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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6일 새벽 1시 15분]

"할 수 있는 최대한 소명했다"... 14시간30분만에 귀가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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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 10분경 특검으로 출두했던 이시형씨는 날을 넘긴 26일 새벽 0시 40분경에야 밖으로 나왔다. 14시간30분만이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잠시 포토라인에 선 시형씨는 "할 수 있는 최대한 소명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 대통령의 자녀로서 국민에게 죄송하지 않나.
"네, 뭐 성실히 답변하고 나왔다."

- 충분히 소명했나.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소명했다."

- (검찰) 서면 진술과 동일하게 답변했나.
"일부 오류 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최대한 진술했다."

- 이 사건으로 특검조사를 받았는데 억울한 점은 없나.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은색 카니발 승합차에 올라 청와대 경호원들의 호위 속에 출발했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남아 현직 대통령 아들의 특검 출두 마지막을 지켜봤다.

당초 자정을 넘기지 않을 예정이었던 시형씨가 조금 늦게 특검 사무실을 나선 것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조서를 꼼꼼하게 읽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시작된 조사는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제외하고는 큰 중단 없이 강도높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해명자료를 가져오는 등 시형씨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혐의 부분을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형씨에 대한 조사가 막바지에 이른 이날 밤 9시 40분경부터 특검 사무실 앞 도로는 다시 통제되기 시작했으며, 철제 펜스도 다시 쳐졌다. 두시간 뒤인 밤 11시 40분경 오전에 타고왔던 승합차가 특검 현관 앞에 대기했고, 그로부터 한시간 뒤 시형씨가 나왔다. 시형씨가 탄 차가 빠져나가자 비로소 특검 사무실 부근의 통제는 풀렸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소환조사한 특검팀은 다음날도 관계자 소환을 계속 이어간다. 특검팀 관계자는 청와대 경호처 두세명과 감정평가사 한명을 26일 소환 통보했다고 밝혔다. 24일 귀국한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와도 일정을 조율중이다.

[1신 기사보강 : 25일 오전 11시 45분]

이시형씨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출두... "사실대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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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등 이광범 특검 사무실앞에 설치된 철제펜스 밖에서 기자들이 이시형씨의 소환 장면을 취재를 하고 있다.
 서초등 이광범 특검 사무실앞에 설치된 철제펜스 밖에서 기자들이 이시형씨의 소환 장면을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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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가 25일 특검에 출두했다.

오전 10시 10분경 이시형씨를 태운 은색 카니발 승합차는 서울 서초동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 좁은 도로에 멈췄다. 짧은 머리에 검정색 계통 양복 정장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시형씨는 잠시 포토라인에 멈춰섰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에 들어가서 설명하겠다"고만 답했다.

- 왜 명의를 빌려줬나.
"안에 들어가서 설명하겠다."

-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나.
"안에 들어가서 설명하겠다."

- 6억을 왜 현금으로 받았나.
"안에 들어가서 설명하겠다."

- 국민들게 한마디 해달라.
"사실대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

- 김윤옥 여사가 관여했는가.
"..."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대통령 일가의 비리 혐의로 특검에 출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검찰 수사에서 시형씨는 서면조사만 받았으며 무혐의 처리됐다.

시형씨가 언론에 직접 노출된 것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이후 10년 만이다. 2002년 7월 3일 당시 대학생이었던 시형씨는 아버지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주최한 히딩크 국가대표팀 감독의 명예 서울시민증 수여 행사장에서 개인적으로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히딩크 감독과 기념촬영을 해 비난 여론이 인 바 있다. 시형씨는 현재 큰아버지 이상은씨가 회장으로 있지만 아버지가 실소유주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다스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 경호처는 대통령 가족의 경호를 명시한 법률에 따라 새벽부터 특검 사무실 주변을 통제했다. 오전 7시경부터 특검 사무실 앞 도로 100여 미터에 통제선을 설치했다. 통제선 안쪽에 있는 건물로 출근해야 하는 시민들은 경호처에서 건물까지 동행해 근무 사실을 확인했다. 취재진도 미리 특검과 경호처, 경찰에 명단을 제출한 사람에 한해 확인 후 들여보냈다. 특검 사무실 건물 바로 앞에는 길이 2미터, 높이 1.2미터짜리 철제 펜스 30개가 도로에서 현관을 따라 ㄱ자로 쳐졌고, 약 200여 명의 취재진은 그 밖에서 지켜봤다. 서초경찰서에서도 병력이 출동해 주변 정리를 도왔다.

예상보다 빠른 대통령 아들 소환... 공모 및 실질적 배후 캐는 데 집중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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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형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이다. 이번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땅을 청와대 경호처와 이 대통령 일가가 사들이는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치고 대통령 일가에 이익을 준 것(배임) 아니냐는 것이다. 배임액은 계산에 따라 6억에서 15억까지 다양하다. 부동산 실명제 위반 혐의도 포함되어 있다. 특검법에는 이 두가지에 더해 수사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도 수사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

특검팀은 시형씨의 신분이 피의자임을 확실히 하고 있다. 그는 사저 땅을 매입하는 데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했다. 대금 11억2000만 원을 납부하기 위해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어머니 김윤옥 여사의 논현동 땅을 담보로 6억 원 대출했고, 큰아버지 이상은씨로부터 6억 원을 빌렸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이다.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6억 원이라는 거금을 간편한 계좌이체 방식이 아니라 금고에서 현금으로 꺼내 가방으로 옮겼다고 밝힘으로써 이 돈의 출처와 실제 돈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또한 특검 수사를 통해 농협 대출 과정에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특검팀이 시형씨를 상대로 물어야 하는 것은 매우 많다. 사저 땅을 이 대통령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사들인 경위, 그 과정에서 처음부터 필지를 나누지 않고 3필지를 경호처와 공유로 매입한 이유, 공유지분에 대한 부담금을 나눈 경위, 은행 대출 및 이상은씨로부터 돈을 빌린 과정, 땅 대금 납부 과정, 자금의 출처 등 특검팀은 전방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동안 특검팀은 시형씨에 대한 압수수색, 계좌추적, 이메일 및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증거를 확보해왔다. 무엇보다 시형씨가 이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는지,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조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시형씨측의 입장은 땅 매매 과정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인 이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했다는 것이다. 명의를 자신으로 한 것, 은행 대출, 이상은씨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 모두 이 대통령의 지시대로 했다고 시형씨측은 밝혀왔다. 이럴 경우 시형씨는 부동산 실명제 위반은 해당될지언정 배임 혐의는 작아지고, 특검측은 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 고민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편, 현직 대통령의 아들 소환을 앞둔 오전 8시55분경 출근한 이광범 특별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시형씨에 대한 조사는 특검 사무실 5층 영상조사실에서 이루어지고, 모든 조사는 녹화된다. 조사는 밤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그:#이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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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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