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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이 지나면 대개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경칩이 지나면 대개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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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화)은 동면하던 동물(蟄)이 땅속에서 깨어난다(驚)는 뜻의 경칩(驚蟄) 절기다. 대개 이 무렵에는 날씨가 따뜻해져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한다. '열릴 계(啓)' 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도 부른다. 이때가 되면 땅속에서 겨울을 보내던 벌레가 땅을 열고 나온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이 시기에는 겨울철을 대표하는 찬 대륙 고기압이 점차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면서 한난(寒暖)이 반복된다. 이후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봄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경칩과 관련된 대표적인 속담으로는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 가 있다. 해동이 시작되면서 산천초목이 깨어나고 봄맞이를 준비한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겨우내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나고 마른 나무에서는 잎이 돋아나는 시기가 바로 경칩이다. 또한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진다는 뜻의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도 있다. 이와 반대로 "우수에 풀렸던 대동강이 경칩에 다시 붙는다"라는 말도 전하는데 이는 우수를 지나 좀 따뜻해졌던 날씨가 경칩 무렵에 다시 추워짐을 가리킨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된다. 예부터 경칩에는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이날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 먹기도 했다. 또한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여겨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았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했으며,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뒀다.

건강 바라며 개구리 알 건져 먹기도... "흙일 하면 탈 없다"

한편 경칩에는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을 마셨다.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는 고로쇠 첫 수액을 마심으로써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했던 조상들의 심리가 반영된 풍습이었다. 고로쇠 수액은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좋은 게 나오지 않고 날이 맑아야만 약효가 있다고 여겼다. 경칩이 지나서는 수액이 잘 나오지 않으며 나오더라도 그 수액은 약효가 적다. 이처럼 경칩 무렵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려 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때다.

또한 과거에는 경칩 이후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을 내리기도 했다. <성종실록>에 따르면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보리 싹의 성장을 보고 그해 농사를 예측했다.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과가 분석한 지난 1973년부터 2008년까지 경칩 절기의 전국 평균기온과 강수량 자료에 따르면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대관령에서 -2.8℃를 보이며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도가 가장 낮은 제주도 서귀포의 평균기온이 9℃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완도, 고흥, 여수, 부산, 울산, 포항 등의 남해안과 제주도 지역에서는 평균적으로 5℃ 이상의 기온 분포를 보였다. 이에 비해 중부 산지와 대관령을 비롯한 태백산맥 부근에서는 평균 0℃ 이하의 기온 분포를 나타냈다. 특히 서해안에 비해 동해안에서 경칩 때 평균기온이 높았으며, 내륙 산지는 주변보다 기온이 낮았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 기자(lotusflower@onkweather.com)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입니다.



태그:#경칩, #날씨, #봄, #봄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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