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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공원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일부 시민들이 머리를 숙이고 추모하고 있다.
 26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공원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일부 시민들이 머리를 숙이고 추모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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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한국은 좀 독재를 해야 합니다!"(김영진 원미동교회 원로목사)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34주기를 맞아 전국 방방곡곡에서 "박정희 아버지 대통령 각하"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오마이뉴스>도 지난 25일, 나들목 교회에서 열린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 예배'를 취재해 열띤 찬양 목소리를 기사화하기도 했는데요. 소중한 기자가 취재한 "한국은 좀 독재 해야합니다" 기사가 그것입니다. 

여기에 <오마이뉴스> 독자 'Eundong Lee'님이 "박정희가 예수 된겨?"라고 댓글 남겨주셨는데요, 답변드리겠습니다.

'Eundong Lee'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한 '신격화' 문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사실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26일 박정희 대통령 34기 추도식에서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은 "아버지 대통령 각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4년이 됐다"고 외쳤습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5·16군사쿠데타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을 나설 때"라고 칭송했고, 남유진 구미시장도 "님께서 구미 땅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극존칭'과 '칭송'이 난무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다 보니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는 극존 찬양 호칭은 우리를 섬뜩하게 만든다, 부자 세습 정권의 어버이 수령이라는 신격화 호칭과 닮아 있다"며 오싹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대통령'이라는 극존칭이 북한 정권의 '어버이 수령' 호칭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신격화 혹은 찬양 정도가 심각하다는 건데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 국가기관이 앞장섰다

더군다나 국가기관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가보훈처가 만든 '호국보훈 교육자료' 동영상이 그것인데요. 안보교육 동영상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동영상 전체를 확인한 결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발전을 이끈 지도자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박정희 정부 시절 추진된 경부고속도로·포항제철 건설, 광부·간호사 파독 등을 소개하며 "국가의 미래와 세계적 흐름을 내다본 지도자의 전략적 결단과 추진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미화 내용도 포함돼 있더군요. 

보훈처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동영상세트 1000개를 각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배포했습니다. 2012년 5월부터는 공무원·직장인·학생 등 22만7528명을 대상으로 한 안보교육에도 사용됐습니다. 이 동영상을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추산하기 힘들겠죠.

이에 대해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일갈합니다.

"국가보훈처가 제작한 안보교육 동영상을 보면 국가와 정권을 구별하지 못하고 정권을 비판하기만 하면 빨갱이 용공세력으로 몰아붙여 반헌법적 독재를 유지하려했던 끔찍했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군사독재 시절 장기 집권을 위한 왜곡된 세뇌교육에 물들어 객관적인 글로벌 사고가 불가능한 모양이다."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 한국은 좀 독재를 해야 한다'는 사고는 이 대변인 말처럼 '세뇌교육'에 물들었기 때문일까요.


태그:#박정희, #댓댓글, #신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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