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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분당갑에서 당선한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26일 오전 경기 분당 서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선거의 첫 캐치프레이즈가 "이념보다는 민생을, 분열보다는 나눔을"이었다며 "지역공동체의 지식나눔운동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분당갑에서 당선한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26일 오전 경기 분당 서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선거의 첫 캐치프레이즈가 "이념보다는 민생을, 분열보다는 나눔을"이었다며 "지역공동체의 지식나눔운동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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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분류하자면 난 경제적으론 진보고 안보적으론 보수다. 한국개발연구원에 있을 때 '당신 좌파냐' 소리까지 들었다. 경제민주화를 관철할 수 있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4·11 총선에서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창호 민주통합당 후보를 9895표 차로 꺾은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52, 경기 성남분당갑)의 말이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책 브레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일원인 데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경제자문단의 일원으로 박 위원장에게 일자리 및 노동정책 등을 자문했다. 그런 그가 '좌파'라는 소리를 들었단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 당선자는 이에 대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부터 '따뜻한 자본주의', '사람경제' 등을 박 위원장에게 제안했다"며 자신이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강령에 부합하는 인사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가 친기업, 대기업 중심의 정책에 대한 반대 방향이라면 나는 거기에 속한다"고도 했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당선자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현 정부는 한 마디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며 "복수노조-노조전임자 문제도 원칙적으로 맞지만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했다"고 말했다. 특히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선 "공권력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면 누구나 다 했다, 그건 노동정책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총선 이후 불거진 김형태·문대성 당선자 문제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 당선자로서 너무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며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해야겠단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또 "총선 때는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 지수보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대한 불안지수가 더 컸다"면서 "앞으로도 과거의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부와 어떻게 다른지 정책쇄신을 통해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시 박 위원장의 정책자문을 다시 맡느냐"는 질문엔 "만약 요청이 온다면 기꺼이 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 대해선 "정말 국가를 위해서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만을 하는 사심 없는 정치인"이라며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보수정당의 후보가 받기 힘든 노동정책을 모두 수용해 농담으로 노동·복지와 관한 한 박 위원장은 보수가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당선자가 26일 오전 분당 서현동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인지도 낮고 새누리당 불신 있었지만 진정성 통해"

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분당갑에서 당선한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26일 오전 경기 분당 서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2007년 대선 경선 당시부터 '따뜻한 자본주의', '사람경제' 등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제안했다"며 "자신이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강령에 부합하는 인사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분당갑에서 당선한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26일 오전 경기 분당 서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2007년 대선 경선 당시부터 '따뜻한 자본주의', '사람경제' 등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제안했다"며 "자신이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강령에 부합하는 인사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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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만 표 가깝게 김창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앞질렀다. 승인이 뭐라고 보나.
"인지도도 낮았고 새누리당에 대한 불신도 있었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먼저 변화하겠단 모습을 많이 보인 것을 인정해 주셨다. 선거 때도 열심히 뛰었다. '일하는 사람의 행복'을 계속 말했다. 노동전문가의 경험을 살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책을 만들어 보자는 진정성이 반영된 것 같다."

- 2010년 지방선거와 비교할 때 지역 분위기가 바뀐 건가.
"성남시장 선거 때 보면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판교 4개동에서 다 졌다. 나도 처음 출마하면서 1~2%포인트 정도 싸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서판교 지역에서 많이 이겼다.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지만 지방선거 당시엔 이재명 성남시장의 공약을 믿고 판교 주민들이 민주당을 많이 밀어줬다. 그런데 공약이행이 잘 안 됐다. 그 불만이 이번 총선에서 분출된 것이다. 또 서판교 지역 임대아파트와 관련, 분양 전환가를 인하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게 주효했다."

-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있나.
"지역공동체의 지식나눔운동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20대에겐 분당·판교의 30·40대가 멘토가 돼 주고, 20대는 30·40대의 자녀들의 공부를 도와준다. 판교테크노밸리의 벤처기업인은 과학영재교실을 꾸리고 음대 경력을 가진 분들은 작은 오케스트라를 꾸려  판교테크노밸리의 직장인을 위한 음악회를 여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서로 정보를 얻고 자녀들의 진로를 공동 상담해 준다. 지식나눔을 위한 분당만의 화폐도 만들어서 서로 맞교환하는 거다.

시장을 강조해온 보수담론이나 국가의 역할을 강조해온 진보담론 모두 한계가 있다. 이제 시장과 공동체가 어떻게 조화롭게 보완할 수 있는지 모델을 만들려 한다. 동질적인 계층이 많이 모여 사는 분당에서 이 같은 소그룹 공동체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선거의 첫 캐치프레이즈가 '이념보다는 민생을, 분열보다는 나눔을'이었다."

"MB정부, 비정규직 대책 전무... 경제민주화 관철하겠다"

- 공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대다수 언론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정책 입안자 중 한 명으로 이 당선자를 지목했는데 사실인가.
"사실이 아니다. 줄·푸·세 정책을 주도적으로 입안한 분은 서강대 김광두 교수다. 난 당시 따뜻한 자본주의를 뜻하는 '사람경제'를 주장했다. 17대 대선 화두가 경제살리기라서 주목받진 못했지만 박근혜 위원장도 당시 경선에서 사람경제론을 밝혔다."

