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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을 닷새 앞둔 지난해 3월 3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성희롱 근절 등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직장 내 성희롱 아웃! 세계 여성의 날을 닷새 앞둔 지난해 3월 3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성희롱 근절 등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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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 공직사회에서 남자 상사가 여직원을 성희롱 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논란이다. 이중 만취한 부하 여경을 모텔로 데려간 경찰은 파면에 처해진 반면, 해외연수 때 여직원에게 방을 함께 쓰자고 요구한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감사가 진행 중에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밝혀져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28일 만취한 부하 여자 경찰관을 모텔로 데려간 A경위에게 파면 결정을 내렸다. 울산청에 따르면 A경위는 지난 19일 업무 후 동료들과 술을 마신 후 만취한 부하 여경을 집에 바래다주겠다고 한 후 모텔로 데려갔다.

여경은 곧바로 모텔에서 나왔지만, 소문이 돌자 울산지방청은 모텔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진상을 파악한 후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가해 당사자가 성희롱 등 관련사실을 부인했지만 부하 여경을 모텔로 데려간 자체가 잘못됐다는 판단해 결정을 내린 것.

울주군, 감사 중에 사표 수리... 여성단체 반발

이와 달리 해외연수 기간 중 부하 여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울산시 울주군시설관리공단 B이사장은 울주군이 감사중인데도 지난 19일에 이미 사표를 냈고, 이후 수리돼 퇴직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여직원도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공무원이 파면될 경우 퇴직급여의 절반이 삭감되는 반면 퇴직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울주군과 울산여성회에 따르면 B이사장은 공단직원 등 37명과 함께 지난해 1월, 5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캄보디아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B이사장은 해외연수지에서 여직원에게 "숙소가 각각 1실로 예약돼 있어 1인당 17만 원의 개인비용을 추가로 내야하니, 경비절감을 위해 함께 객실 하나를 쓰는 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했다.

해외연수에서 객실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여직원은 귀국 후 문제제기했고 B이사장은 사과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여성회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 12일부터 울주군이 감사에 착수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B이사장은 "우리를 제외한 다른 연수팀은 모두 부부 등 가족으로 편성돼 함께 1실을 사용한 반면 우리만 각각의 1실을 사용하게 돼 경비 절감차원에서 같이 방을 쓰자고 제안한 것일 뿐 절대 성희롱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현직 울주군수의 측근으로 알려진 B이사장의 수표 수리를 두고 여성계에서는 "봐주기식 감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울산여성회 김주영 대표는 "지난 11일 울주군수 면담 등을 통해 감사가 끝나기 전까지 사표를 수리해서는 안 되며, 혐의가 확인되면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라며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문제 제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직원의 사표에 대해서는 "그동안 면담 결과 피해 여직원이 주위로부터 협박성 문자와 카톡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피해를 당하고도 견디기 힘들어 사표를 제출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 감사부서는 "이사장과 여직원은 이미 19일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라며 "이미 퇴직했지만 성희롱 여부와 그 과정 등을 살펴보는 감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태그:#울산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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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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