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의 ‘오찬?만찬 리스트’ ⓒ 고정미
'3/30(수) 12:00 오찬(3人, 김영진 감사원 국장, 선물) 조선호텔 스시조(20층)'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의 2011년 3월 마지막주 일정표에 나오는 '오찬' 일정 가운데 하나다. 김 이사장과 김영진 당시 감사원 행정안보감사국장 등 '3인'이 조선호텔 20층 일식당 '스시조'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날 일정에 적힌 '선물'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끈다. 김 이사장이 김영진 국장에게 '선물'을 줬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어떤 선물'을 줬다는 것일까?

의문은 쉽게 풀렸다. 이날 일정 옆에는 수기로 '건강검진권 2개'라고 적혀 있었다. 즉 김경희 이사장이 김영진 국장에게 건국대 병원(헬스케어센터) 건강검진권 2장을 선물로 줬다는 얘기다. 건강검진권이 인맥관리나 로비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1년 3월 30일 김경희 이사장의 일정. 김영진 전 감사원 국장에게 건강검진권 2매를 선물했다고 기록돼 있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김 이사장 일정표에 등장하는 '건강검진권'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김경희 이사장의 일정표에는 지난 2010년 1월 1일부터 2013년 6월 15일까지 총 164주간의 김 이사장 일정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이사회나 교무위원회의, 병원운영위, 동문회 정기총회, 개교기념일 행사 등 법인이나 학교와 직접 관련된 일정들뿐만 아니라 '오찬, 만찬'이나 '골프' 등 인맥관리나 로비로 추정할 만한 일정들도 상당히 많았다.

<오마이뉴스>가 김경희 이사장의 일정표와 법인카드 사용내역, 검찰의 공소장 등을 분석한 결과, 김 이사장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총 204일간 골프를 쳤고, 여기에 지출된 비용만 총 1억 2806만여 원에 이르렀다. 또한 김 이사장은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대법관, 법원장, 헌법 재판관, 방송사·일간지 사장, 부장판사, 경찰 고위간부, 국정원 간부 등 유력인사들과 골프 라운딩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건대 이사장-전 총장, 골프장에 1억6652만 원 뿌렸다
국회의장 대법관 감사원장도 그녀와 골프를 쳤다
건국대 병원 헬스케어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건강검진프로그램. ⓒ 건국대 병원 홈페이지
이와 함께 <오마이뉴스>는 김경희 이사장의 일정표를 바탕으로 김 이사장과 오찬, 만찬을 함께 한 인사들의 명단('오찬, 만찬 리스트')을 별도로 분석, 정리했다. 그 결과 이미 '골프 리스트' 분석에서 드러났듯이 김 이사장이 '오찬, 만찬'을 통해서도 정계와 관계, 법조계, 언론계 등을 중요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정황을 포착했다. 김경희 이사장의 일정표에 '건강검진권'이 두 차례 등장한 것이다. 2011년 일정에 나오는 '3/30(수) 12:00 오찬(3人, 김영진 감사원 국장, 선물) 조선호텔 스시조(20층) 건강검진권 2개'와 '5/22(일) 11:40 운동(감사원장, 사무총장, 총장) 건강검진권 4매'가 그것이다. '건강검진권 2개'와 '건강검진권 4매'는 모두 수기로 적혀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 30일 김경희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 한 김영진 전 감사원 국장에게 건강검진권 2매를 선물했고, 같은 해 5월 22일 김 이사장과 골프를 친 '감사원장', '사무총장'에게 건강검진권 총 4매를 제공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시 감사원장은 양건 전 원장(2011년 3월~2013년 8월)이고, 사무총장은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2009년 12월~2011년 7월, 현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었다.

이와 함께 <오마이뉴스>는 추가취재를 통해 이성보 전 국민권익위원장 부부가 지난 2011년 7월께 건국대 병원 헬스케어센터에서 무료건강검진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이 제공받은 무료건강검진은 '프리미엄 헬스케어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헬스케어 프로그램의 경우 남성은 238만 원-340만 원-350만 원짜리, 여성은 266만 원-368만 원-378만 원짜리가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서울동부지방법원장과 서울지방법원장을 거쳐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다.
2011년 5월 22일 김경희 이사장 일정. 감사원장, 사무총장과 골프를 치고, 건강검진권 총 4매를 제공했다고 기록돼 있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이성보 "기관장 배려 차원"... 양건·김영진 "검진권 받은 적 없어"

