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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잃어버린 5년, 다시 포용정책이다>
한반도평화포럼 씀, 삼인 펴냄, 2012년 6월, 192쪽, 1만1000원

2007년 대선 때 보수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로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을 표현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이명박 정권 역시 '잃어버린 5년'이다. 그 '잃어버린' 것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반도 평화. 이 책은 이명박 정권이 폐기처분한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해설서다.

5년간의 대북 압박정책의 결과는 북핵 능력의 강화로 나타났고, 한반도의 평화정세는 1980년대 이전으로 역주행했다. 이 책은 이명박 정권 대북정책의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퍼주기' 논란을 비롯한 포용정책을 둘러싼 '오해'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올해 말 대선을 통해 우리가 '찾아와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

[새책②] <피노체트 넘어서기>
리카르도 라고스 씀, 정진상 옮김, 삼천리 펴냄, 2012년 6월, 400쪽, 1만9000원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군이 대통령궁을 포위하자 직접 소총을 들고 맞선 아옌데 대통령. 남미 진보정치사에서 가장 극적인 이 장면 이후로 칠레는 20여 년간 독재의 암흑기를 보냈다. 그 뒤로 그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 책은 전 칠레 대통령 리카르도 라고스가 쓴 칠레 현대사 비망록이다.

엘리트 학자 출신으로 '칠레 민주화 대장정'의 주역인 라고스. 독재하에서 투옥과 망명의 시간을 보내고 2000년, 아옌데 이후 30년 만에 사회주의자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가 겪은 파란만장한 순간들을 기록했다. 제 자랑만 떠벌리는 정치인의 흔한 회고록과 달리, '민주주의 칠레'의 역사를 담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흥미진진하다.

[새책③] <말의 가격>
앙드레 쉬프랭 씀, 한창호 옮김, 사회평론 펴냄, 2012년 6월, 208쪽, 1만5000원

'진보언론'들은 겉으로 보기에 보수라는 가치와 싸우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돈'과 싸우고 있다. 돈이 힘을 낳는 사회에서 힘 없이 가치만 붙들고 버티는 것이 가능할까. 기사 하나, 책 한 권에도 돈의 힘이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돈에 갇힌 언론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책이다.

거대자본의 등장으로, 돈 안 되는 신문과 책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비영리 인문사회 출판사 '뉴프레스'를 이끌고 있는 쉬프랭은 언론이 시장경쟁의 대상이 될 때 민주주의의 위기가 온다고 경고한다. 위기 속에서 자신의 출판 철학을 현실적인 방법으로 실현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시도된 대안들을 꼼꼼히 살폈다.

[새책④] <모두가 기적 같은 일>
송성영 씀, 오마이북 펴냄, 2012년 6월, 368쪽, 1만3000원

기자로 일하면서 깨달은 '진리'가 있다. 생각을 멋있게 늘어놓는 것만으로 감동을 줄 순 없다는 것. 자신의 삶을 거짓 없이 담아낸 글이 감동을 낳는다. 남해 바다처럼 싱싱한(?) 그의 글을 읽을 때 나는 마음이 일렁인다. 이 책은 '글쓰는 농부' 송성영이 고흥에 새 터를 얻고 땅과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다.

계룡산의 품에서 살던 그의 가족은 고속철도 개발에 밀려 새 터를 찾아나서야 했다. 고흥 바닷가에 새 터를 잡기까지 그들의 고민 어린 삶의 흔적이 진솔한 글 속에 담겨 있다. 돈이 아닌 '사람'으로 집과 도서관을 짓고, 소박한 어울림으로 '기적 같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장면들이 우리의 '전쟁 같은'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새책⑤]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박상규 씀, 들녘 펴냄, 2012년 6월, 312쪽, 1만3000원

경상도 출신인 내게 홍어의 신세계를 열어준 <오마이뉴스>의 박상규 기자. "커서 홍어가 되겠다"는 그는 '부장급 외모'에 걸맞지 않은 익살꾼이다. 하지만 더럽거나 야하거나 '찌질한' 그의 이야기에 낄낄 웃다보면, 이내 묵직한 뒷맛을 곰곰 되씹게 된다. 이 책은 박상규 기자가 비주류 인생에게 보내는 '연대의 자기고백'이다.

보신탕집 막내아들로 태어난 저자. 그를 키우는 데 희생된 개의 숫자 때문에 그의 별명은 '개천마리'가 됐다. 전쟁고아 출신에 이혼녀, 목욕탕 때밀이, 식당 아줌마를 거쳐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사는 엄마의 삶에서 그는 '비주류'의 희망을 읽는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무장한 에피소드 속에 주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잃어버린 5년, 다시 포용정책이다

한반도평화포럼 지음, 삼인(2012)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한반도평화포럼, #라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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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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