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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훈(66ㆍ이원면 원이로ㆍ만대솔향기길염전ㆍ굴작목반) 나이야가라실버마술단장
 정갑훈(66ㆍ이원면 원이로ㆍ만대솔향기길염전ㆍ굴작목반) 나이야가라실버마술단장
ⓒ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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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마수리 얍~"

나이 지긋한 60대 마술단이 떴다.

올해로 16년차에 접어든 중견마술단, 태안문화원 산하 나이야가라실버마술단(단장 정갑훈)을 모르면 섭섭할 일. '나이야가라'는 '나이야! 가라~'는 통쾌한 의미를 담고 있다.

마술이 좋아 마술을 배우고 연구하고 또 그 마술로 자원봉사활동도 펼치고 있으니 이들에게 마술은 단순한 트릭을 넘어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들의 마음을 달래는 요술에 가깝다.

처음 12명으로 시작한 마술단원들은 하나, 둘 빠져 현재는 정갑훈(66·이원면 원이로·만대솔향기길염전·굴작목반) 단장을 포함해 3명의 단원만이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유일한 여성단원으로 신문지 마술과 피어나는 꽃 마술 등을 선사하는 방경숙(66) 단원과 이들의 오랜 벗이자 마술 동기인 김기상(65)씨가 그 주인공.

나이야가라마술단의 최고난도 마술이라 함은 단연 정 단장의 변검이다. 변검은 순식간에 얼굴색을 바꾸는 환술로 각기 다양한 얼굴색과 표정이 마술의 재미를 한층 더한다.

그런 정 단장에게 마술은 '즐거움'이다. 요양원과 어린이집, 장애우 시설 등을 돌며 그들에게 마술을 펼쳐 보일 때면 보는 이도 하는 자신도 모두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혼자만 즐거우면 안 되잖아요. 모두가 즐거워야죠. 제가 마술을 배우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마술이 남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입니다."

돈으로 하는 봉사보다 재능으로 하는 봉사가 대세인 요즘. 1998년 창립한 나이야가라마술단은 그 창립 이념을 온전히 지켜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후학양성에도 더 매진할 계획이라는데, 회원 각자의 생활이 있다 보니 매일 모여 마술을 익히기는 어려워도 매달 일정시간을 쪼개 마술수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단장이 생각하는 마술은 남에게는 재미를 주고, 자신에게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인생 같은 존재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1리에서 태어나 36년 전 결혼과 함께 이곳 만대에 터를 잡기까지. 평생 이원면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정 단장.

이원을 떠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는 뜻밖의 답변을 내놨다. 사람들이 좋다는 것이다. 땅 끝 바다만 쳐다보며 온전히 한평생을 살아온 고향사람들만큼 순수한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는 것.

그런 그들에게 정 단장은 지난해 '제7회 나오리 생태예술축제'를 통해 변검을 선보였다. 고향사람들이 모인 무대라 그 의미가 더 뜻 깊었다.

"올해는 취미이자 봉사활동인 마술뿐만 아니라 생업인 염업도 더욱 꽃피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며 지역 속 활력소와 자부심으로 마술단이 존재하게 되길 바랐다.

"군민여러분. 언제 어디든 나이야가라마술단이 필요한 곳은 연락주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미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갑훈, #나이야가라마술단, #실버마술단, #태안군, #태안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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