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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무렵의 논물대기는 그해 농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하지 무렵의 논물대기는 그해 농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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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일·토)은 일 년 중 곡식의 씨뿌리기에 가장 알맞다는 절기, 하지(夏至)다. 하지는 여름의 4번째 절기로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든다.

이날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태양이 가장 남쪽에 있을 때로 하루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떠올랐을 때의 높이)가 가장 높아진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하지에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낮다.

따라서 정오의 태양 높이가 가장 높기 때문에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 된다.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는다. 그리고 이 열이 쌓여 하지 이후로는 기온이 상승해 몹시 더워진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하지인 오늘 서울(동경 126도 58분 1초, 북위 37도 32분 59초)의 해뜨는 시각은 오전 5시 11분 3초, 해지는 시각은 오후 7시 56분 31초로 낮 길이는 무려 14시간 45분 27초에 이른다.

강원도, 하짓날 밥에 감자 넣어 먹는 풍습 지녀

예부터 강원도 평창군 일대에서는 하지 무렵 감자를 캐어 밥에 하나라도 넣어 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고 믿었다. 때문에 "하짓날은 감자 캐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이다"라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또한 하지가 지나면 보리가 마르고 알이 잘 배지 않는다고 하며, 하지가 지나면 감자 싹이 죽기 때문에 '감자 환갑'이라는 말도 전한다. 이날은 '감자천신한다'고 해서 감자를 캐어다가 전을 부쳐 먹기도 했다.

강원도는 해발 600m 이상의 고랭지이고 일교차도 커서 감자가 크는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곳 감자는 9월 중순에서 말쯤 출하된다.

하지만 올해는 감자 농사의 '흐림'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감자의 주산지인 강원도 지역은 올 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던데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아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줄기가 말라 제대로 크지 않았다. 가뭄 걱정을 하고 있던 중에 최근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우박으로 인한 피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 제주도, 전라도와 충청도 등 전국 곳곳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있다. 지역마다 감자를 출하하는 계절이 달라 거의 사계절 모두 햇감자를 먹을 수 있게 됐다. 감자는 비타민C와 칼륨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 좋은 음식이다.

과거 전라도 지역에서는 하지(음력 5월경)를 전후로 수확하는 햇감자를 가리켜 '하지감자'라 했으며 보통 때 감자를 '고구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국내 한 외식업체인 비비고에서는 여름 신메뉴 중 하나로 '전라도 하지감자'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논에는 물이 장수"라는 속담도 전해져

음력 5월 중에 드는 하지는 대개 모심기가 끝나는 무렵이다. 따라서 하지 이후에는 논이 마르지 않게 물을 대주어야 모가 잘 자란다. 그래서 나온 속담으로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가 있다. 이때가 되면 농부들은 발을 벗고 살아야 할 만큼 바빠진다는 뜻이다.

혹여 가뭄이라도 들면 더더욱 논에서 벗어날 틈이 없다. 농부가 물꼬에 발을 담그고 산다는 말에는 논물대기가 그해 농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물이 넉넉해야 벼농사가 잘 되기 때문. 이외에 "논농사는 물농사", "논에는 물이 장수"라는 속담도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하지, #하지감자, #감자, #남중고도, #낮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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