건국대 병원의 한 관계자는 "법인이나 병원이 학교나 병원 홍보용으로 쓸 수 있는 건강검진권이 있다"라며 "하지만 병원에서는 그 건강검진권을 사용하는 것이 제한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학교나 법인에서 외부에 나갈 용도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이 로비용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외부로 나가는 건강검진권의 규모는 정해져 있지 않다"라며 "법인이나 학교에서 필요하면 가져다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더클래식500에서 하룻밤 자면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450만 원짜리'도 있지만 이것을 누구에게 제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라며 "필요하면 (450만 원짜리도) 썼을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건국대 병원 간부로 근무했던 한 인사는 "병원에서는 동문회나 등산 등의 학교행사 때 경품권으로 몇 장을 제공하는데 학교(총장)나 법인(이사장)에서 가져가는 건강검진권의 경우 매수만 알지 용도는 전혀 모른다"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건강검진권은 기본적으로 학교 행사 등에 쓰이지만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로비용으로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내가 근무했던 1년 반 동안 나간 건강검진권이 40~50장 정도여서 학교나 법인에서 가져다 쓴 건강검진권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다만 건강검진권을 받은 사람과 실제 병원에 와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은 다를 수 있다"라며 "건강검진권을 받은 사람이 로비든 감사표시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부부가 건국대 병원에서 무료건강검진을 받은 이성보 전 위원장은 "공무원들이 건강검진받을 때 건국대 병원에서 검진받은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법원장 등 관내 기관장은 검진센터에서 따로 검진하는 등 편의를 봐주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인이 같이 검진받았던 것도 기관장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알고 있다"라며 "다만 비용 부분은 기억이 안 난다"라고 해명했다.

김경희 이사장의 일정표상으로는 무료건강검진권 2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양건 전 원장은 제자인 김래용 단국대 법대 교수를 통해 "건강검진권을 받은 적도 없고, 건국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적도 없다"라며 "김 이사장을 알지도 못하고, 국내에서 골프를 친 적도 없다"라고 부인했다.

김경희 이사장이 오찬을 함께 하면서 무료건강검진권 2매를 선물했다고 기록된 김영진 전 국장은 "김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 한 적도 없고, 무료건강검진권을 받은 적도 없다"라며 "김 이사장을 잘 모른다"라고 일축했다. 

건국대 법인 쪽의 한 관계자는 "이사장이 학교나 병원 홍보 등 공적인 목적으로 건강검진권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하지만 로비나 인맥관리용으로는 쓰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24일부터 법무법인 율촌과 이메일을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정창영 전 사무총장은 25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답변을 주지 않았다.

MB 멘토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네 차례 오찬, 만찬

오찬, 만찬 리스트 가운데 정계 인사로는 김학용·정두언·주호영·홍문표 새누리당 의원, 이종걸·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 등 현역의원들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 실세로 통했던 정두언 의원과는 세 차례, 야당의 유력인사였던 김한길 의원과는 두 차례 식사를 함께 했는데 다섯 차례 모두 '만찬'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11년 10월 10일 열린 정두언 의원 출판기념회도 챙겼다. 김학송(현 한국도로공사 사장)·전혜숙(현 더불어민주당 광진갑 예비후보)·조순승·홍준표(현 경남도지사) 전 의원도 오찬.만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박희태·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인 지난 2010년 7월과 2011년 9월 국회의장 공관에서 김 이사장과 오찬, 만찬을 함께 했다. 김형오 전 의장과의 오찬에는 '국무총리'와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이 동석했다. 당시 '국무총리'는 김황식 전 총리(2010년 10월~2013년 2월)였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네 차례 김 이사장과 골프를 쳤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치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김경희 이사장과 자주 만났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010년 11월 오찬을 시작으로 지난 2011년 3월과 11월, 12월 등 총 네 차례 김 이사장과 오찬, 만찬을 함께 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1월 만찬을 하기 전에 한국화의 대가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건국대에 기증하고 특강을 진행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지난 2010년 7월 김진규 당시 총장을 만났고, 물러난 이후인 지난 2011년 4월과 12월 두 차례 김경희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 이사장 일정표의 '2011년 7월 13일 교육부 장관 오찬'에서 교육부 장관은 이주호 전 장관으로 추정된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 정두언·주호영 의원,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정운찬 전 총리,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 등 김경희 이사장의 '오찬, 만찬 리스트'에는 상대적으로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김 이사장 일정표가 주로 이명박 정부 시기(2010년 1월~2013년 2월)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찬, 만찬 리스트에 등장하는 김학용 의원과 안성시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 의원은 김경희 이사장과 세 차례 만찬을 함께 했다. 지난 2010년 3월 만찬에는 같은 당 주호영 의원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2011년 11월 만찬에는 안성시장이 동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핵심측근인 김 의원은 경기도 안성시가 지역구이고, 김 이사장은 '안성 김부잣집 여섯 번째 딸'이다.  

'골프-오찬·만찬 리스트'에 국정원 간부 3명 등장

특히 국정원 간부들도 '오찬, 만찬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김경희 이사장은 지난 2012년 11월 1일과 5일 연속 박원동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과 만났다. 건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를 지낸 이은재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동석한 오찬자리였다. 이 전 의원은 '골프 리스트'에도 네 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김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다.

국회 파견관(2급)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박원동 전 국장은 권영세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여권 인사들과 '긴밀하고 폭넓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국정원 2차장 산하의 국익정보국장을 지냈다. 국익정보국은 국내정치 상황을 총괄하는 부서다.

