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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훈 씨가 개발한 버섯 체험용 키트 '자라라'. 남녀노소 누구나 버섯을 키울 수 있는 체험용 상자다.
 차주훈 씨가 개발한 버섯 체험용 키트 '자라라'. 남녀노소 누구나 버섯을 키울 수 있는 체험용 상자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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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재배를 떠올리면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배지(배양액)도 중요하지만,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버섯을 안방에서 키울 수 있다면 어떨까.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까지도 손쉽게 기를 수 있다면. 내가 직접 키운 버섯을 따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버섯, 우리 몸에 좋잖아요. 사람들도 버섯의 생리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요. 일반인들이 버섯 재배사를 구경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보셨다시피, 재배사에 가면 출입금지 간판이 붙어 있잖아요. 이 버섯의 재배법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죠."

버섯 체험용 키트(kit)를 만들어낸 차주훈(30, 전남 장흥군 안양면) 씨의 말이다.

차씨가 선보인 버섯 키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버섯을 키울 수 있는 체험용 상자다. 전처리 과정을 모두 거친 배지를 상자에 넣고 키우는 것이다. 체험 가능한 버섯도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 등 6종에 이른다.

버섯 재배로 가업을 잇고 있는 차주훈 씨. 버섯 재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버섯 재배로 가업을 잇고 있는 차주훈 씨. 버섯 재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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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훈 씨가 개발한 버섯 체험용 키트.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귀엽게 만들었다.
 차주훈 씨가 개발한 버섯 체험용 키트.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귀엽게 만들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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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려서부터 버섯을 보며 자랐어요. 부모님이 버섯 종균 분양센터를 운영하셨으니까요. 저에게는 버섯이 새로울 게 없는데, 우리 집을 찾아온 친구들이나 외지 분들은 그게 아니었어요. 버섯의 성장 과정을 보면서 무척 신기해하더라고요."

차씨는 자신의 경험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게 체험용 키트라고 했다. 그래서 키트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이름도 '자라라'다. 병을 이용한 버섯 재배와 봉지를 이용한 재배 기술을 접목시켰다. 버섯의 초기 발아를 도와주는 플라스틱 캡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들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온도계와 습도 조절을 위한 스프레이를 포함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상상력이 담긴 그림을 박스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겉모습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차주훈 씨가 버섯 체험용 키트 '자라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라라는 차 씨가 개발한 버섯 체험용 상자다.
 차주훈 씨가 버섯 체험용 키트 '자라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라라는 차 씨가 개발한 버섯 체험용 상자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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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을 직접 키우면서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여줄 것으로 봅니다. 자연학습에도 도움이 되고요. 어린이들은 버섯을 잘 먹지 않잖아요. 그 어린이들이 버섯에 흥미를 느끼면서 또 먹어보면, 식생활의 변화까지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차씨의 예상이다. 그가 만든 버섯 체험용 키트를 이용하면 버섯을 1주일 만에 다 키울 수 있다. 수확도 가능하다. 그것도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세 번 정도 나눠서 할 수 있다. 버섯 체험용 키트의 가격은 개당 1만3000원. 주문이 들어오면 전처리 과정을 거쳐 사흘 뒤에 키트와 함께 보내준다.

"올해 1000개 정도 보냈어요. 아직은 미약하죠. 그렇지만 매출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버섯의 생리를 알고, 버섯이 맛있고 우리 몸에도 좋다는 걸 안다는 게 더 중요하죠."

차주훈 씨가 버섯재배사에서 병버섯을 들여다보고 있다. 차 씨는 가업을 잇고 있는 2세 버섯 재배농이다.
 차주훈 씨가 버섯재배사에서 병버섯을 들여다보고 있다. 차 씨는 가업을 잇고 있는 2세 버섯 재배농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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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훈 씨가 버섯 종균센터 앞을 걷고 있다. 차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남 장흥에서 버섯을 재배하며 가업을 잇고 있다.
 차주훈 씨가 버섯 종균센터 앞을 걷고 있다. 차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남 장흥에서 버섯을 재배하며 가업을 잇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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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의 눈은 오늘보다 먼 앞날을 보고 있다. 어린이들이 버섯을 좋아하면 자연스레 부모들이 버섯을 구입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어린이들을 미래의 고객으로 보고 있었다. 당장 그의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어린이들의 건강과 버섯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는데 생각이 닿아 있다.

차씨가 오늘도 이 키트로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다.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의 교육용으로도 적극적으로 보급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앞으로는 어린이들이 농장에 와서 버섯의 생육과정을 보고, 직접 수확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그 버섯으로 요리를 해서 먹는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체험마을을 운영해 보려고 합니다. 버섯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버섯과학관도 그려보고 있습니다."

차씨의 다부진 각오다.

차 씨는 장흥에서 삼광버섯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가업을 염두에 두고 대학에서 응용미생물학을 전공했다. 2012년 식물의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버섯 재배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의 아버지(차준돈, 63)는 버섯의 종균 생산과 재배를 총괄하고 있다. 차 씨는 버섯 재배와 함께 체험농장 운영을 맡고 있다.

차주훈(왼쪽) 씨와 그의 아버지 차준돈 씨가 버섯 재배사에서 함께 섰다. 현재 아버지가 버섯의 종균 생산과 재배를 총괄하고 있다. 아들 주훈 씨는 버섯 재배와 함께 체험농장 운영을 맡고 있다.
 차주훈(왼쪽) 씨와 그의 아버지 차준돈 씨가 버섯 재배사에서 함께 섰다. 현재 아버지가 버섯의 종균 생산과 재배를 총괄하고 있다. 아들 주훈 씨는 버섯 재배와 함께 체험농장 운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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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차주훈, #버섯체험키트, #자라라, #차준돈, #삼광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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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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