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KT로부터 인사 조치된 박찬성(가운데)씨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KT 노동인권센터와 함께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2004년 KT본사에서 직접 극비로 기획되었고, 실제로 시행되었다"고 폭로하고 있다.
 최근 KT로부터 인사 조치된 박찬성(가운데)씨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KT 노동인권센터와 함께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2004년 KT본사에서 직접 극비로 기획되었고, 실제로 시행되었다"고 폭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지난 6일 고용노동부가 KT에서 '부진인력 프로그램'이 운영된다고 밝힌 가운데 이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한 KT 전 직원의 양심선언이 나왔다.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찬성(45, 전 KT 글로벌영업본부 G&E부문 아시아 4팀 팀장)씨는 "2005년 기획조정실 인력기획부에서 매출액 대비 인건비를 19%대로 유지하는 '중장기 인적자원 관리계획'을 수립했다"며 "이는 2007년까지 적정 인력 대비 초과 인력 1470명을 퇴출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이 프로그램은 명예퇴직 거부자, 직위가 부여되지 않은 직원, D-고과자 등을 부진인력(C-Player)으로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는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신문 기사를 통해 'KT본사 차원의 CP관리는 없었고 지역단위의 일부 시행이었다'는 KT의 주장을 접하면서 진실을 은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비록 지시에 의해서였지만 전담반원과 기획한 중기 인적자원관리 계획보고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던 사실에 대해 속죄하고 싶다"고 양심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1996년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에 입사한 박씨는 2005년 기획조정실 인력기회부에서 '중장기 인적자원관리계획'을 수립한 이후 2012년 8월 글로벌영업본부 G&E(글로벌 &엔터프라이즈) 부문 아시아 4팀 팀장으로 일하다 사측의 업무지시 불이행 및 회사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지난 8월 징계해고 당했다.

지난해 4월 전 KT 충북본부 음성지점 고객만족팀장 반기룡씨가 KT 인력퇴출 프로그램을 진행한 관리자로서 양심선언을 한 바 있다. 반씨는 퇴출 대상자를 자기발로 퇴직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고백했다.

반씨는 내쫓지 못하면 자신이 무능한 관리자로 찍히는 처지가 됐음을 밝힌 바 있다. 사무직을 상품판매직으로 발령하거나 '114' 안내 전화 직원에게 인터넷과 전화선을 연결하기 위해 전봇대를 타게 한 것이다.

KT "강제 퇴출시키는 계획은 없다"

최근 KT로부터 인사 조치된 박찬성(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KT 노동인권센터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2004년 KT본사에서 직접 극비로 기획되었고, 실제로 시행되었다"고 폭로하고 있다.
 최근 KT로부터 인사 조치된 박찬성(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KT 노동인권센터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2004년 KT본사에서 직접 극비로 기획되었고, 실제로 시행되었다"고 폭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미 지난 6일 고용노동부는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KT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인력 퇴출 관련 문건 및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감안하면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 일부 운영됐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는 그 근거로 2005년 4월 KT 본사에서 작성한 '부진인력 1002명 명단', 2006년 서울서부지역본부가 작성한 '인적자원 관리계획, 2007년 충주지사의 '부진인력 퇴출 및 관리방안' 등의 문건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씨의 양심선언에 함께 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CP 프로그램은 퇴출대상자를 낙인찍어서 상품을 팔던 직원을 전봇대에 올라가게 해 업무가 부진하면 경고하는 등 인간적인 모욕을 줘 스스로 지쳐서 퇴직하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며 "박씨의 양심선언에 의해 밝혀졌듯이 이 프로그램은 본사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운영된 고용 '학대'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 홍보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5년에 나온 중장기인력관리계획은 어느 회사나 경영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하는 장기적인 인력관리의 차원"이라면서 "(하지만) 회사가 직원을 강제로 퇴출시키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태그:#KT,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 #은수미 의원, #박찬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