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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예식장에서 열린 신랑 홍성민 군과 신부 노상숙 양의 결혼식에 주례를 봤다.
▲ 주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예식장에서 열린 신랑 홍성민 군과 신부 노상숙 양의 결혼식에 주례를 봤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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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의 클라이맥스는 뭘까. 해맑은 신랑의 향긋한 미소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신부의 눈웃음이 아닐까 싶다.

지난 26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한 웨딩홀에서 평소 절친한 지인의 회사 동료(신부) 결혼식 주례를 보면서 느낀 점이다. 몇 차례 결혼 주례를 봤지만, 결혼식의 진미는 턱시도와 하얀 드레스를 입고 행진한 신랑신부 그 자체인 줄 알았다. 하지만 26일 신랑 홍성민군과 신부 노상숙양의 주례를 보며 지근거리에서 신랑신부를 본 결과, 결혼의 진미는 신랑의 향긋한 미소였고, 신부의 화려한 눈웃음이었다.

조금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신랑신부의 미소에서 결혼식의 핵심을 찾았다. 모든 기혼자들이 결혼식 때의 아름다운 미소를 기억하며 살아갔으면 평생 행복한 가정을 일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말은 쉬워도 살다보면 참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홍성민 노상숙 부부는 반드시 그렇게 해낼 것이다. 이날 주례사를 하며 가장 강조한 접두사가 있다. 혼인서약에서도 언급했던 '어떠한 경우라도'이다.

주례사보다 신랑신부의 부부로서의 다짐이 더 중요한 주례사였다.
▲ 결혼식 주례사보다 신랑신부의 부부로서의 다짐이 더 중요한 주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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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라도' 항시 사랑하고 존중할 것이냐, '어떤 경우라도' 양가 부모님은 물론 어른을 공경할 것이냐, '어떤 경우라도' 진실한 남편과 아내로서 도리를 다할 것이냐, '어떤 경우라도' 성격차이를 이겨낼 자신이 있느냐 등에 '어떤 경우라도'가 접두사도 등장한다. 이날 결혼식도 '어떤 경우라도'를 강조했다. '어떤 경우라도'는 단순한 용어가 아니다. 어떤 일을 당해도 평생 맹세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전쟁, 생사, 아픔, 고난 등의 어려운 일이 있어도 변함 없는 사랑과 믿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날 결혼식에서도 신랑신부는 쉽게 '예'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키기기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라도'는 분명 이상적 용어임이 틀림없다. 부부는 이런 이상을 향해 가는 것이 도리인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26일 주례를 보며 일방적으로 신랑신부와 하객들에게 밝힌 주례사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례의 일방통행적 주례사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 부부로서 살아갈 신랑신부의 '부부로서의 다짐'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아니 더 중요한 주례사임을 느꼈다고나 할까.

신랑신부와 기념촬영을 했다
▲ 결혼 신랑신부와 기념촬영을 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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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례사 말미에 신랑신부가 며칠 전 주례에게 밝힌 부부로서의 다짐을 낭독을 했다. 이는 신혼 부부 스스로의 약속이고 맹세이기도 하다. 이것이야말로 신랑신부의 쌍방향적인 소통이고, 주례의 일방향적 메시지보다 훨씬 무게 중심이 있기때문이다. 신랑은 신부에게, 신부는 신랑에게, 쌍방향적인 소통을 통한 공감한 내용을 스스로 다짐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로 결혼식 최적의 주례사는 주례의 말이 아니라 신랑신부가 직접 밝힌 다짐의 메시지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날 신랑 홍성민 군은 신부에게 '평생 사랑하겠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겠다' '순간을 평생처럼 사랑하겠다' '매일 마지막 처럼 사랑하겠다' '양가 부모님에게 효도하겠다'고 맹세했다.

신부 노상숙 양은 신랑에게 '항상 같은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겠다' '가정을 편안한 쉼터로 만들겠다' '불평보다 작은 것에 감사하겠다' '신랑에게 웃음을 주는 유일한 아내이고 싶다' '남편의 건강, 양가 부모님의 건강을 책임지겠다' 고 맹세했다.

바로 이들 신랑신부의 메시지가 주례사의 핵심인 것이다. 주레사의 일방향성 메시지보다 신랑신부 스스로가  서로 소통을 통한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향긋한 신랑 홍성민 군과 아름다운 신부 노상숙 양의 행복을 기원한다.


태그:#결혼 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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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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