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4년 1월 6일부터 21일까지 16일 동안 전남, 광주 교직원들의 산행 모임인 '풀꽃산악회'의 주관으로 22명(혜초여행사 인솔자 1 명 포함)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을 다녀왔다. 영혼이 성숙한 느낌이다. 5일부터 21일까지 17회에 걸쳐 날짜에 따라 산행기를 쓴다. - 기자말

팍딩(2,610m) - 몬조(2,835m) - 남체바자르(3,440m)

청아한 대금소리와 함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났다. 산행도우미가 따뜻한 오렌지 차를 권했다. 상큼하게 자극을 주는 차 때문에 잠이 완전히 달아났다. 산행의 모든 과정을 주도하는 산행도우미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팍딩 스타 롣지 마당에서 햇살에 의해 변하는 산봉우리의 모습을 좋은 영화를 감상하듯이 천천히 보았다.
▲ 아침 산 팍딩 스타 롣지 마당에서 햇살에 의해 변하는 산봉우리의 모습을 좋은 영화를 감상하듯이 천천히 보았다.
ⓒ 최성

관련사진보기


산행의 시작은 등산화의 끈을 적당한 강도로 조이고 잘 묶는 것이다. 전체가 모여서 준비운동을 하고 1월 8일 오전 8시에 출발하였다. 히말리아 산군이 예전에 바다였음을 증명하는 퇴적지형을 지났다. 융기가 이루어진 지역에서 화성암 지역은 암봉으로 남고 퇴적지형은 지금도 활발한 침식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침식되기 쉬운 흙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돌을 쌓고, 돌담, 돌로 지은 집을 지나기
▲ 돌담과 돌집 침식되기 쉬운 흙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돌을 쌓고, 돌담, 돌로 지은 집을 지나기
ⓒ 최성

관련사진보기


바위를 정과 망치로 쪼개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곳에서 건축물의 주재료는 벽돌처럼 다듬은 돌이다. 귀퉁이를 정확하게 일직선으로 맞추어 쌓은 건물을 보면 찬탄을 금할 수 없다. 돌로 벽체를 쌓아 무게를 지탱하고 건물 안 내부는 나무를 주로 사용하여 생활공간을 완성한다. 우리 신라 사람들은 다보탑과 석가탑에 마음을 심어 예술을 구현했다. 히말리아에서는 돌이 생활이다. 생활에서 실현된 예술은 간절하다.

바로 눈 앞에서 떨어지는 높이 80m 정도의 직벽폭포
▲ 폭포 바로 눈 앞에서 떨어지는 높이 80m 정도의 직벽폭포
ⓒ 최성

관련사진보기


사진기를 세로로 세워서 찍어도 절대 다 담을 수 없는 80m 정도의 직벽폭포가 보이는 로지에서 쉬었다. 오밀조밀하게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우리 풍경에 비해 이곳의 경치는 눈치 보지 않고 거칠 것 없이 달려 오는 장대함이 있다.

(Thamserku. 6,618m)
▲ 탐세르쿠 (Thamserku. 6,618m)
ⓒ 최성

관련사진보기


탐세르쿠(Thamserku. 6,618m) 봉이 티 하나 없이 푸른 하늘 아래, 검은 바위에 흰 눈을 쓴 엄격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으로 다가 왔다. 흰 눈이 암봉에 쌓인 풍경을 눈 앞에 두고 둗코시를 한참 밑으로 보면서 길을 걸었다.

마을 옆을 지나는 산행길
▲ 산행길 마을 옆을 지나는 산행길
ⓒ 최성

관련사진보기


돋코시를 건너는 다리
▲ 강철케이블 다리 돋코시를 건너는 다리
ⓒ 최성

관련사진보기


폭포호텔에 가기 전 길
▲ 산행길 폭포호텔에 가기 전 길
ⓒ 최성

관련사진보기


햇살이 투명하게 비춰 따뜻한 폭포호텔(Hotel Waterfull)에서 홍차를 마셨다. 아이들과 같이 사진도 찍었다. 아이들은 1시간 30분을 걸어서 학교에 다닌다.

산은 높고 계곡은 깊은 길을 별로 힘든 기색 없이 산보하듯 걸었다. 모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오전 10시 40분에 몬조(2,835m)에 있는 몬조게스트하우스(Monju guest house)에 도착했다. 칼라파타르에 다녀 온 한국사람을 만났다. 등정에 성공했나고 물으니 내내 괜찮다 고락셉에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 다녀오지 못 했다고 한다. 이들은 비행기 때문에 일정이 하루 늦어져서 오늘 출발한 남체 바자르에서 루크라까지 가야한다. 고산병 증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이번 산행의 관건이다.

