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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토) 오후 4시로 예정된 한미FTA비준철회를 위한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당신들의 말대로 '보다 신속하게 우리들 곁으로' 달려오셨더군요.

 

뭐, 당신들은 국민을 위해 달려왔다고 착각할는지 모르겠지만 당신들이 불법시위대라고  규정하고 해산을 종용한 시위대 입장에서 보면 '견찰'이지요. 견찰이란, 국민들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도 고마운 줄 모르고 오로지 권력자만 비호하는 경찰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지요.

 

 

주차기술 하나는 아주 죽여주더군요. 쥐새끼 한 마리 드나들지 못하겠던데요?

이순신 장군도 당신들의 주차 실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런 대열이 진정 가능하단 말이냐?"하며 말이죠.

 

 

'서울의 벽', 그래요 당신들이 서울의 벽이더군요.

경찰조직이라는 것이 상부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진다는 것은 알겠는데, 간혹 몇몇 면면들께서는 아주 사명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시더군요.

 

슬슬 시민들을 약올리기도 하고, 시비를 걸기도 하고, 몸싸움 붙었다고 성질 바락바락 내면서 방패도 내던지고 경찰들 뒤로 들어가기도 하데요. 뭐, 저런 경찰이 다 있나 한심했지요(광화문광장에서 4시경에 그런 일 있었죠. 아니라고 하신다면 채증자료가 있으니까 뭐).

 

 

갑자기 처음 보는 차가 두어 대 달려오더군요.

뭔가 했지요. 너무 오랜만에 시위현장에 나와서 오늘 처음 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용도가 뭘까 궁금했답니다. 조선일보는 이미 알고 있는지 그 차를 보고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네요. 점광판 말입니다.

 

 

오호라!

이런 것이었어요. 어쩜 이리도 머리가 좋을까? 두 대만 붙여도 폴리스라인 거뜬하고, 3대 동원하니까 광화문광장 진입을 아주 성공적으로 막아내더군요. 이 역시 쥐새끼 한 마리 드나들 수 없었지요.

 

시민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MB 4년동안 시위장비 하나는 무한발전했어!"

 

미친소관련 촛불시위가 있을 때 명박산성이 생각더군요. 그때 외국 바이어와 광화문에서 만난 친구, 그거 설명하는데 엄청나게 쪽팔렸다고 하던데. 오늘은 내가 쪽팔리데요.

 

 

하늘은 꾸물꾸물하지만, 경찰들 뒤로 이순신 동상과 광화문과 청와대지붕까지 보입니다.

청와대에서도 이 소리가 들릴 터인데, 완전 국민의 소리 개무시하네요. 그게 점점 심해집니다. 마침내 국민들 참지 못하고 "명박퇴진!"을 외칩니다.

 

MB가 정권을 잡은 이후 '사과' 수준의 구호는 나온 것 같은데, 최근 들어 '퇴진'구호가 나왔죠? 어허, 이거 그래도 남은 임기는 채워야 나라가 덜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심히 걱정됩니다. 가카.

 

내곡동 가까이 가시려다 발길을 돌리시고, 한미FTA비준에 서명하실 적에 옳은 일이라고 벅벅 우기시더니만 이렇게 되셨습니다.

 

 

성난 민심이 막는다고 막히겠습니까?

경찰들은 우왕좌왕, 지휘체계에 혼선이 왔는지 지휘관들끼리 언성도 높이데요. 어허! 그래도 경찰들이 자기들끼리 싸우면 되나?

 

종로경찰서장님은 몸이 불편하시어 오늘 현장에 나오질 못하고 부서장인지 뭔지 방송을 하시는데 웃겨서.

 

"종로경찰서장을 대신하여 어쩌구저쩌구..."

 

냥, 현장 지휘자가 말하면 되지 뭐 그렇게 서장님 운운하시는지. 혹시 불법시위를 한다 하고 협박하는 게 양심에 꺼려서 '자기 말은 아니고 서장님 말씀입니다' 한 것은 아니겠지요?

 

 

에이, 결국 광화문광장에 모여 있는 시위대를 막지 못하고 가두시위를 하게 되어버렸네요.

허긴, 사방에서 시민들이 에워싸고 있으니 어디부터 막아야 할지 엄두를 내지 못했겠지요.

 

드디어 가두시위, 그러자 경찰들 안내방송이 험해지기 시작합니다.

참을 만큼 참았다, 최후통첩이다, 강제해산을 하겠다는 둥 협박을 하더니만 감성에도 호소하시데요.

 

앙칼진 여경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아따 참 말 또박또박 싸가지 없게 허시더군요.

내용인즉, 불법시위로 인하여 시민들이 불편을 당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향해 설교를 해싸데요. 그러자 듣던 시민들 뭐라 했는 줄 아세요?

 

"니그들이 더 불편하게 해. 너그들만 없으면 시민들 하나도 안 불편하거든."

 

 

과거 80년대 페퍼포그를 변형시킨 차인지 뭔지, 저 안에 두 양반이 앉아 줄창 방송을 해쌌는데, 시민들이 영 말을 안 들어먹으니 답답하시겠지요. 어쩌나, MB가 귀를 꽉 틀어막고 국민의 소리 안 듣는 것과 같은 형국이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겠지요.

 

MB4년 동안, 시위장비의 진화는 놀랍습니다. 그놈의 중장비(?)한 애착은 토건사업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한 시민이 그랬어요.

 

"경찰씨, 수갑만 던지지 말고 방패를 던지고 시민품으로 와!"

 

조롱당하는 경찰에 조롱당하는 대통령까지, 나라 꼴이 참 우스워졌습니다. 아, 오늘 집회에 참여한 야당대표(?)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하려면 제대로 하세요. 그러다 당신들도 표 못 얻습니다.

덧붙이는 글 | 집회현황에 대해서는 대채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기에, 저는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서 느낀 바를 만담형식으로 적었습니다. 


태그:#한미FTA, #명박산성, #정권퇴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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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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