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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케이팝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케이팝 관련 기사가 올라오고 눈을 감았다가 뜨면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데뷔를 한다. 요즘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을 적으라면 1순위가 연예인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 아이들은 어떨까? 북한은 '외교관', 미국은 '히어로', 중국은 'CEO'라고 한다. 미국 아이들이 히어로를 꿈꾼다는 사실이 다소 재밌긴 하지만 아이들의 장래희망을 통해 현재 그 나라에서 무엇이 가장 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케이팝 스타 중심에 있는게 아이돌 스타라는 것인데 이 아이돌 스타들에게 중요한 것은 물론 '노래'가 1순위겠지만 그들의 노래에 화려한 날개를 달아줄 '춤' 또한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남자 아이돌들의 화려한 군무, 여자 아이돌의 섹시댄스 한국 케이팝에서 노래와 춤은 바늘과 실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춤이라는 것이 위와 같은 춤추며 노래하기 위한 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롯이 춤을 추기 위한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기 위한 춤들도 있다. 우리는 이것을 '스트리트 장르'라고 부른다.

'스트리트 장르'란 원어 그대로 길 거리의 춤이라는 뜻인데 저자가 오늘 개하고자 하는 춤은 스트리트 장르 중에서도 '비보이(B-boy)'라는 장르이다.

비보이란 'breaking-boy' 로써 브레이킹 댄스를 추는 남자를 일컫는다. 요즘엔 여성들도 이 댄스장르에 관심을 가지면서 '비걸'(B-girl)이라는 이름을 가진 댄서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남자 아이돌 중에서도 비보이 장르를 한 아이돌이 하나 둘 씩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비보이라는 장르가 남자 아이돌들이 보여 줄 수 있는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아크로바틱에 충족하는 춤이라는 점에 있다. 최근에 <런닝맨>에 출연하여 더키와 배틀을 펼친 GOT7의 제이비 그리고 박재범이 대표적인 비보이 출신 아이돌이다. 자 그럼 한번 이 비보이란 장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비보이 nike
 비보이 nike
ⓒ Bae Dongw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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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나이키 프리즈(Nike Freeze)라고 불리는 프리즈인데  물구나무 상태에서 다리 모양이 유명 상표인(nike)를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비보이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를 수 있는 모습이 아마 이 모습일 것이다. 본인 또한 비보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기술이 이 프리즈였다.

나는 현재 대학교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다 '올 클리어(ALL CLEAR)'라는 댄스 동아리 소속인데 이 동아리는 스트리트 장르와 방송댄스(방송댄스란 아이돌들이 추는 춤과 같은 춤을 따라서 추는 춤등을 의미한다)를 함께 하는 동아리이다.

동아리를 처음 들어갔을때는 방송댄스와 같은 커버댄스가 하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거기에 있던 동아리 형이 비보이라는 장르를 알려주어서 비보이를 시작하게 됐다. 태어나서 처본 춤이라고는 개다리 춤밖에 없는데 처음 배운 춤이 '비보이'였다. 게다가 동아리 내에서 내 별명은 '막대기'였다.

춤을 처음추는 입장에서 비보이라는 장르는 엄청 힘든 장르였다. 제 몸 가누기도 힘든 몸을 꺼꾸로 매달려 물구나무도 스고 그 상태에서도 무언가를 하는 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춤' 이었다. 동아리원들이 내 몸짓을 보고 한숨을 내쉴 지언정 내 숨이 차오르는 그 느낌이 좋았고 그렇게 수많은 공연을 하며 지금은 얕은 실력이지만 비보이란 춤을 배우고 싶은 후배들에게 가르쳐는 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보통 비보이들이 파워무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무브가 '윈드밀'이라는 기술인데 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윈드밀에 대해  말하실 때 '그 있잖아 바닥에서 뱅글뱅글 도는 기술' 정도로 알 고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온전히 제대로 하는데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춤을 막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했을 경우 '4~5개월' 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춤의 기술 하나를 하는데 저정도에 시간이 걸린다. 저 또한 쉬지 않고 했을 때의 이야기 이고 더 나아가 파워무브의 꽃인 '에어트랙'이라는 기술을 하는 데에는 자그마치 '1년' 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들 한다.

물론 비보이의 전부가 파워무브는 아니다. 그들의 춤은 크게 네개로 나뉘는데 서서 추는 '톱락'(toprock), 바닥에 손을 대고 발을 움직이는 무브인 '풋워크'(footwalk), 그리고 바닥에 몸을 붙어 열심히 바닥 청소를 해주는 '플로어'(floor), 그리고 흔히들 뱅글뱅글 돈다고 표현하시는 '파워 무브'(power move), 이 네 가지다.

또 하나 이춤을 배우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그 안에 내재되어있는 철학 같은 것이었는데 비보이를 배우면서 가장 먼저 배운건 물구나무도 풋워크도 아닌 '리스펙트'(Respect)였다.

비보이 장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관심이 있다면 '배틀'이라는 것을 한번쯤은 보거나 들어봤을 텐데 배틀하는 도중에는 서로를 죽일 것처럼 달려들고 도발하지만 배틀이 끝나고 나서는 서로 달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포옹와 인사를 나눈다. 이것이 나에게 비보이라는 장르를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댄서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엄청난 파워무브도 음악을 가지고 노는 무브도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는 리스펙트인 것이다.

비단 이것은 댄서들만의 덕목은 아닐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사회를 보면 서로 헐뜯고 비방하기 바쁘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찾아 볼 수 없다. 10대, 20대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보며 너무나도 쉽게 '헬조선'이라고 내뱉어 버리고 서로 일상을 공유하고 나누라던 취지의 소셜 네트워크는 공개적인 비방의 장과 지나친 유해 사이트의 광고로 인해 오염돼버렸다. 그리고 10대들은 그 오염된 오물을 어떠한 정수장치의 여과없이 마시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댄서들의 순수한 열정인 리스펙트를 배울 필요가 있다. 자신의 춤은 보여주되 자신과 다른 춤이라 해서 못춘다고 해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비방하면 안된다. 각자 자신의 춤을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이 있는 것이고 그 노력은 오롯이 그것으로서만 존재해야 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가치관과 살아온 인생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깍아내리거나 무시하는 행위는 정의롭지 못하다.  각 국의 어린이 들의 꿈이 다르다고 해서 연예인이 더 멋있어!, 히어로가 더 멋있어!, 외교관이 더 멋있어! 너넨 우리보다 못났어 라며 자신의 꿈과 남을 비교 하는 것은 철부지 아이들이나 할 행동이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우리를 즐겁게 해줄 연예인도 필요하며 지구를 지켜줄 히어로도 필요하며 각국의 화합과 대화를 위한 외교관 모두 필요하다.

비보이 파워무브
▲ Air track 비보이 파워무브
ⓒ Bae Dongw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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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비보이, #댄스, #춤, #취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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