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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6일부터 21일까지 16일 동안 전남, 광주 교직원들의 산행 모임인 '풀꽃산악회'의 주관으로 22명(혜초여행사 인솔자 1 명 포함)이 '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을 다녀왔다. 영혼이 성숙한 느낌이다. 5일부터 21까지 17회에 걸쳐 날자에 따라 산행기를 쓴다. - 기자말

나마스테[1월 6(월)일]

목포 - 광주 - 인천국제공항 - 홍콩국제공항 - 샤잘랄국제공항(방글라데시 다카) - 트리부반국제공항(네팔 카트만두)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평에서 안식을 얻지만 수직으로 이동하는 것이 위안이고 삶의 존재 의미라며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히말리아에 가고 싶다고 말한 나를 보내주는 아내가 고맙고 미안하다.

목포버스터미널에서 광주로 가는 자정 막차를 탔다. 광주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광주시청에 도착하니 새벽 한시다. 사람들이 배낭과 짐이 든 가방을 메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전세버스에 모여들었다.

'혜초여행사' 정오승 광주지점장이 네팔히말리아트레킹 지도를 나눠주었다. 실제로 에베레스트에 가는 느낌이 났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팔꿈치가 불편해서 이번 여정에 함께하지 못하는 이기홍 '풀꽃산악회' 회장이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여러분이 오면 첫 산행을 시작하겠다."

출발하여 정신없이 자다보니 어느덧 새벽 6: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 휴대하는 물품 외에 짐을 화물로 부치고 보안검사와 출국수속을 마쳤다. 네팔 국내선 비행기의 무게 제한 때문에 15kg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122번 탑승구로 이동하였다.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다 공항에 있는 '한국문화박물관'을 관람하였다. 국보를 모조품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모조품이지만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와 사람의 마음을 읽는데 부족함이 없다. 인천국제공항은 곳곳에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드러나도록 조형물을 배치하였다. 인천국제공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공항이다.

122번 탑승구에서 본 인천국제공항 풍경
▲ 인천국제공항 122번 탑승구에서 본 인천국제공항 풍경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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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스러운 기내 안, 선택의 여지는 없다

공항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될 수 없는 복잡하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장치다. 그 유기적인 구조 사이로 사람과 물자가 흐른다.

10:20에 홍콩으로 향하는 캐세이퍼시픽(Cathy Pacific)사 항공기가 출발하였다. 캐세이퍼시픽항공사는 1946년에 창설된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영국계 회사이다.

비행기 이코노미좌석은 대단히 불편한 자리다. 정해진 면적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태우기 위해 최적화된 의자에 사람이 붙어있다. 내 좌석은 비행기에서 맨 뒤 마지막에 있는 자리다. 기내식과 물품을 보관하여 간단한 조리를 하는 공간이 바로 옆이다. 대단히 분주하고 승무원들이 기내접대를 위해 계속 움직여서 혼잡스러운 곳이다.

기내식이 점심으로 나왔다. 집을 나와서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는 것을 잘 먹어야 한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캐세이퍼시픽 CX417 호 창에서 본 하늘
▲ 비행기 창에서 본 하늘 캐세이퍼시픽 CX417 호 창에서 본 하늘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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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았다. 흰 구름 위를 날던 비행기는 어느덧 우리나라 곳곳을 잘 보여주었다. 물결치는 듯이 산들이 검푸르게 보이고 광주와 무등산, 바다, 눈 쌓인 한라산의 백록담 분화구가 선명하게 보였다.

4시간을 비행하여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홍콩국제공항은 "공항이 바다를 메워 만든 첵랍콕 섬에 위치하고 있어서 첵랍콕국제공항이라고도 부른다. 높은 건물, 산과 바다 때문에 착륙하기 어렵기로 악명 높았던 카이탁공항을 대처하기 위해 1998년 7월 6일 개항했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인용)." 홍콩은 우리나라 봄날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카투만두에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본 홍콩국제공항 풍경
▲ 홍콩국제공항 카투만두에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본 홍콩국제공항 풍경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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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검색을 마치고 비행기를 바꿔 타야하는 곳에서 4시간을 기다렸다. 공항에서 시간을 기다리는 일은 대단히 지루하고 피곤한 일이다.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이 빨리 가기를 학수고대하지만 그럴수록 시간은 시계바늘을 말뚝에 묶어 놓은 양 더 천천히 간다. 자꾸 시계를 본다. 시간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둘러보는 상점마다 점원이 한국말로 이야기한다.

"4개 사면 한 개가 공짜."

방글라데시 다카를 거쳐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항용항공(Dragon Air)에 올랐다. 항용항공은 캐세이퍼시픽의 100% 자회사이다. 17:50에 출발하였다. 전통 이슬람복장을 한 사람 옆에 앉았다. 뉴질랜드 사람으로 방글라데시를 여행하기 위해 다카에 간단다.

이번 비행기 좌석은 가운데 줄에서 4개의 의자가 끝나고 3개의 좌석이 시작되는 첫번째 줄 중간이다. 이 자리의 좋은 점이 있다. 다른 곳보다 좌석 사이의 거리가 더 멀고 전자기기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다. 창밖을 볼 수 있는 눈의 복을 포기하는 대신 몸이 조금 편안하다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빵과 버터, 생선과 감자, 야채, 케익이 나왔다. 맥주와 붉은 포도주를 곁들어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며 식사를 하였다. 아주 달게 먹었다. 지독히 배가 고픈 상태에서 뭘 줘도 맛있을 수 밖에 없다.

먼 길이다. 책을 보고 영화를 봐도 비행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늘에서 직선을 긋고 있다. 엉덩이가 아프다. 21:50에 다카에 착륙하였다. 사람들이 비행기에 들어와 청소하고 기내식에 쓰인 물건을 내렸다.

비행기 안에서 휴대하는 물품을 두는 공간의 문을 다 열었다. 승객들이 내리고 남은 사람들의 짐을 일일이 확인하였다. 혹시 물건을 두고 내려서 항공기에 위해한 요소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다카와 홍콩은 직항노선이 없다. 다카에서 홍콩에 가려면 카트만두를 들려 가야한다. 내린 사람들만큼 다시 사람들이 탔다. 다카에서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홍콩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옆에 홍콩으로 가는 젊은이가 앉았다. "지금 중국과 일본은 서로 좋지 않다. 그러나 홍콩과 일본은 좋다. 한국과 일본은 어떤가? 중국과 한국은 괜찮다"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 여정 끝 도착한 카트만두

1:00에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렸다. 평소에 점으로 보이던 별들이 주먹만큼 컸다. 입국심사를 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칼 같은 엄격함 대신 서두름 없이 느긋하고 편안한 표정을 보았다.

숙소를 향하는 버스에 오르니 네팔에 있는 도우미 쿠마르가 우리에게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며 "나마스테"를 외쳤다. 네팔에 있는 49개의 소수 종족 중 네활리족의 전통 환영인사이다. '싸이파트리'꽃을 실에 엮었다. 꽃에서 향을 피울 때 나는 비슷한 향기가 났다.

래디슨(Radisson) 호텔에 도착하였다. 29시간을 이동하였지만 카트만두의 시간은 0:00이다. 우리나라와 카트만두의 시차는 3:15이다.

인천국제공항-홍콩국제공항-샤잘랄국제공항-트리부반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하늘 길
▲ 하늘 길 인천국제공항-홍콩국제공항-샤잘랄국제공항-트리부반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하늘 길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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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먼 길을 움직였다. 많이 피곤하다.

"네팔, 나마스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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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놀게하게 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초등학교교사. 여행을 좋아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빚어지는 파행적인 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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