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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을 담당한 이광범 특별검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수사 결과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을 담당한 이광범 특별검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수사 결과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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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한 이광범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종료됐지만 관련의혹도 종료된 것은 아니다. MB(이명박)의 남자라고 할 수 있는 아들 시형씨와 큰형 그리고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을 둘러싼 네 가지 의혹이 그것이다.

가장 큰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큰형 이상은 (주)다스 회장 사이에서 오갔다는 6억 차용증의 진위 여부다. 특검 수사발표 내용을 보면 더욱 의구심이 커진다.

[의혹 ①] 이시형, 차용증 작성 장소로 '청와대 대통령 방' 진술

차용증의 원본 파일은 이번 수사기간 내내 초미의 관심사였다. 두 사람의 자필 서명이 기재된 차용증은 이미 이시형씨와 이상은 회장이 특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차용증이 문제가 터진 이후에 조작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로 작성된 원본 파일이 중요했다. 이 파일을 달라는 특검팀의 지속적인 요청에 대해 청와대측은 '삭제됐다', '없다'로 일관했다.

14일 특검팀의 수사결과 발표에 의하면, 이시형씨는 조사 과정에서 차용증 작성 컴퓨터로 청와대 관저 내 이 대통령 방에 있는 컴퓨터를 지목했다. 특검팀은 "이시형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2011년 5월 20일자 차용증의 진위 여부에 관하여 조사하였으나, 이시형은 청와대 관저 내 대통령의 방에 있는 컴퓨터로 차용증을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파일 원본을 제출하지 아니하여 위 차용증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접근하기 까다로운 청와대 내부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힘든 곳을 지목한 것이다.

특검팀은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면서 이 대통령 관저에 대한 영장도 같이 신청했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그나마 발부됐던 경호처 압수수색 영장도 청와대의 거부로 집행에 실패했다.

[의혹 ②] 이시형, 정말 5월 24일에 구의동 이상은 회장 집에 갔을까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참고인 자격으로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참고인 자격으로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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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씨가 큰아버지 이상은 회장의 집에서 6억 원을 현금으로 받아왔다는, 지난해 5월 24일의 행적도 여전히 의문이다. 애초 검찰 조사에서 이시형씨는 돈을 받은 날짜를 5월 23일이라고 했지만, 특검팀이 (주)다스 경주사무실과 숙소 등을 압수수색 하자 24일로 말을 바꿨다. 이상한 것은 이시형씨 뿐 아니라 이상은 회장도 같이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창훈 특검보는 이시형씨의 24일 행적에 의심이 드는 정황에 대해 "(이상은 회장 구의동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회장 부인으로부터 과연 그날 실제로 6억 원이 전달됐는지 의심할만한 진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당일 집에 있다가 압수수색을 당했던 이 회장 부인 박아무개씨가 "6억이요? 무슨 6억?"이라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이 특검보는 "아파트에 출입했다는 당시 아파트 출입 상황에 비춰볼 때 흔적이 남는데, 그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시형씨의 행적 진술과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소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확인작업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행적이 주장과 배치된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이시형씨가 그날 현금 6억 원을 받았다는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맺기에는 확보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혹 ③] 이시형 검찰 서면진술서 대필 주장은 사실일까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10월 25일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10월 25일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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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검찰에 제출했던 이시형씨의 서면진술서는 청와대 행정관이 대필한 것이라는 주장도 의문이다. 과연 대필이 맞는지, 대필했다면 누가 했는지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청와대측의 버티기와 시간끌기에 밀려 대필했다는 행정관을 조사조차 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의 비협조로 행정관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수사기간 종료 직전인 11일에서야 이시형의 진술을 통해 진술서를 전달한 행정관의 인적 사항이 확인됐다"면서 "진술서를 전달한 행정관이 진술서를 대필하였는지 여부는 수사기간 연장 요청이 거부됨에 따라 더 이상의 의혹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11일은 이 대통령 부부가 4박5일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날이다. 바로 다음날인 12일 청와대측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했고, 이 대통령은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거부했다.

[의혹 ④] 중개수수료 대납 자금은 장인에게 받은 돈? 그 장인은 이미 고인?

청와대 경호처가 이시형씨 대신 납부해줬다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1100만 원에 대한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해소는 커녕 오히려 의혹이 더 커진 상황이다. 경호처는 매매 잔금 지급일인 지난해 6월 20일 이시형씨가 부담해야 하는 중개수수료 1100만 원을 대신 지급한 후, 관련 의혹이 터진 후인 지난해 10월에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을 통해 돌려받았다.

특검팀은 경호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호처 경리부장 유아무개씨를 소환해 조사했지만 그는 '1100만 원은 경호처 자금이 아니라 장인으로부터 받아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돈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검팀은 이 진술의 신빙성에 강한 의심을 가지고 유씨의 장인을 조사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특검팀은 "유씨의 장인은 이미 고인이 된 상태이고, 경호처의 수사 비협조로 회계장부를 확보할 수 없어, 더 이상의 의혹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그:#특검, #이시형, #이명박, #내곡동 사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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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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