점심으로 카레밥을 먹었다. 밥, 김치를 비롯한 반찬에서 우리나라 음식과 전혀 차이가 없다. 누룽지에 후식으로 사과까지 나온 식사에 모두가 만족했다.

몬조 게스트 하우스와 가지치기가 잘 된 나무
▲ 몬조 게스트 하우스 몬조 게스트 하우스와 가지치기가 잘 된 나무
ⓒ 최성

관련사진보기


이곳의 나무들은 대부분 침엽수인 소나무와 잣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마을 주변의 나무들은 하나 같이 가지치기가 잘 되어있다. 나무를 밸 수는 없고 가지를 쳐서 난로의 땔감으로 쓰기 때문이다.

산에 출입하는 사람 명단과 입장료 납부 여부를 확인한다.
▲ 몬조출입관리소 산에 출입하는 사람 명단과 입장료 납부 여부를 확인한다.
ⓒ 최성

관련사진보기


가운데 폭포의 높이가 60m 정도 된다.
▲ 몬조폭포 가운데 폭포의 높이가 60m 정도 된다.
ⓒ 최성

관련사진보기


점심을 먹고 충분이 쉰 상태에서 12:30에 오후 산행을 시작했다. 몬조폭포가 보이는 몬조출입관리소(Sagarmatha Nationnal Park Entrance Gate)에서 입장료를 확인했다. 한 사람 당 50 달러 정도이다. 4000m의 산행 길은 40 달러, 5000m가 넘으면 50 달러 정도를 치른다.

조르살레(Jorsale)로 건너 가는 다리
▲ 다리 조르살레(Jorsale)로 건너 가는 다리
ⓒ 최성

관련사진보기


(Bhote Koshi)
▲ 보테 코시 (Bhote Koshi)
ⓒ 최성

관련사진보기


둗코시를 가로지는 다리로 두 개로 되어있다.
▲ 라르자 다리 둗코시를 가로지는 다리로 두 개로 되어있다.
ⓒ 최성

관련사진보기


라르자(Larja)다리가 보이는 라르자 도반(Larja Dobhan. 2830m)에서 쉬고 있는데 식사를 담당하는 도우미들이 우리 보다 앞서서 길을 밟았다. 식량, 버너, 식기류 일체를 머리에 이고 이동한다.

위에서 밑을 쳐다보면 현기증이 나서 도저히 발을 움직일 수 없다.
▲ 라르자 다리 건너기 위에서 밑을 쳐다보면 현기증이 나서 도저히 발을 움직일 수 없다.
ⓒ 최성

관련사진보기


라르자 도반에서 보테 코시(Bhote Koshi) 둗 코시가 합류한다. 라르자 다리는 이중으로 되어있다. 위에 있는 다리가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다리를 건널 때 밑을 보면 움직일 수 없다. 앞만 보고 아무 일 없을 것임을 굳게 믿어야 걸을 수 있다.

촐라체(Cholatse. 6,335m. 왼쪽 작은 봉우리)와 타부체(Tabuche)
▲ 촐자체와 타부체 촐라체(Cholatse. 6,335m. 왼쪽 작은 봉우리)와 타부체(Tabuche)
ⓒ 최성

관련사진보기


다리를 다 건널 즈음 오른쪽으로 촐라체(Cholatse. 6335m)와 타부체(Tabuche. 6495m)가 보였다. 촐라체는 6335m의 봉우리지만 북동쪽으로 오르는 길의 등반 난이도가 높기로 소문난 산이다. 박범신의 '촐라체'를 읽으며 산에 대한 인간의 애증을 느꼈는데 직접 눈으로 보는 촐라체는 흰색으로 보석처럼 빛났다.

라르자 다리를 건너면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까지 급한 경사의 산을 숨이 가쁘지 않도록 천천히 지그재그로 계속 올라야 한다. 경사가 심한 길을 짐을 맨 죱교와 자기 체중을 훨씬 초과하는 짐을 머리에 지탱하고 길을 밟는 사람들로 인해 길이 복잡해 질 때가 자주 있다.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에베레스트(Everest. 8,848m. 왼쪽), 구름에 쌓인 로체(Lhotse. 8,516m)
▲ 에베레스트와 로체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에베레스트(Everest. 8,848m. 왼쪽), 구름에 쌓인 로체(Lhotse. 8,516m)
ⓒ 최성

관련사진보기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에베레스트
▲ 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에베레스트
ⓒ 최성

관련사진보기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큐슘캉카루
▲ 큐슘캉카루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큐슘캉카루
ⓒ 최성

관련사진보기


에베레스트(8848m)와 로체(8516m) 봉우리가 잘 보이는 에베레스트 뷰(View of Mt. Everest)곳에 이르니 여자 3 명이 우리나라 귤과 비슷한 오렌지를 팔았다. 하나에 60 루피를 받았다. 누구나 지구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사진기에 담기위해 애썼다.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탐세르쿠(Thanserku. 6,618m)
▲ 탐세르쿠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탐세르쿠(Thanserku. 6,618m)
ⓒ 최성

관련사진보기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큐슘캉카루 연봉
▲ 큐슘캉카루 연봉 에베레스트 뷰에서 본 큐슘캉카루 연봉
ⓒ 최성

관련사진보기


일정한 대오를 이루어 산을 오르던 우리가 힘들어 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운행 속도에 차이가 생겼다. 그래도 전체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늦은 사람의 걸음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 이것이 집단의 힘이다.

