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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별미 굴구이입니다.
 겨울철 별미 굴구이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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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갯가길' 1-1코스인 <여수 밤바다> 야경입니다.
 '여수 갯가길' 1-1코스인 <여수 밤바다> 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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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서 행복한 게 있다!"

'여수 갯가길'에 재능기부 중인 스토리텔링 전문가이자 전주대학교 학술연구교수인 김미경 문학박사의 말입니다. 김 박사는 '여수 갯가길' 1-1 코스인 '여수 밤바다' 스토리텔링 등을 위해 여수에 왔습니다. 그렇지요. 겨울이어서 반가운 게 어디 한 두 개일까요. 김 박사는 겨울이라서 행복한 이유를 콕 집어 말했습니다.

"겨울에는 굴구이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동감입니다. 문제는 굴구이 찜을 먹느냐, 구이를 먹느냐? 였습니다. 여수에서 부르는 굴구이는 대개 굴을 삶아 낸 '찜'을 말합니다. 불에 구워 먹는 '구이'는 드뭅니다. 하여, 진짜 굴구이 집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아는 사람만 굴구이를 즐기는 거죠. 일행도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굴찜 먹자."
"굴구이 먹자."

팽팽했습니다. 이 때 목소리 큰 사람, 혹은 운전대 잡은 사람 쪽으로 휩쓸리게 마련. 결국 불에 굴을 구워 먹는 굴구이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럼, 어디로 갈까? 심사숙고 끝에 지난 10월 26일 개장한 '여수 갯가길' 1코스인 여수 돌산의 굴구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굴찜' 말고 '굴구이' 먹는 이유, 이해된다

'여수 갯가길' 1코스인 돌산 안굴전 바다 위에는 굴 양식장이 즐비합니다.
 '여수 갯가길' 1코스인 돌산 안굴전 바다 위에는 굴 양식장이 즐비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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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구워 먹는 굴구이는 쫄깃쫄깃합니다.
 불에 구워 먹는 굴구이는 쫄깃쫄깃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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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 밑반찬입니다. 돌산갓 야채와 노지 시금치 초무침이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굴구이 밑반찬입니다. 돌산갓 야채와 노지 시금치 초무침이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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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 바다에는 굴 양식장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식당에는 손님이 제법 많았습니다. 메뉴판을 보았습니다. 굴구이, 굴찜, 조개구이, 굴회무침, 생굴, 굴 파전, 굴 돌솥밥, 굴회비빔밥, 굴죽 등이었습니다. 볼 것 없이 당연히 굴구이를 시켰습니다.

밑반찬으로 다시마, 노지 시금치 초무침, 무김치, 볶은 돌산갓김치와 돌산갓 야채 등이 나왔습니다. 특히 눈을 사로잡은 건, 돌산갓 야채와 노지 시금치였습니다. 돌산에서 많이 나는 특산품을 밑반찬으로 낸다는 건 농님들과 더불어 함께 살고자 하는 생활 속 지혜였습니다. 지인들도 "이거 참 잘했다"며 칭찬하더군요.

굴구이가 나왔습니다. 가스불로 구워내는 직화구이답게 굴이 놓이고 뚜껑이 닫혔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노릇노릇 익는 냄새가 솔솔 풍겼습니다. 주인장 박정우 씨가 뚜껑을 내려놓으며, 잘 익은 굴 껍질 몇 개를 앞에 놓으면서 그러더군요.

"굴이 이 정도 익은 걸 드시면 쫄깃쫄깃하니 맛있습니다."

한 손에 장갑 끼고 한 손에 칼 들어 재빠르게 굴 껍질을 까, 초장에 찍어 한 입 쏙 넣었습니다. 어~, 씹히는 맛이 주인장 말대로 쫄깃쫄깃 하더군요. 마치 게지(키조개)를 씹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덜 익은 굴은 약간의 비릿함이 느껴졌습니다. 굴찜과 굴구이의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굴찜은 먹지 않고, 굴구이만 즐기는 아랫동서를 이해하겠더라고요.

"파전에 어찌 시금치 넣을 생각을 했을까"

굴구이 껍질이 이 정도가 돼야 맛있답니다.
 굴구이 껍질이 이 정도가 돼야 맛있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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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 끼고, 칼 들어 굴구이를 까면 굴이...
 장갑 끼고, 칼 들어 굴구이를 까면 굴이...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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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는 요렇게 노릿노릿 익어야 쫄깃쫄깃하지요.
 굴구이는 요렇게 노릿노릿 익어야 쫄깃쫄깃하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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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 먹을 땐 자기 배부터 허겁지겁 채우는 건 아주 금물입니다. 굴 양이 푸짐하니, 배는 얼마든지 채울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굴을 까 주위 사람 먹게 권하는 것도 상대방을 위한 작은 배려입니다. 그래야 인심도 얻고, 음식 나누면서 정까지 듬뿍 든답니다.

하나만 시킬 수 있나요. 배가 부른데도 굴 파전을 주문했습니다. 큼직한 굴 파전이 나왔습니다. 굴과 파만 들어가는 줄 알았더니 노지 시금치, 양파 등 야채가 듬뿍 들어 있더군요. 주인장 생각이 놀라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인 입에서 제 생각과 같은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파전에 어찌 시금치를 넣을 생각을 했을까? 맛도 색다른 감칠맛이 나네."

마지막으로 굴죽이 나왔습니다. 굴구이를 배불리 먹은 후에는 대개 굴죽이 물리는데 이건 그런 게 없더군요. 첨가물 등이 들어가지 않아선지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김미경 교수는 "덕분에 겨울을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는 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은유적인 음식 평에 감탄했습니다.

굴 파전입니다. 파 뿐 아니라 노지 시금치, 양파 등 야채가 듬뿍 들어가선지 더 맛이었지요.
 굴 파전입니다. 파 뿐 아니라 노지 시금치, 양파 등 야채가 듬뿍 들어가선지 더 맛이었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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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 나온 굴죽입니다.
 후식으로 나온 굴죽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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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는 겨울을 먹는 맛입니다!
 굴구이는 겨울을 먹는 맛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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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굴구이, #여수 갯가길, #여수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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