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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가 싶더니 벌써 한해가 가고 설 연휴가 다가왔다. 얼마 전 고향 가는 표를 구하기 위해 전쟁을 치른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 볼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새벽부터 일어나고 또 밤을 새워 줄을 섰을 것이다.

반면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가족이 멀리 있어 그냥 서울에 머물러야 할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이번 설 연휴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고향 행을 포기했다면 홀로 또는 친구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숨은 여행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동 수단으로 지하철은 '빠름'을 사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색다른 풍경
 여행지에서 만난 색다른 풍경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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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기상청의 중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시작 날인 30일 오전과 내달 1~2일에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있다. 강수량은 평년(0~3mm)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기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큰 추위는 없을 전망이다. 본격적인 귀성이 시작되는 29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서울의 한낮 기온은 8℃로 예상된다.

연휴 첫날인 30일 아침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남북도과 전라남북도, 제주도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 비는 오후부터 점차 그치겠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3℃를 보이겠고 한낮 기온은 6℃로 예상된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대전 8℃, 광주 10℃, 부산 14℃, 제주 12℃ 등으로 예상된다.

설 당일인 31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큰 추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날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6℃, 대전 8℃, 대구 9℃, 광주 10℃, 부산 12℃ 등이다. 설 다음날인 2월 1일에는 전날과 비슷한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 서울의 한낮 기온은 7℃, 대전 9℃, 광주·부산 13℃ 등이다.

'황금연휴'에 고향에 가지 않는다면 혼자 집에 있기보다는 또는 가까운 곳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출·퇴근길에 경험했던 '지옥철'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을 빠져나간 덕분에 지하철 풍경은 한가로울 것이다. 여행은 편해야 한다. 일단 평소 신던 답답한 구두 대신 운동화나 등산화로 갈아 신고 길을 나서 보자.

4호선 안산역, 안산 원곡동 다문화 거리

 안산 다문화 거리의 먹거리들
 안산 다문화 거리의 먹거리들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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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추천 여행지는 4호선 안산역이다. 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원곡동 다문화 거리가 있다.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사람들과 내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거리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힌 간판과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들이 국적 불명의 거리를 걷는 듯 한 기분을 들게 한다.

다문화 거리는 세계 음식의 종합선물세트장이기도 하다. 네팔, 중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세계 각국의 음식과 두리안처럼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과일을 맛볼 수 있다. 중국식 꽈배기와 과자, 연변순대, 만두, 양고기꼬치, 닭발 등 이국적인 길거리 음식도 가득하다. 현지인들을 상대로 음식을 팔다보니 현지 스타일 그대로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골목골목마다 각국의 식료품점도 자리 잡고 있어 한국 마트나 시장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도 구할 수 있다.

3호선 안국역, 600년의 스토리가 흐른다

서울 종로구는 조선 건국 이후 현재까지 서울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조선왕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600년에 걸친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발자취를 짚어보고자 한다면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과 삼청동 그리고 인사동 길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주말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라 여유롭게 구경할 틈이 없고 평일엔 학교와 회사에 가느라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번 연휴를 활용해 보는 게 좋겠다.

사방으로 많은 골목이 뻗어나간 이 동네들은 모두 지하철 안국역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 때문에 하루정도 다리품을 팔면 이 일대를 속속들이 구경할 수 있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한 전통 거주지역으로 북촌길, 가회로, 화개길, 계동길, 창덕궁길 등이 얽혀있다. 삼청동 길은 동십자각에서 삼청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을 말한다. 인사동 길은 종로2가로터리에서 안국동오거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일대는 화랑, 공동품점, 노점상, 카페 등 이색적인 분위기의 가게들이 즐비하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여행명소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종로구에 밀집한 박물관으로 가보자. 이 일대에는 역사·전통·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서울의 박물관이 100여 개인데 종로구에 40여 개가 모여 있을 정도다. 박물관들은 경복궁에서 대학로 사이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편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호선 온양온천, 온몸의 피로 '스르르'

짧은 한파가 몰아쳤다가 또 미세먼지까지. 이번 겨울은 추위에 중국 발 미세먼지까지 겹쳐  몸이 꾀나 고단했을 것이다. 가뜩이나 건조한 피부가 더욱 지쳐있다면 1호선을 타고 온천여행을 떠나보자.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2시간이 채 안 걸려 온양온천역에 도착할 수 있다. 만약 이 시간도 길다고 느껴진다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급행열차를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은 그 역사가 길다. 백제 때는 온정(溫井), 고려시대에는 온수(溫水), 조선시대 이후에는 온양(溫陽)이라 불리며 13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특히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눈병 치료와 원기회복 차 온양에 들렀고 이후 세조, 현종, 숙종 등 여러 임금이 온궁을 짓고 휴양이나 병의 치료차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곳의 온천수는 54~60℃의 고온으로 피부 미용 및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고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온천수에는 칼륨,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염소철, 망간, 불소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이 효능은 온천을 하고난 후 피부가 매끈하고 뽀송뽀송해 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온몸이 풀어지면서 개운한 느낌이 든다. 온천수에 풀리는 몸처럼 그 동안 쌓였던 고민들을 함께 풀고 오는 것도 좋겠다.