남체바자르 입구 초소에서 군인이 우리 명단이 적어진 종이에 각자가 가진 사진기의 기종을 적을 것을 요구하였다. 사진기를 분실했을 때 이곳에 보관하고 있으면 내려올 때 찾아주기 위해서다.

남체바자르 앞에 병풍처럼 서있는 타르티카(Tartikha. 6,186m. 왼쪽 봉우리)와 콩데(Kongde. 6,086m)
▲ 타르티카와 콩데 남체바자르 앞에 병풍처럼 서있는 타르티카(Tartikha. 6,186m. 왼쪽 봉우리)와 콩데(Kongde. 6,086m)
ⓒ 최성

관련사진보기


입구에서 본 남체바자르
▲ 남체바자르 입구에서 본 남체바자르
ⓒ 최성

관련사진보기


남체바자르와 타르티카 콩데
▲ 남체바자르 남체바자르와 타르티카 콩데
ⓒ 최성

관련사진보기


타르티카(Tartikha. 6186m)와 콩데(Konggde. 6086m) 봉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남체바자르에 도착했다. 롣지가 많다. 루피화로 환전이 가능하고 토요일 마다 시장이 설만큼 분비는 곳이다. 바자르(Bazar)는 시장을 뜻한다.

날씨가 꽤 추운데 현지인 여자가 물이 흐르는 정비된 수로에 발을 담그고 맨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다. 일행이 사진을 찍으니 아주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산행도우미 말로 인도를 경유하여 이곳에 와 사는 티벳 사람일 수가 있어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라 한다.

남체바자르 3445m 지대에 위치한 '세르파 빌리지 롣지(Sherpa Village Hotel)'에 도착했다. 2층에 있는 숙소 창문을 통해 얼어붙은 폭포가 한 눈에 보이고, 타르티카와 콩데 봉이 보여 전망이 아주 좋다.

팍딩에서 묶은 숙소보다 훨씬 좁고 화장실은 공용이다. 씻을 곳이 없다. 고산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을 멀리 하는 것이 좋다.

라르자 다리를 건너고 나서 남체바자르까지 500m 정도 수직으로 오른 힘든 코스를 올랐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을 오르는 것은 수평의 안식에서 수직의 고통을 내 안에 담아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행위다. 서두르거나 어설프게 해서는 신의 허락을 얻을 수 없다.

히말리아에서는 오후 2시부터 바람이 불고 날씨가 흐려진다. 지금까지 좋은 날씨에서 산행을 한 것은 운이 아주 좋다고 할 수 있다.

남체바자르에서는 마을에서 협약을 맺어 살생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닭을 루크라에서 가져와 저녁식사는 닭볶음탕이 나왔다. 후식으로 귤과 차가 나왔다. "지금까지 매 끼니마다 기대를 저 버린 적이 없다."며 다들 즐거워하였다.

캉주마의 물 사정이 좋지 않아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 갔다가 다시 남체바자르로 돌아와 2 박을 하고 디보체로 가기로 인솔자가 내일 일정을 변경하였다.

저녁식사 후 난로가 피워진 가운데 두뇌회전이 대단히 빠르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와 낙관성을 잃지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김대중이 가져온 음향기기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음악을 감상하였다.

오후 8시 30분부터 머리가 조금씩 아프다. 가벼운 고산병 증세가 시작되고 있다. 이곳의 기압은 667mbar로 내가 평소에 생활하는 곳 보다 400mbar 정도 기압이 낮다.

축척 1:5,000
▲ 팍딩에서 남체바자르까지 축척 1:5,000
ⓒ 최성

관련사진보기


팍딩에서 남체바자르까지 산행개념도(이 개념도는 혜초여행사의 자료임)
▲ 산행개념도 팍딩에서 남체바자르까지 산행개념도(이 개념도는 혜초여행사의 자료임)
ⓒ 혜초여행사

관련사진보기


하늘의 별들은 카트만두에서 보다 더 가까워졌다. 높은 곳에 있는 건물의 불빛과 별들이 구분이 안 될 만큼 별들이 커졌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다.

머리가 아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 #촐라체, #타부체, #에베레스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이들을 놀게하게 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초등학교교사. 여행을 좋아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빚어지는 파행적인 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