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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시스템 공천'이 정면 도전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 공천을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공천 결과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자료공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유정현 의원(서울 중랑갑)은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1 총선 공천이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스템에 어떤 플러스 알파가 개입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절대로 시스템 공천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성적이 컷오프 기준인 '현역 하위 25%'에 포함될 정도가 아닌데 '친박계' 김정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는 얘기였다.

 

특히 유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12배 차이가 났는데 김 의원이 공천 받았다"며 자료 공개 및 재심을 요구했다.

 

<동아일보>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유 의원은 지난 2월 당내 후보 간 경쟁력을 조사한 새누리당 1차 여론조사(2월 22~28일, 지역별 유권자 1200명 대상)에서 37.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유 의원의 뒤를 이은 2위 후보의 지지율은 8.3%, 3위 후보의 지지율은 7.2%였다. 공천을 받은 김 의원은 3.1%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유 의원은 이와 함께, 자신의 현역 의정활동 평가도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1월 진행한 지역구 판세 분석에서도 서울 중랑갑은 강북 내 최우수지역으로 꼽혔고 전국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당무감사에서도 '인물 우세 지역' 4곳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공천위원 2명에게 따로 축하 연락 받았는데... 재심 안 되면 무소속 출마"

 

유 의원은 "공천위원 2명에게 따로 (공천확정) 축하 연락을 받았을 정도"라며 "만약에 내가 '컷오프 기준'에 포함됐다면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도덕적 기준 때문이라면 '청목회'나 배우와의 염문설 정도가 있을 텐데 배우와의 염문설은 수사결과 민주당 전 보좌관이 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에 대해서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목회는 의원들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공천위에서도 '청목회'의 '청'자도 안 나왔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위는)시스템 공천이란 미명 하에 모든 정보를 닫고 있다, 모든 자료가 공개돼야 한다"면서 "공당에서 재심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단 점도 알고 있지만 최소한 여론조사 2등 또는 2, 3등 후보와 경선을 시켜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 의원은 재심 요청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땐 중랑갑 당내 예비후보들과 함께 선대본을 꾸려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중랑갑 내) 낙천자들이 연대했다, 여론조사 경선을 벌여 (낙천한) 4명 중 1위 후보는 무소속 출마하고 나머지 3명은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천이 유보되거나 탈락한 현역 의원들과도 소통하고 있다"며 "신지호 의원은 '난 아직 결과를 모르지만 넌 무 잘리듯 잘렸다'며 안타까워 하더라"고 말했다. 향후 낙천자들이 총선에서 '무소속 연대'를 꾸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시스템 공천' 논란 가속화... 김현철 "친이계 집단탈당, 충분히 가능해"

 

한편, 새누리당의 1차 여론조사 결과가 일부 드러나면서 '시스템 공천'의 공정성 논란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지역구의 전략공천지 선정으로 공천이 보류된 신지호 의원(서울 도봉갑)은 1차 여론조사에서 36.8%의 지지도를 얻어 2위 후보(8.1%)를 크게 앞섰다. 같은 이유로 공천이 보류된 진수희 의원 역시 41.8%의 지지도를 확보, 2위 후보(22.3%)를 19.5%p 앞섰다.

 

이들은 2차 공천발표 이후 컷오프 자료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공천위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 친이계 의원 5~6명은 지난 5, 6일 연달아 회동을 갖고 향후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압박 수위'는 보다 높아지고 있다. 신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출연, "수도권 공천 탈락자는 대부분 친이계이고, 친박계 또는 친박계와 힘을 모아 신주류로 부상한 쇄신파는 희생당한 분이 한 명도 없다"며 "야당 좌파세력의 황당한 얘기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은 평가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봉갑의 전략공천지 선정에 대해 "야당만 웃게 해주는 이적행위"라며 "최종적으로 지역주민과 면식도 없는 인사를 낙하산 공천한다면 그때는 깨끗이 탈당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분들하고 같이 무소속 연대를 하든 제3의 정당으로 옮겨가든 아니면 신당까지도 만드는, 모든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있는 상태"라며 "(신당 창당시) 외연의 폭을 야당과 같이 넓히자는 분도 계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민주통합당 낙천자를 중심으로 한 제3의 정당을 띄울 수 있단 얘기였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친이계의 집단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소한 20~30명은 명단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탈당할 것"이라며 "여론조사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새누리당, #시스템공천, #유정현, #신지호, #무소속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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