 담당자로부터 다시 한 번 '내부규정에 따라 노동단체에는 대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러한 규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관련 근거를 요구했고, 대덕구 관계자는 내부 규정을 읽어주며 "정치, 종교 등의 단체에는 대관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며 "민주노총은 정치성향의 단체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관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가 "민주노총이 어떻게 정치성향의 단체냐"고 따졌고, 이 담당자는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정치성향의 단체였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에 기가 막힌 민주노총 관계자는 상급 직원에게 "왜 근거도 없이 개인적인 판단으로 대관여부를 결정하느냐"고 따졌고, 대덕구 관련팀장은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덕문예회관 운영 등에 관한조례' 제5조 1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관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 조례 제5조 1항에는 '공공질서의 유지 및 미풍양속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사용허가를 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대관 불가 근거를 '내부규정'에서 '조례'로 바꾼 것.

 

이에 대해 민주노총대전본부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 조례에도 없는 '임의 규정'을 만들고, 이에 대한 해석조차 임의적이고, 편파적으로 하여 아전인수식 행정집행을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더욱이 민주노총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설립신고된 합법적 단체임에도 '공공질서의 유지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라고 표명한 것은 대덕구청의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편향적인 인식과 태도를 반영한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정용기 구청장에게 이러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또 "참고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신당의 대전시장 후보 선출대회가 대덕문예회관에서 개최된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주장에 대해 대덕구 관계자는 "공식적인 답변은 공문을 통해서 대관여부에 대해 답변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태그:#대덕구, #정용기,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대덕문예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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