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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제 외포항.
▲ 외포항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제 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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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세월은 '흐르는 물(유수)'과 같다고 합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면 출근하기 싫어지지만, 일주일도 금세 흘러갑니다. 한 달도 마찬가지고, 일 년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듯합니다. 벌써 열두 달이 흘러 1년을 마감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지난 1년은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성과도, 부족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기만의 특별한 행사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건 '겨울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여행, 여기 거제도는 어떤가요?

거제 외포항 경매장.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참 좋다.
▲ 새벽 거제 외포항 경매장.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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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생대구.
▲ 생대구 살아 있는 생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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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외포항. 겨울철 대구 잡이로 유명한 포구입니다. 매일 이른 새벽이면 싱싱한 대구(大口) 경매가 시작되고 항구는 활기를 찾습니다. 경매사의 속사포 같은 말과 몸 동작은 보는 사람이 신비감에 젖게 만듭니다. 중매인들도 경매사의 빠른 말과 몸동작을 알아 차려야 좋은 값에 낙찰받을 수 있습니다. 하늘을 빙빙 돌며 바닷속 물고기를 낚아채는 갈매기처럼 재빨라야 합니다. 순간포착이란 이를 두고 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겨울바다의 진객이라 불리는 생대구. 크기에 따라 마리 당 2만 원부터 5만 원까지 다양하다.
▲ 생대구 겨울바다의 진객이라 불리는 생대구. 크기에 따라 마리 당 2만 원부터 5만 원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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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내장을 꺼내고 손질하고 있다.
▲ 대구손질 대구 내장을 꺼내고 손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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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했던 경매시장이 끝나는 오전 7시 쯤. 대구를 사러 온 사람들로 항구는 북적입니다. 생대구를 비롯해 물메기와 아귀도 겨울이 제철입니다. 생선을 다듬는 아주머니의 손놀림도 빠르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런 치열한 삶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요.

대구탕에는 곤이가 들어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 대구탕 대구탕에는 곤이가 들어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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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내장 일부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생선입니다. 머리와 곤이는 탕 재료로 제격입니다. 몸통은 횟감으로 좋습니다. 생대구회는 광어나 참돔처럼, 육질이나 감칠맛은 떨어지지만, 살이 부드러워 아이들이 먹기에 편합니다. 묵은지에 둘둘 말아 만든 대구찜은 특별한 맛을 냅니다.

그런데, 대구찜은 일반 가정에서 해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구찜과는 달리 요리하는 법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거제 외포항 주변 식당에서는 대구 한 마리로 회, 찜 그리고 탕까지 풀코스로 요리하는 맛 집도 있습니다.

겨울바다의 진객, 버릴 것 없는 대구

대구는 말려서 찜을 쪄 먹어도 좋다.
▲ 대구 대구는 말려서 찜을 쪄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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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물메기와 함께 담백하기로 유명한 생선입니다. 쑥갓, 배추 잎, 파와 같은 채소류와 궁합을 이룹니다. 거제도 사람들은 바다 식물인 몰을 넣어 끓여 먹는데, 이는 시원함을 더하기 때문입니다. 대구는 지방이 적고 저 칼로리여서 비만인 사람에게 좋습니다. 또한 저열량 고단백 식품으로 비타민A가 많이 함유돼 있어 간유의 원료로 쓰입니다. 눈 건강에도 이롭고 감기를 예방해 주며 노화 방지와 원기회복에도 좋다고 합니다.

대구알젓은 고추가루와 다진 마늘에 참기름을 조금 넣어 밥에 얹어 먹으면 쌉싸래한 맛이 참으로 좋다.
▲ 대구알젓 대구알젓은 고추가루와 다진 마늘에 참기름을 조금 넣어 밥에 얹어 먹으면 쌉싸래한 맛이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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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알은 통째로 꺼내 소금으로 절인 후, 알젓으로 해 먹기도 합니다. 알젓은 먹을 만큼 그릇에 담아,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섞어 참기름을 조금 넣고 비벼서, 밥 위에 얹어 먹으면 제격입니다. 갯가 사람들은 약간 짠 음식을 좋아하는지라 알젓이 인기가 있습니다. 아가미젓도 마찬가집니다. 아가미젓은 조금 단단하기 때문에 잘게 썰어 먹는 게 편합니다. 대구는 말려서 판매도 합니다. 말린 대구는 찜통에 푹 고아서 양념을 넣고 먹으면 생대구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제 외포항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대구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대구축제가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구위판과 경매는 계속되고 여행자들도 외포항을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대구는 가정에서 편안히 먹을 수 있도록 손질을 다하여 전국으로 보내지고 있다.
▲ 대구 대구는 가정에서 편안히 먹을 수 있도록 손질을 다하여 전국으로 보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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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거제도에서는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불꽃축제와 해맞이 행사도 열립니다. 올해를 마감하는 날인 12월 31일. 거제 장승포항에서는 '새로운 비상을 위한 2013 송년불꽃축제'가 열립니다. 25분 동안 8300발을 쏘는 불꽃은 아름다운 장승포항의 밤하늘을 형형색색으로 수를 놓을 것입니다. 다음날인 2014년 새해 첫날에는 장승포항 바로 옆 몽돌개에서 해맞이 행사도 열립니다.

대구, 물메기, 아귀 등 건어도 인기가 있다.
▲ 건어 대구, 물메기, 아귀 등 건어도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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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여행. '겨울철 귀한 손님'이라 불리는 대구 맛을 보러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거제 외포항은 대구가 넘칩니다. 대구 맛과 함께하는 겨울여행은 거제도에서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송년불꽃축제와 신년 해맞이행사도 함께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 <경남이야기>에도 싣습니다.



태그:#대구, #거제 외포항, #불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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