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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무용 독립학부제 학제 개편에 반발해 퍼포먼스 및 피케시위 중인 숙명여대 무용과 학생들
 체육·무용 독립학부제 학제 개편에 반발해 퍼포먼스 및 피케시위 중인 숙명여대 무용과 학생들
ⓒ 차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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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무용과 학생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체육·무용 독립학부제 절대 반대합니다."
"체육·무용 독립학부제 운영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학제 개편의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디어학부의 독립학부제 폐지 및 단과대로의 편입에 대한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에 이어, 무용과에서도 학교 측의 학제 개편에 반발한 학생들의 공동행동이 이어졌다.

4일, 오전에 학생회관 앞에 모인 학생들은 성명서 발표, 퍼포먼스 및 피켓시위를 통해 ▲ 체육·무용 독립학부제 반대 ▲ 음대 소속으로의 개편을 요구했으며, 그 외에도 ▲ 무용 이론 수업에서의 종교 강요 중단 등을 요구했다.

길거리로 나선 숙대 무용과 학생들... 왜?

숙명여대 재학생, 대학원생, 졸업생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학과의 발전과 무관한 결정이라며 무용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학제 개편을 비판하고, 음대로의 개편을 주장했다.

또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더 이상 체육과와 무용과를 함께 놓고 생각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면서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의 주인인 우리들의 수렴된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주시길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무용과 학생들의 공동행동이 있게 된 배경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숙명여대 무용과와 체육교육과는 성격이 사뭇 다른 이과대에 수십 년 간 속해 있었다. 이에 숙명여대 측은 올해 음대, 미대, 무용과, 체육교육학과를 예술대학으로 묶는 학제 개편안을 추진하다 반발에 부딪혔고, 이어서 체육교육과를 사회과학대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학생들의 빈축을 샀다. 이후 체육·무용 독립학부제가 체육교육과 교수 및 무용과 교수 2명 사이에서 논의되었고, 무용과 학생들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 숙명여대 무용과에 재학 중인 A양(26)은 체육·무용 독립학부제 개편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공지도,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과 대표 메일이 아니라 교수 개인 메일로 개편 소식이 전해졌다"고 밝힌 A양은 "학생들에게 따로 공지된 바가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제 개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학과장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학제 개편에 대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조차 없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제 개편에 대해 '혹시 무용과도?'라는 생각에 조교와 교수들에게 개별적으로 무용과에 대한 학제 개편 사항이 있는지 물어봐 가면서 소식을 알게 되었고, 체육·무용 독립학부제에 대해 반발한 학생들은 숙명여대 커뮤니티인 '숙명인 게시판'에 본격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숙명여대 무용과 학생들이 학제 개편에 반발해 커뮤니티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숙명여대 무용과 학생들이 학제 개편에 반발해 커뮤니티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 차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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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 개편안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모아지자 모임을 가진 학생들은 재학생, 대학원생, 졸업생 간 회의를 거쳐 7월 3일부터 공식적인 공동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현재 풍물패와 몸짓, 피켓시위,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학교 측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7월 중순경 학교 측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있을 때까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아래는 숙명여대 무용과 A양(26)외 2명과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무용과, 오히려 음대 쪽에 가까운데..."

- 학제 개편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제 알게 되었나?
"학생들에게 따로 공지된 바가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제 개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학과장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학제 개편에 대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조차 없었다."

- 학제 개편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공식적으로는 알려진 바가 없고 학생들이 주변 학부, 학과에 대한 학제 개편 소식을 듣고 궁금증이 생겨서 개별적으로 물어가며 구두상으로 알게 되었다. 6월 중순 즈음부터 차츰차츰 알려지게 되었고, 숙명여대 커뮤니티인 '숙명인 게시판'을 통해서 학생들이 학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면서부터 이와 같은 사실들이 알려졌고, 학생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게 되었다."

