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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확인을 하지도 않고 신고만 들어오면 무조건 브라인드 처리를 한다.
▲ 포털 다음 크린센터에서 온 메일의 일부 내용확인을 하지도 않고 신고만 들어오면 무조건 브라인드 처리를 한다.

위와 같은 이상한 메일이 왔다. 내 까페에 있는 설교문이 명예훼손 게시물로 신고되었다는 내용이다. 그 글은 지난 6월 <오마이뉴스>에 '교회세습보다 심각한 문제, 이겁니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이었으며,  성경의 말씀을 따서 '맹인이 맹인을 인도할 수 있겠느냐?'는 제목으로 내 까페에 게시한 글이었다.

그와 관련된 글이 브라인드처리 되어 있다.
▲ 브라인드 처리된 글 그와 관련된 글이 브라인드처리 되어 있다.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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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확인하고 게시물을 확인해 보니 '권리 침해 신고에 의해 임시접근금지 조치된 글'이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내용을 확인하고, 신고한 단체를 확인해 보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기독교단체인 듯했다. 이런저런 경로로 확인해 보니 그리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경우,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속 편하지만 권리 침해 혹은 명예훼손성 글이 아니므로 복원신청을 했다. 그러나, 그런 이가 내 카페 회원이며 내 글을 검열하듯이 보고 있다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최소한의 정보와 닉네임으로 회원가입을 하기에 그를 찾아내는 일은 가능하지 않았다.

나의 게시글을 신고한 사람이 까페 회원이라 생각한 이유는 몇몇 글들은 아래와 같이 준회원 이상만 읽을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준회원 이상 읽기 가능한 본인의 사이트의 글에 대한 안내
▲ 게시글 읽기 자격 준회원 이상 읽기 가능한 본인의 사이트의 글에 대한 안내
ⓒ 캡처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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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로그아웃을 한 후, 다음에서 복원시키기 전에 다시 올려놓은 글의 제목을 검색해보니 그 제목이 뜨고, 클릭을 하니 회원가입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 글의 전문을 볼 수 있다.

제목으로 검색을 하니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 검색결과 제목으로 검색을 하니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 캡처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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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네이버 검색창에도 나를 고발한 단체를 검색했다. 그곳 역시도 로그인을 하든 회원가입을 해야 게시글을 볼 수 있었다. '안티기독교의 블로그와 카페'라는 게시글이 궁금했지만 로그인을 하라는 표시가 뜨고 내용을 볼 수가 없다. 나의 게시글을 고발했으니 혹시라도 내 까페가 그곳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그렇다면 내가 그를 고발한 작정이었다.

네이버에 만들어진 나를 고발한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니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제목만 볼 수 있다.
▲ 나를 고발한 사이트 네이버에 만들어진 나를 고발한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니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제목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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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창에 내가 접근할 수 없었던 '안티기독교의 블로그와 카페'라는 검색어를 치니 아래와 같이 검색이 되고, 그 내용 전문을 볼 수 있었다. 다른 글들도 마찬가지였고, 회원들에게만 읽을 권한을 준 다른 블로그나 카페의 글들 역시도 동일한 제목을 검색하면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다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다음이나 네이버 두 포털 사이트공통이었다.

그 글의 제목으로 검색해 보니, 그 사이트의 그 내용이 검색되었다.
▲ 제목검색 그 글의 제목으로 검색해 보니, 그 사이트의 그 내용이 검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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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입을 하지 않았음에도 게시글을 볼 수 있다.
▲ 검색결과 회원가입을 하지 않았음에도 게시글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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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혹시, 까페나 블로그의 비밀글들이 노출되지 않게 하는 조치가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것일까? 만일, 그런 기능이 있다면 카페나 블로그 활동을 초창기부터 해오면서도 나는 왜 알 수 없었을까?

블로그나 까페을 개설하고 나름 읽기권한을 준 것은 이유가 있을 터이다. 그리고 읽기권한 때문에 회원가입을 하기도 하고, 읽기권한을 주어 특정 회원들끼리 소통을 하는 것인데 이렇게 취약할 수가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들에는 소홀히 하면서 명예훼손성 글과 상관이 없는 글을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 혹은 이념과 다르다고 신고한 이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가?

이 단체는 나 뿐 아니라, 기독교와 관련되어 자신들의 성향과 다른 의견을 가진 게시물들을 무차별 신고하고 있다.
▲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이 단체는 나 뿐 아니라, 기독교와 관련되어 자신들의 성향과 다른 의견을 가진 게시물들을 무차별 신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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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다른 문제는 신고된 글에 대해서 혹은 신고자에 대해서 검토도 하지 않고 신고자의 내용을 받아들여 블라인드 처리를 해버리고, 본인은 물론 회원들조차도 게시물에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문제다.

다행히 다른 곳에도 내용을 저장해 두었기에 복원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복원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내용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복원조치가 안 되는 경우도 실질적으로 신고자의 주장이 맞아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복원신청을 하지 않아도 그 내용을 상실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종교적인 내용의 경우에는 서로 상반된 입장이 있을 수 있기에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무조건 블라인드 처리를 하면 안 된다. 블라인드 처리하기 전에 확인절차가 있어야 하며, 명예훼손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신고를 습관적으로 하는 이들은 제제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안희환 목사)'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신고된 글 '맹인이 맹인을 인도할 수 있겠느냐?/교회세습보다 심각한 문제, 이겁니다'의 내용에 어떤 명예훼손성 글이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나의 글을 신고한 이게 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안희환 목사)는 본인이 신고한 글의 어떤 내용이 명예훼손인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심의 결과 명예훼손성 글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공개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태그:#명예훼손, #비밀글, #블라인드처리,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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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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