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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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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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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서 부끄럽다고 하고, 유배돼서 유배됐다고 하는데 뭐가 잘못됐습니까? (…) MBC는 칼을 잘못 택했습니다. (직원을) 싹둑 자르면 그냥 피 흘리고 도망갈 줄 알았겠죠. 그러나 그 칼이 법을 찔러서, 시청자들 심장을 향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섰습니다. 어디 한번 끝까지 가봅시다."

마이크를 잡은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옆에 선 언론계 관계자들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23일 오전, 서울 마포 상암MBC 신사옥 앞에서 '권성민 MBC PD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앞서 21일 MBC는 취업규칙 위반 등을 근거로 권PD 해고 결정을 밝혔다(관련기사: MBC, '유배생활 웹툰' 올린 PD에 '해고').

권 PD는 지난해 12월부터 총 3회, 직접 그린 '예능국 이야기' 웹툰을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사측은 권 PD가 지난해 6월 실명으로 자사의 세월호 보도를 비판한 인터넷 게시글(관련기사 보기)도 문제 삼아 "반성의 의지가 없다"라면서 해고를 결정했지만, 이를 두고 언론계 안팎의 반발이 거세다. 전날인 22일도 민주언론시민연합과 한국방송인총연합회 등에서 "우리가 권성민이다"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지난 21일 해고 결정을 받은 권PD가 페이스북에 올린 웹툰 내용. 여기에는 자신이 비제작부서로 인사 조치를 받은 것과 관련, 일상을 담담히 그리면서도 다시 예능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있다.
 지난 21일 해고 결정을 받은 권PD가 페이스북에 올린 웹툰 내용. 여기에는 자신이 비제작부서로 인사 조치를 받은 것과 관련, 일상을 담담히 그리면서도 다시 예능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있다.
ⓒ 페이스북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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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시민단체 모임인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MBC공대위) 주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 MBC노조(전국언론노조) 이성주 위원장도 참석했다. 발언 차례가 돌아온 이 위원장은 마이크를 잡은 뒤 약 10초간 침묵했다. 얕은 한숨을 내쉬며 그가 처음 내뱉은 말은 "참담한 심정"이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제가 이렇게 언론인들 앞에 서 있는 게 가능한지, 기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 앞에서 노조위원장으로서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바보가 아닌 이상 권 PD도 자신에게 닥칠 어려움과 고통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왜 글을 올렸을까요. 그 이유는 하나, '양심'이었을 겁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문제가 된 웹툰에서도 저는 회사에 대한 사랑과 예능국에 대한 그리움, MBC가 국민 앞에 제대로 서길 바라는 안타까움을 봤다"라면서 "경영진의 해사 행위는 이번 해고를 기점으로 도를 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해고는 최근 프랑스에서처럼 사회를 들불처럼 달구고, 'MBC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PD, 23일 오후 재심 신청 예정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던 중 MBC보안요원이 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이 중단 되기도 했다.
▲ 채증하는 MBC보안요원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던 중 MBC보안요원이 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이 중단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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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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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무한도전' 로고를 패러디 해 만든 '무한해고' 피켓을 들고 섰다. 사측의 '해고' 징계를 비판하는 뜻이었다. 이어 "MBC는 권 PD 부당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보복인사 편파보도 즉각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은 40분가량 이어졌으나, MBC 보안요원으로 추정되는 직원의 카메라 채증(증거채집)으로 인해 두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김종철 MBC공대위 공동대표는 "언론인이라는 이름으로 MBC사옥 앞에 서 있는 게 부끄럽다"면서 "표현의 자유도 없고, 인권이나 언론인 생존권도 하루아침에 말살해버리는 이런 언론사를 과연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MBC는 마치 조선시대 칼춤을 추는 망나니 같다, 뭘 더 반성하라고 할 수도 없는 비인간적 행태 앞에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꼬집었다.

MBC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SNS 웹툰 게재가) 해고 사유가 되는가, 박정희·전두환 군사 독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블랙코미디"라면서 "시청자 알 권리까지 박탈하려는 MBC의 파시즘적 행동을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주 회의를 통해 MBC에 대한 국민적 시청거부운동, 권 PD 구명운동 계획 등을 본격적으로 펼쳐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 PD는 이날 오후 사측에 이번 징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주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그러나 경영진 태도로 볼 때 재심 요청이 잘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사측은 21일 해고결정 보도자료에 이어 22일도 '누가 누구를 망나니라 하나'라며 노조 비판 보도자료를 낸 상태다.

"웹툰 하나가 그렇게 무섭나" 뿔난 언시생들 
권성민 MBC PD는 2012년 1월 약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MBC 예능 PD로 임용됐다. 현재 입사한지 만 3년이 채 되지 않은 신참 PD인 것. 특히 2012년 초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합격후기(링크)를 인상깊게 읽은 사람들이 이를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으로 퍼 나르면서, 언론인지망생들 사이에서 이번 해고조치를 두고  안타까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크다.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모임인 다음카페 '아랑'에도 최근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권성민 PD 힘내라, 힘내라는 말 밖에 못해서 미안하지만 응원하고 있다(hinan*****)", "권PD의 웹툰이나 공개반성문은 토씨하나 틀린 말 하나 없으니 기죽지 마시라, 시대가 하수상할 뿐 당신 잘못은 하나도 없다(passi*****)"는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닉네임 '되돌아가기'를 쓰는 한 이용자는 이와 관련해 "파업 직전에 공채로 들어온 권PD는 MBC 황금기에 입사했던 것"이라며 "MBC는 불과 3~4년 전만 해도 언론인지망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언론사 1위를 차지하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변해버려서 정말 안타깝다"고 적기도 했다.

방송사PD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허아무개(27, 부산 진구 초읍동)씨는 이번 해고조치를 두고 "PD는 기본적으로 창작하는 사람인데, 거기에서 '창작의 자유'를 빼앗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허씨는 "웹툰 하나가 그렇게 무서운가, 권PD 개인의 블로그나 SNS까지 검열하는 것이 MBC의 현재 상황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태그:#MBC 해고, #권성민 PD 해고, #MBC 노조, #MBC 공대위, #MBC 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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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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