- 체육·무용 독립학부제를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학생들 대다수의 입장은 체육·무용 독립학부제로 가는 것보다는 단과대에 속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독립학부가 유지되고 있는 곳이 많지가 않다.

일례로 본교에서 독립학부제를 운영 중인 영어영문학과는 2015학년도 모집요강 기준으로 98명이지만, 무용과는 40명에 불과하고, 곧 34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체육·무용 독립학부를 하겠다고 했는데, 무용과와 체육교육과에서 각각 1명의 학부장을 두는 것이 아니라 두 학부에서 1명의 학부장을 두는 것이다.

혹자는 무용과 체육 모두 몸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같이 묶일 수 있다고 보지만, 무용은 성격상 체육과와는 많이 다르고 오히려 음대 쪽과 연계되는 것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화여자대학교의 경우 음악대학에 무용학과를 두고 있다. 그래서 체육과와 무용과를 같이 두고 학제 개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학과 내 교수들의 의견은 어떠한가?
"무용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체육·무용 독립학부제를 찬성하는 의견도 있고, 안 된다는 입장도 있다. 체육·무용 독립학부제에 대해서는 현재 교수님 두 분이 찬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무용과 교수 4명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 2명의 동의만으로 여기까지 진행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더 큰 문제는 학제 개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업 중에 종교강요... 불만 많았다"

- '무용이론' 수업에서의 종교 강요는 어떤 이야기인가?
"2011년 6월 8일자 헤럴드 경제 기사 '<비전코리아> 숙명여대 무용과, 춤으로 전하는 복음... 기독교 무용의 개척자'를 보면, 무용이론을 가르치는 박순자 교수에 대해 "매 수업 시간 10분 동안 복음전파는 물론 '그리스도인에게 예술의 철학은 무엇인가' 등 교재도 기독교 교재로 교체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실제로 수업에서 이와 같은 종교 강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도 이 같은 이론 수업에 불만이 많아서 2011년부터 계속 강의평가에 의견을 개진했지만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강의 평가로 해결될 수 없다면, 학교 측과 이에 대해서 직접 논의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공식적인 공동행동은 언제부터 이루어졌으며 언제까지 진행할 예정인가?
"7월 3일부터 진행했으며, 학교는 현재 개편 사항에 대해 조율 중에 있다고 알고 있다. 7월 중순경 학교 측의 입장발표가 있을 예정인데, 그때까지 행동할 계획이다."

- 공동행동의 대표는 누구인가?
"모두의 의견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대표자라고 할 수 없다. 무용과 재학생, 대학원생, 졸업생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 이후 대응 방안은 어떠한가?
"이후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학교 측의 입장 발표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학제개편에 대한 무용과 공식 성명서
존경하는 황선혜 총장님!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학제개편으로 인하여 공식 성명서를 비롯하여 서명서 까지 제출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저희 무용과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 할 필요성을 느껴 이에 무용과 학부생, 대학원생을 비롯하여 졸업생이 자발적으로 모여 한 마음, 한 뜻으로 낸 의견을 모았습니다.

저희 무용과는 총장님께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우리들은 체육, 무용 독립학부제로 학제가 개편되는 사항에 대해 반대합니다. 이 학제 개편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편입니까?
우리는 발전기대를 하기 어려운 체육, 무용 독립학부로서의 변화를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둘째, 우리가 애초에 제시하였던 음악대학에 소속되게 해주십시오!

존경하는 황선혜 총장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더 이상 체육과와 무용과를 함께 놓고 생각하는 일은 없어져야 합니다. 무용과의 예술성과 존재성으로 무시된 학교 정책에 대해 우리는 절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선진 여성인재로 활동하기 위해 숙명여자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우리 무용과의 예술성과 존재성이 존중된 발전적인 방향으로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의 주인인 우리들의 수렴된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주시길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2014년 7월 4일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
재학생, 대학원생, 졸업생 일동



태그:#숙명여자대학교, #학제 개편, #무용과, #독립학부제,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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