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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PD수첩 작가의 해고사태를 규탄하며 원상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970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최초로 드라마, 예능, 교양, 라디오 등 모든 부분의 방송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PD수첩 작가들의 전원복귀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PD수첩 작가의 해고사태를 규탄하며 원상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970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최초로 드라마, 예능, 교양, 라디오 등 모든 부분의 방송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PD수첩 작가들의 전원복귀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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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적자>에서 김성령(서지수 분)이 그러더라. '우리는 버릴 수 있는 존재고, 너희는 버려질 수 있는 존재'라고. 우리 작가들은 함부로 버려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한국 방송 발전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있다. 버리려면 정당한 이유를 들고 와라. 작가들의 분노를 우습게 보지 마라." - 김옥영 전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6일 서울 여의도 MBC 남문 앞.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 300여 명의 방송작가들이 모였다.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사태를 규탄하고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1일 방송작가협회는 김재철 MBC 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답변 요구 시한인 3일 오후 2시까지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

"PD수첩 작가 해고사태는 작가 양심에 대한 보복과 탄압"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결의대회를 마친뒤 김재철 사장의 면담과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결의대회를 마친뒤 김재철 사장의 면담과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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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7월) 31일에 이어 두 번째 집회. 일주일 전에는 시사교양작가들이 전면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드라마, 예능, 라디오, 번역 작가들까지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신진주 작가(SBS)는 "작가들이 이렇게 모여서 집회를 연 것은 1962년 협회 설립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작가들이 이번 PD수첩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금림 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작가들은 주로 밤에 일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50년 역사상 이런 일은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고 개탄했다. 이 이사장은 "협회는 이번 사태를 작가의 양심에 대한 보복과 탄압이라고 판단한다"면서 "PD수첩 작가 6명이 아닌 방송작가 협회 2500명에 대한 해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D수첩 작가 6명 전원 해고와 관련해, 김현종 MBC 시사제작국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최근에 교체된 정재홍 작가를 포함한 PD수첩 작가들은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MBC의 노사분규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측에 가담하며 회사 측을 상대로 싸움했다는 것이 하나의 사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재홍 작가는 "이게 과연 공영방송 간부가 할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 작가는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공정성과 불편부당함은 필요하지만, 노조를 지지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문제이고 이를 표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희 작가들은 노조 측에 가담해 싸운 적이 없다"이라면서 "공정방송을 되살리기 위해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장금> 작가 "MBC와 함께 일한 15년 후회하게 만든다"

노희경 작가가 'PD수첩 작가 전원해고 규탄과 원상복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해 'PD수첩 작가 전원 학살, PD수첩 죽이기 결정판'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노희경 작가가 'PD수첩 작가 전원해고 규탄과 원상복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해 'PD수첩 작가 전원 학살, PD수첩 죽이기 결정판'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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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이른바 '스타작가'들도 대거 참석했다. 작가 입장에서는 '갑'일 수도 있는 방송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서울의 달>, <옥이이모>, <파랑새는 있다> 등을 집필한 김운경 작가는 "김재철 사장은 PD수첩 작가들을 향한 파렴치한 행보를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꽃보다 아름다워>, <그들이 사는 세상>의 노희경 작가는 "PD수첩 작가들에 대한 치졸한 보복 해고는 방송사의 생존 이유를 말살한 것"이라면서 "작가들이 복직하는 그날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대장금>, <선덕여왕> 등을 쓴 김영현 작가도 마이크를 들었다. 김 작가는 "이번 사태는 MBC가 작가들을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22년간 작가로 일했고 그 중 15년을 MBC와 일했는데 그 시간들을 후회하게 만든다"고 씁쓸해했다. <황금어장>, <놀러와>의 최대웅 작가는 "MBC는 작가와 PD의 동료의식이 있었던 곳"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작가들을 복귀시키고 하루빨리 원상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지웅, 이승준, 조능희 PD 등 PD수첩 전·현직 PD들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1시간여의 집회 이후, 작가들은 MBC 정문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PD수첩 해고 작가 6명 원직 복귀와 공식사과·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해고 작가들의 즉각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500여 방송 작가들은 MBC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PD수첩, #MBC, #정재홍, #PD수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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