4호선 명동역, 남산 등 서울의 경치가 한눈에

▲ N서울타워 뒤로 파란 하늘에 구름이 지나고 있다
 ▲ N서울타워 뒤로 파란 하늘에 구름이 지나고 있다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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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해발 265m)은 서울의 중심이다. N서울타워(前 남산타워) 광장 일대에는 '서울 중심점'(서울시 중구 예장동 산5-6)이 있다. 서울의 중심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국가기준점과 조형물이 지난 2010년 7월 설치됐다. 굳이 국가기준점을 보지 않더라도 남산을 올라가 보면 알 수 있다. 남산의 북쪽으로는 북한산, 남쪽으로는 관악산이 위치해 있는데 그 가운데 남산이 있어 남산을 기준으로 서울의 동심원이 그려진다.

그러나 남산이 본래 서울의 중심은 아니었다. 조선 개국과 함께 한양이 도읍지가 됐을 때 남산은 그저 남쪽을 지키는 요새였다. 당시 북악산 기슭에 궁궐을 짓고 바라보니 남쪽에 산이 있어 남산이 됐다. 그래서 남산으로 불리게 됐지만 남산의 다른 이름은 '목멱산((木覓山)'이다. 이는 남쪽 산을 뜻하는 순우리말 '마뫼'를 한자음으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남산을 방문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남산 주변을 돌아가는 모든 노선(명동역·충무로역·동대입구역 등)의 지하철역에서 남산으로 가는 순환버스가 운행된다. 순환버스를 타고 둘레길 입구에서 내려도 되고 정상 바로 밑에 있는 N서울타워 주차장까지 갈 수도 있다.

또 지하철역부터 걸어갈 수도 있다. 남산 둘레길과 연결돼있는 길은 모두 15개다. 이 가운데 지하철역에서 곧장 걷기를 시작할 수 있는 곳은 명동역과 동대입구역, 회현역 등이 인기가 있다. 자가운전은 남측순환로나 소월길을 이용해 N서울타워(남산타워)까지 갈 수 있다. 남산도서관 앞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남산공원은 1910년 처음 공원으로 개발됐다. 당시에는 '한양공원'이라는 고종의 친필석비가 있었다. 이후 1962년 케이블카가 설치됐고 남산 도서관이 생겼다. 1975년 남산타워를 완공하고 현재는 'N서울타워'로 명칭을 변경했다. 공원 정상부에는 팔각정과 N서울타워 등이 있어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 혹은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N서울타워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있고 팔각정은 서울에서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한편 남산은 겨울에는 그늘이 많아 다소 추운 감이 있지만, 봄이 되면 남산순환로에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전하고 녹음이 짙은 여름에는 숲 그늘로 충분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2호선 선릉역, 빌딩 숲에 자리한 왕릉

정릉
 정릉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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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주변 공원에라도 나가고 싶어진다. 미리 예약을 해 두지는 않았지만 당일치기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사람들은 1~2시간 거리의 서울 근교 지역을 떠올린다.

한국도심공항과 코엑스 등으로 유명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이곳의 현대식 빌딩 숲에 자리 잡은 삼릉공원 안에 선릉이 있다.

조선 9대 임금인 성종(조선 9대 왕)과 그의 계비인 정현왕후(貞顯王后) 윤씨의 무덤이 선릉(宣陵)이다. 또 아들 중종(조선 11대 왕)의 능인 정릉(靖陵)을 포함해 이름이 선정릉(宣靖陵)이다. 중종의 능(정릉)과 함께 1970년 5월 26일 사적 제199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선릉은 왕릉과 왕비릉이 서로 다른 언덕에 있는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 형식으로 돼 있다. 동원이강릉이란 하나 이상의 봉분이 각각 다른 언덕에 조성된 능을 말한다. 선릉의 경우 왼쪽 언덕에 정현왕후의 능이 있고 오른쪽 언덕에 성종의 능이 배치돼 있다. 성종의 봉분에는 병풍석과 난간석을 모두 세웠지만 정현왕후의 봉분에는 병풍석 없이 난간석만 둘려져 있다. 중종의 무덤인 정릉 앞에는 돌길이 두 군데 있는데 한곳은 '신도(神道)'라고 적혀 있다. 신도는 '신성한 혼의 길'이라는 뜻으로 관람객의 출입이 금지 돼 있다.

선릉에 잠든 성종은 학문을 좋아하는 호학의 군주로 알려져 있다. <경국대전>과 <국조오례의>등을 완성하고 <동국여지승람>, <동국통감>을 편찬했다. 또 세종 때 간행 된 <삼강행실도>를 한글로 번역해 한글판 <삼강행실도>를 완성·보급됐다.

2호선 선릉역과 삼성역을 사이에 있는 선릉과 정릉 일대에는 많은 빌딩이 있지만 삼릉공원 안으로 들어오면 울창한 숲이 있고 그 사이로 산책로도 있어 혼자 또는 가족과 걷기에 알맞다. 

이 부근은 본래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 서학당동이었는데 서울시로 편입되면서 현재의 소재지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곳이 능지로 선정된 것은 1495년(연산군 1년)에 성종의 능인 선릉이 들어서면서부터였다. 그 뒤 1530년(중종 25년) 성종의 계비인 정현왕후 윤씨가 죽자 이 능에 안장했다.

이곳은 평소엔 1000원(성인 기준)의 관람요금이 있다. 하지만 이번 설 당일인 31일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입장'을 허용한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서울지하철여행, #날씨, #지하철여행, #남산, #설 연휴 가볼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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