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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노동인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으로 구성된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박종훈 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다.

51.7% '현재 하고 있거나 해본 적이 있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4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4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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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이날 '2014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센터는 지난 6~8월 사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동인권 교육을 벌이고 실태조사를 벌였는데, 716명이 낸 응답 자료를 분석했다.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노동법률 교실이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92.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교육내용이 잘 전달되고 인지되었느냐"는 질문에 93.0%가 '이해되었다'고 대답했다.

청소년을 위한 노동법률교육의 지속적인 필요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가 65.8%, '필요하다'가 28.5%였다. 응답자 18.9%만 노동법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고, 81.1%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경험 유무를 묻는 질문에, 51.7%가 '현재 하고 있거나 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해 절반 이상의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아르바이트 종류는 음식점 서빙·배달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전단지 배포, 편의점 등이었다. 청소년한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업종인 PC방, 당구장, 만화방, 술집, 노래방, 비디오방, 카페 등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있었고, 건설현장 일용직과 경비업체 용역, 심부름센터, 제조업 공장, 미용실 보조 등도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는 '용돈 마련'(24.6%)이 가장 많았다. 어떤 부당 대우를 받았느냐에 '사장·상사·손님한테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처음 약속한 것과 다른 일을 추가로 시켰다', '임금을 제 날짜에 못 받은 적이 있다'였다.

부당한 대우의 대처에 대해, 청소년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참고 일했다'(29.7%), '일을 그만 두었다'(29.1%), '그냥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조심했다'(13.1%), '부모·교사·상담소·노동부 등에 도움을 받았다'(5.6%),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되는지 몰랐다'(6.9%) 등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를 발표한 백성덕 경남비정규직센터 상담팀장은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최저임금도 못 받거나 야간노동을 하기도 하고, 기업체 현장 실습의 값싼 노동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은 사회 첫발부터 쓴맛을 경험하고, 핍박받는 '노동자성'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어 문제다"고 말했다.

박종훈 "거대한 기득권의 압력 때문은 아닌지"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4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데, 박종훈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4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데, 박종훈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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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종훈 교육감은 "청소년들이 노동법조차 몰라 노동․임금착취가 수없이 반복되고,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은 취업하면서 제대로 된 노동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취업현장에 나가는 게 심리적 두려움은 클 것이고, 이에 대해 사전에 교육해서 자신감 있게 취업현장에 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이들 95% 이상은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피고용자로서 월급을 받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노동인권 교육은 당연한데도 현실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거대한 기득권의 압력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한테 노동인권 교육을 하면 사용자를 공격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경험은 평생을 간다고 할 수 있는데, 사회 진출을 두려워하고 실망하게 된다면 문제다"며 "청소년들한테 노동인권을 위해 제대로 소통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덕 상담팀장은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노동기본권, 안전과 보건에 관한 권리, 남녀 고용평등에 관한 권리 등 노동인권 교육을 필수 교과과정으로 포함시키고, 교육의 내용을 내실있게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권고했지만, 현재 학교에서는 노동인권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독일의 경우 학교에서 사용자그룹과 노동자그룹으로 학생들을 나눠 '모의 교섭 연습'을 하고, 프랑스에서는 '일터에서의 투쟁과 협상'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며 "외국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날 민주노총 경남본부 김재명 본부장과 김진호 사무처장, 김성대 비정규직담당국장, 최영숙 경남비정규직센터 상담팀장, 하경남 전교조 경남지부 실장은 경남도교육청 학생안전과 담당자들과 '실질적인 노동인권 교육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4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는데,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청소년네트워크는 2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4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에 따른 소통과 공감의 생각 나눔" 시간을 가졌는데,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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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동인권,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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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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