-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은 '경제민주화'를 강령에 넣었지만 이를 실천한 인사가 공천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어떻게 보나.
"그 분 판단에선 경제민주화를 실천한 인사가 적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친기업 정책, 대기업 중심의 정책에 대한 반대 방향을 의미한다면 나는 그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난 경제적으로 진보이고 안보적으론 보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있을 때도 '당신 좌파냐' 소리까지 들었다. 경제민주화를 관철할 수 있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 박 위원장에게 일자리 및 노동분야에서 정책자문을 해왔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다. 일단 복수노조-노조전임자 문제는 원칙적으로 맞지만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했다고 본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현 정부는 한 마디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났는데 이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또 비정규직법이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이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최근 새누리당이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했는데 사실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위원장에게 사내도급 문제의 심각성을 말했고 박 위원장도 충분히 인지하고 정책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2007년 노동부 국감 당시 박근혜 위원장이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사내도급 문제의 보완을 주문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2007년 10월 18일 국회 환노위 국감 당시 "비정규직법의 시행이 얼마 안 돼서 제도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좀 이르지만 도급 근로자가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 현 정부의 노동현안 중 22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차 문제도 짚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나.
"공권력으로 해결하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그건 노동정책이 아니었다. 적어도 사후에 발생할 문제를 예상하고 맞춤형 정책을 실시했어야 했다. 재취업 알선이나 정신적인 외상에 대한 치유가 진행돼야 했다. 그러나 현재 그 분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웬만한 곳에 재취업도 힘들다고 들었다. 구조조정으로 사람을 궁지에 몰아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이다. 가슴이 아프다. 2011년 한진중 사태 때 언론엔 기고한 글에도 밝혔지만 해고자들, 즉 '떠나는 자'들이 격렬하게 투쟁하는 것은 구조조정의 희생은 자기들이 다 감당하는데 반해 구조조정의 이득은 '주주'나 '남게 되는 자'들이 다 가져가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업사보험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이명박 정부에선 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을 지냈는데.
"최저임금위원회는 전국민임금협상이라 생각한다. 비조직화된 노동자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너무 높으면 고용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 균형을 찾아야 한다. 난 최저임금위 활동 중 균형을 잡는 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지난해 최저임금협상 당시 공익위원 간사였는데 정부가 생각한 인상률 5%보다 더 높게 6%로 인상률을 제시해 관철시켰다. 노동계 입장에선 낮다고 볼 수 있었지만 공익위원들이 정부와 각을 세워서 주장한 것이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정부쪽의 요청으로 내정돼 있던 노·사·정 위원회 특위 위원장직이 없던 일이 돼 버리더라."

"사심 없는 박근혜, 직접 만나면 모두 좋아해... 리더 자격 충분"

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분당갑에서 당선한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26일 오전 경기 분당 서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것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분당갑에서 당선한 이종훈 새누리당 당선자가 26일 오전 경기 분당 서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것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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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전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1당을 차지했다. 그 이유가 있다면?
"큰 틀에서 보자면 국민은 새누리당에 대해선 불만을, 민주통합당 등 야권연대 진영에 대해선 불안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한미FTA 폐기, 제주해군기지 문제, 김용민 후보 막말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불안심리가 더 커진 것 같다. 새누리당은 어찌됐든 불만지수를 낮추려고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민주통합당은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총선과 대선은 다르다. 앞으로도 계속 불만지수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과거의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부와 어떻게 다른지 정책쇄신을 통해 보여드려야 대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의 자질 시비 논란에 이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대선 불법자금 논란까지 나왔다. 19대 국회의원으로서 이런 논란을 어떻게 봤나.
"새누리당 당선자로서 너무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또 이념에 매몰돼 자기 얘기만 하는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선거 중 '여러분의 말씀이 곧 정책이 된다'고 강조했다. 100인의 정책멘토단을 꾸리고 정책멘토단이 아닌 주민과도 1달에 1번 만나 활발히 소통할 계획이다."

- 대선 경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근혜 위원장의 정책자문을 맡게 되나.
"만약 요청이 온다면 기꺼이 할 것이다.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새누리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박근혜 위원장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더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

- 박근혜 위원장을 평가한다면?
"2007년 대선 경선 이후 공부모임에도 참여해 박 위원장을 여러 번 만난 축에 속한다. 나는 가능하면 박 위원장에게 많은 분들을 만나시라고 조언한다. 박 위원장을 직접 만난 사람은 다 그를 좋아한다. 하나 말하자면 사심이 정말 없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좀 튀는 정책을 하나 제안했다. TV 토론 때 이걸 말해야 이명박 당시 후보와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은 차별화만을 위해서 이런 정책을 내놓을 순 없다고 거절했다. 정말 국가를 위해서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만을 하는 것이다. 표를 위해 움직이는 여타의 정치인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복지 문제도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으로 부각됐지만 예전부터 박 위원장이 강조했던 내용이다. 2007년 대선 때도 보수정당의 후보가 받기 힘든 노동정책을 입안했는데 거의 대부분 수용했다. 농담으로 노동·복지에 관한 한 박 위원장은 보수가 아니라고 말한다. 시대의 화두에도 맞고 국가의 리더로도 충분한 자격이 있다." 


태그:#새누리당, #이종훈, #4.11 총선, #박근혜,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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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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