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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교수와 간디학교 학부모들이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강수돌 교수와 간디학교 학부모들이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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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때문에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농약을 마시고 지난해 12월 6일 숨진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에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다녀가고 있다. 현재 분향소는 7개 마을이 당번을 정해서 주간에는 할머니들이 지키고 야간은 할아버지들까지 합류해 낮·밤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지키고 있다.

12일 강수돌(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교수와 간디학교 학부모들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어르신들을 위로 격려했다. 이날은 보라마을 주민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강수돌 교수는 "어르신들만 계셔서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왔다"고 운을 땠다.

분향소를 지키던 주민은 "지난 12월 26일 평밭 마을에서 집에 가던 주민을 경찰이 막으면서 싸움이 이에 항의하던 (한옥순) 할머니가 쓰러졌는데 구급차가 1시간이 넘어 왔다, 개가 죽었다고 신고해도 10분이면 오는데 사람이 죽어간다고 해도 이렇게 늦게 오는 걸 보면 우리는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답마을 이장이 115번 움막을 찾아온 학부모들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고답마을 이장이 115번 움막을 찾아온 학부모들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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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일행은 지난 6일 7일 경찰의 숙영지로 사용할 컨테이너를 상동면 고답마을에 설치하면서 벌어진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115번 송전탑이 들어설 자리에 있는 움막을 찾았다. 움막에는 10여 명의 어르신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주민들은 강 교수 일행을 향해 "여기 얼마나 살기 좋아요, 이런 곳에 송전탑을 세운다고 하면서 망가트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그냥 참을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는 송전탑과 800미터 안에 다 들어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한전보다 경찰이 더 나빠요"라며 지난 6일 7일 사고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하면서 우리를 짓밟고 망가트려 버렸다. 60 넘은 아들이 머리가 깨지고 80 넘은 어머니는 경찰을 잡았다가 손등에 칼로 벤 것처럼 상처가 생겼다, 그래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주민들이 밤샘 노숙으로 추위에 떨어서 새벽 5시에 밥이라도 먹으려고 해 갔는데 모닥불도 꺼버리고 밥도 발로 다 차버렸어요"라고 분노했다.

그러자 또 다른 주민은 "청와대 안방에서 이런 일을 시키나 봐요, 꼭 안방에 있는 사람이 문제다, 땅만 파먹은 사람들을 어디 가서 뭐하고 살으라고 우리를 이리도 못살게 구는지, 다 쫓아내면 우리는 어디서 살아요, 이곳 밀양은 법이 없는 무법천지에요, 주민이 내 밭에 가는데도 신분증을 요구하는데 우리가 분해서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라고 억울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강수돌 교수는 "우리가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지만 늘 응원하고 있으니 힘내세요"라며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 위로했다.


태그:#밀양 송전탑 , #고답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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