박원동 전 국장은 '두 가지 중대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나는 NLL(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 유출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국정원 댓글공작 의혹 사건이다. 박 전 국장은 지난 2012년 12월 16일 경찰이 국정원 댓글공작 의혹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을 때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사건 축소·은폐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 전 국장은 지난 2013년 8월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앞서 분석한 '골프 리스트'에는 목영만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이상생 전 국정원 감찰실장이 등장했다. 목 전 실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시 인맥(일명 'S라인')의 핵심 인물이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핵심 측근이다. 이 전 실장은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65학번으로 총동문회 임원(특별이사) 자격으로 '동문 초청 라운딩'에 참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경희 이사장이 국정원 간부들과 골프치거나 식사할 때 이은재 전 의원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그가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건국대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서울 강남구갑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국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차관급' 인사들도 있다.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서남수·설동근 전 교육부 차관,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 조석준·정병성 전 기상청장이 '오찬, 만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김경희 이사장은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류화선 전 파주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까지 챙겼다. 

현직 언론사 간부 간담회에 와인 33병 제공

'오찬, 만찬 리스트'에 등장하는 법조계 인사들 가운데에서는 조용호 현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정선태 전 법제처장이 가장 눈에 띈다. 서울고등법원장 출신인 조용호 현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대구지검 차장검사 출신인 정선태 전 처장은 오찬, 만찬 자리 등에서 김경희 이사장을 세 차례씩 만났다.

김경희 이사장은 조용호 재판관이 서울고등법원으로 취임할 즈음인 지난 2013년 2월 28일 서울 무교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법원장 취임 축하연'에 참석했고,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된 직후인 같은 해 5월에는 만찬을 함께 했다. 앞서 광주고등법원장 시절인 지난 2011년 9월에도 오찬을 함께 했다. 조 재판관은 서울남부지방법원장과 광주고등법원장, 헌재 재판관 시절 김 이사장과 총 네 차례 골프를 쳤다. 정 전 처장도 법제처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2년 1월과 2월 두 차례 오찬 자리에 참석했다.   

건국대 법학과 73학번인 조용호 재판관은 서울남부지방법원장과 광주고등법원장, 서울고등법원장을 거쳐 지난 2013년 4월 6년 임기의 헌재 재판관에 임명됐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정선태 전 처장은 광주지검 특수부장, 대검 형사과장과 마약과장,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장, 대구지검 1차장, 17대 대통령직인수위 법령정비팀장,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장을 거쳐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제29대 법제처장을 지냈다.

그밖에도 안대희 전 대법관(현 서울 마포갑 새누리당 예비후보)과 이성보 전 서울동부지방법원장(전 국민권익위원장), 홍이표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전주혜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윤희식 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장(현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등도 '오찬, 만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 리스트와 오찬, 만찬 리스트에 동시에 등장하는 '이성보-홍이표-전주혜'는  건국대 관할법원인 '서울동부지방법원'을 거쳤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골프 리스트에 언론계 인사들이 상당수 등장했는데 오찬, 만찬 리스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론계에서는 김인규 전 KBS 사장과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 장명수 전 <한국일보> 대표 등 언론사 경영진과 박재현 전 <매일경제> 편집국장(현 논설주간 겸 전무), 함혜리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현 문화부 선임기자), 김창혁 전 <동아일보> 교육생활부장 등 편집국 핵심간부들이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김 이사장이 장대환 회장 부인(만찬)과 딸의 결혼식까지 챙겼고, <중앙일보> 대학평가단을 초대해 만찬을 함께 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김경희 이사장은 지난 2013년 2월 20일에는 현직 언론사 간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김 이사장 일정표에 총 42명에게 '선물'을 줬다고 기록한 사실을 헤아리면 40명이 넘는 언론사 간부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는 33병의 와인이 제공됐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최신원 SKC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이어룡 현 대신그룹 회장 등 재계인사들, 신일령 전 이화여대 총장과 김관복 전 교육부 인재정책실장 등 교육계 인사, 시인 김지하와 영화감독 홍상수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김경희 이사장과 오찬, 만찬을 함께 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건국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2010년 3월 김경희 이사장과 정두언 의원의 만찬자리에 동석했다.

경찰서 서장과 정보과장까지 챙긴 촘촘한 인맥관리

김경희 이사장의 인맥관리는 상당히 촘촘했다. 골프나 오찬, 만찬뿐만 아니라 유력인사들의 출판기념회나 자녀 결혼식까지 챙겼다. 김영록·원유철·이종걸·정두언·추미애·홍일표 의원, 김희철·이재선·전혜숙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 홍일표 의원과 변웅전·원희목·장관근 전 의원 자녀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 이길범 전 해양청장과 이명규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진익철 전 서초구처장, 류화선 전 파주시장, 양휘부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의 자녀 결혼식도 챙겼다. 골프 리스트와 오찬, 만찬 리스트에 한 번씩 등장하는 이명규 전 청장은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김경희 이사장은 경찰서 서장이나 정보과장까지 챙기는 꼼꼼함을 보였다. 건국대를 관할하는 광진경찰서가 주요 대상이었다. 광진경찰서장이나 정보과장과 식사를 함께 하거나 이들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고, 축하난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관할지역내 경찰 인사들을 챙겼다.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 만찬 등을 통해 이들과 접촉했다. 
태그:#김경희, #건강검진권, #오찬.만찬 리스트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