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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0일 저녁 7시 40분쯤 울산 북구 현대차 명촌 문에서 출입을 요구하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회사측 용역에 막히자 철조장을 뜯어내기 위해 줄을 묶어 당기고 있다. 회사측은 취루액을 섞은 물대포와 분말소화기를 발사했다
 7월 20일 저녁 7시 40분쯤 울산 북구 현대차 명촌 문에서 출입을 요구하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회사측 용역에 막히자 철조장을 뜯어내기 위해 줄을 묶어 당기고 있다. 회사측은 취루액을 섞은 물대포와 분말소화기를 발사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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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희망버스가 오는 31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해 오후 5시 울산 곳곳에 도착한다.

현대차 희망버스는 울산 남구 시외버스터미널, 중구 성남동 차없는 거리 등 시내 요지 8곳에 개별 도착한 뒤 시민들을 대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당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오후 8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 집결해 밤 12시까지 문화제를 이어간다.

희망버스 울산준비위측은 30일 "어제 회의에서도 결의됐지만, 이번 희망버스는 일체의 폭력 사태가 없는 평화 문화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버스의 주 탑승자는 전국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다. 전필원 민주노총 울산본부 국장도 "회사측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희망버스가 먼저 과격 시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 회사측은 희망버스 집회에 대비해 현대차 공장 주변에 미리 집회신고를 했고, 경찰이 울산준비위측에 집회금지통보를 해 놓은 상태라는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검찰이 지난 29일 공안 회의를 열고 강경 대처를 천명한 점 등으로 미뤄 자칫 희망버스가 국정원 진보당 수사와 맞물려 공안정국이라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 전조도 이미 보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1차 희망버스와 관련 29일 새벽 1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30일에는 자진출두 하던 비정규직노조 간부를 강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은 7월 20일 희망버스 때 깃대로 사용하던 대나무를 휘둘러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와 시위대에게 불법 시위도구로 소화기를 나눠준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30일 낮 12시 중부경찰서에 집결해 "검찰과 경찰은 2005년 당시 노동부의 현대차 불법파견 판정을 무혐의 처리해 불법파견을 은폐했고, 이로 인해 현대차는 면죄부를 받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은 가해자로 전락했다"며 "당시 검찰과 경찰이 현대차 불법파견을 은폐하지 않았다면 20여명 구속, 40여명 수배, 200여명 해고자는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상기했다.

또한 "2010년부터 시작된 현대차 정몽구 회장에 대한 불법파견 고발사건을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처리했다면 희망버스와 같은 노사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팽개치고 친재벌 행보로 선회하자, 검찰과 경찰은 희망버스 사건을 불법파견 비호 혐의를 가릴 기회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은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공안탄압을 중단하고 불법파견의 피해자들인 (구속된)비정규직 강성용 수석부지회장, (구속영장이 청구된)함아무개 조합원, 이도한 총무부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축구했다.

"노사 막론하고 죽봉·쇠파이프 사용하면 현행범으로 체포"

한편 울산지방검찰청은 지난 29일 울산경찰청, 울산고용노동지청 등 관련기관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희망버스 엄정 대처를 강조했다. 검찰은 희망버스를 '원정 시위대'로 지칭했는데, "31일 울산에서 열리는 원정 시위대의 집회와 관련해 노사를 막론하고 과격 폭력행위자는 반드시 검거, 배후세력까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죽봉과 쇠파이프를 사용하거나 돌을 던지는 등 과격 폭력행위자나, 현장에서 불법 폭력시위를 지휘하는 등 주동자에 대해서는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이같은 발표는 1차 희망버스 때 발생한 폭력사태를 상기한 것으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각 단체의 깃대가 '죽봉'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검찰이 판단하는 죽봉의 사용이 어느선까지인지가 주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0일 저녁 희망버스 사태로 희망버스측과 회사측을 합해 100여명이 부상당했고, 희망버스 측 71명과 현대차 측 10명 등  81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후 이미 53명은 1차 소환조사를 마쳤고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수석부지회장은 구속 수감됐다.

현대차 1치 희망버스 때인 7월 20일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가 막고 있다. 정문 옆 담장에는 4m 높이의 판넬이 쳐졌다. 8월 31일 2차 희망버스의 주 집회가 열릴 이곳에는 30일 오후 1시 현재까지 컨테이너가 설치되지 않았다
 현대차 1치 희망버스 때인 7월 20일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가 막고 있다. 정문 옆 담장에는 4m 높이의 판넬이 쳐졌다. 8월 31일 2차 희망버스의 주 집회가 열릴 이곳에는 30일 오후 1시 현재까지 컨테이너가 설치되지 않았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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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으로 다가온 2차 희망버스 때 충돌이 우려되는 지점은 주 이벤트가 벌어지는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문화제가 진행될 때다. 앞서 대시민 홍보전은 이미 경찰에 신고도 됐고, 충돌 우려도 없다. 그러나 현대차 울산 공장 앞엔 이미 사측에서 집회신고를 내 놓은 상태라, 희망버스를 차단하려는 사측 용역들과 희망버스 참가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단정지을 순 없지만, 사측이 먼저 폭력을 쓸 수도 있고 희망버스측이 먼저 과격 행동을 해 폭력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먼저 했든, 쇠파이프나 죽봉이 등장할 경우 공안정국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태그:#울산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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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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