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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지역주민이 118일째 돌아가면서 집회를 하고 있다.
 주변지역주민이 118일째 돌아가면서 집회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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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인 농촌 지역에서 농사마저 포기하고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8일째 시위를 이어가는 곳이 있다.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그들의 땅에 전국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산업폐기물매립장이 추진되면서부터다.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사업 철회를 주장하며 릴레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충남 부여군 은산면 대양1리를 찾았다. 26일, 사전 연락도 없이 찾아간 사업 예정지에는 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고령의 노인 100여 명이 모여서 집회를 하고 있었다.

김기열 사무국장이 매립장이 들어오면 닥칠 피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김기열 사무국장이 매립장이 들어오면 닥칠 피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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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일 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결사반대'를 외치던 주민들 사이로 8개월 어린아이가 보인다. 뿐만 아니라, 80세를 훌쩍 넘어 보이는 어르신들까지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있다.

8개월 어린아이까지 엄마의 품에 안겨서 매일같이 농성장을 찾는다.
 8개월 어린아이까지 엄마의 품에 안겨서 매일같이 농성장을 찾는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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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무국장은 "본인은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부인은 수원에서 직장을 다니며 애들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고향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부인과 가족을 설득하여 주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딸아이는 부인의 등에 업혀 매일같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민 100%가 지하수를 이용하여 식수와 농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땅과 공기, 물이 있어야 하는데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오면 주변에 토양과 지하수는 오염될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서서히 중금속과 유해 물질에 오염되어 죽어갈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이곳은 부여군에서도 최고의 친환경 농업단지로 밤, 포도, 메론, 토마토, 양송이, 딸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롯데에 들어가는데 지난해 매립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롯데에서 '이미지 타격이 우려된다'며 '농산물 구매를 거절한다'고 해 매달리고 설득하는 중이다, 하루하루가 시한폭탄 위를 걷는 기분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고령의 노인들로 힘들고 피곤함이 얼굴에도 묻어난다.
 고령의 노인들로 힘들고 피곤함이 얼굴에도 묻어난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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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노인들로 힘들고 피곤함이 얼굴에도 묻어난다.
 고령의 노인들로 힘들고 피곤함이 얼굴에도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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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기일 사무국장은 "농업법인, 농업인,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 외에는 농지매입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사업자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하나둘 농지를 사들이고 있다"며 "사업에 반대하며 매일같이 집회가 이어지자 최근 사업자 측 4명이 와서 찬성집회를 한다고 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웃지 못할 일들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씨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유독물이 가득한 산업폐기물 침출수 유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며 "초대형 폐기물매립시설을 만들어 인체에 해로운 지정폐기물을 반입하려 한다면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지역사회에 커다란 충격과 오염으로 남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사업자가 중장비를 동원하여 주민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지난 8일 사업자가 중장비를 동원하여 주민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 주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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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석했던 74세의 노인은 "지난 8일 사업자가 매입한 도로변 토지에 사업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짓겠다고 중장비를 가져와서 주민들을 상대로 '비키지 않으면 밀어버리겠다'면서 공포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우리는 사업자에게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우리 자식들이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도록 터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주민 임아무개(54)씨는 "1년 농사를 결정짓는 요즘 같은 농번기에 농사를 포기하고 나오면서 경제적인 부분 외에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업자 한 사람 돈 벌기 위해 이 많은 주민들이 매일같이 나와서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법은 가진 자를 살찌우는 법으로만 존재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시골에 파묻혀 농사만 짓고 살아가는 우리같은 서민들을 위한 대책은 없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어릴 적 고향 친구들이 하나둘 찾아 귀농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유해물질이 함유한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면 누가 귀농을 하려는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산면 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사업예정지(대양1리)와 사업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3개소와 부여군청 앞에서 사업을 포기하는 시점까지 집회하고, 부여군의회, 부여군공무원노조, 부여군이장단협의회, 부여군친환경단체,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100개의 단체가 우리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지역주민이 118일째 돌아가면서 집회를 하고 있다.
 주변지역주민이 118일째 돌아가면서 집회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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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맥테코산업㈜ 측은 주민들의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는 충남 부여군 은산면 대양리 산25-1번지 외 23필지에 781,613㎡(236,435평) 면적에 1만1000평 규모 4개소를 16년간 운영할 예전이다. 주요처리폐기물(폐주물사, 철강(폐내화물), 광재, 분진, 도자기유약바른 편물, 열강화성수지) 등 납, 구리, 비소, 수은, 카드륨, 시한화합물 등의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이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그:#산업폐기물매립장, #결사반대, #부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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