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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화더상을 수상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제2회 화더상을 수상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 이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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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화더경제포럼(HUADE Global Economy Forum) 참석하여 '화더상'을 수상했다. 화더경제포럼은 재미중국인기업가협회 (American-Chinese CEO Society) 주최로 열린 행사로, 올해가 12번째 행사이나, 화더상 시상은 두 번째이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반(反) 세계화와 반 자유화에 대항하는 미국·중국 공조와 세계 경제의 구심력 복원'을 주제로 연설한다고 밝혔으나, 막상 20여 분에 걸친 그의 연설의 반은 세계화가 얼마나 인류에게 혜택을 안겨주었는지를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나머지 반은 4대강 사업 등 자신의 '치적'을 자화자찬하는 데 할애하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08년부터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녹색성장을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신산업의 성장동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4대강 사업이 가져온 환경 재앙을 모르는 대부분의 중국인 참석자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었을지 모르나, 한국의 현실을 아는 사람들은 아연실색할 만한 내용의 연설이었다.

수상 후 연설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
 수상 후 연설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
ⓒ 이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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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헤이지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국경제의 세계화를 이끈 사업가 정신을 기리고자 수상자로 선정하였다고 말했으나, 익명을 요구한 다른  직원은 "왕 회장과 이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여서 초청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연설이 끝나고 행사장을 떠나면서, 모여든 한국기자들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시작된 현 정국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건 할 수 없고, 총리는 지금 맡은 일을 열심히 해야지"라고 말했다.

한편, 이 행사를 주관한 재미중국인기업가협회는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한 지역상공인의 모임이다. 현재 이 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왕헤이지의 회사도 미국에 진출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아 실적이 거의 없는 작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알려졌다.

협회가 만들어진 것은 10여 년이 되었으나 그동안 거의 활동이 없다가 왕헤이지가 회장을 맡은 후 활동을 시작한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다. 2011년 국세청 보고에 따르면 이 협회의 수입은 한 해 1200 달러(한화 142만 원)에 불과했다.

이날 행사 자체도 비전문적이었다. 대부분 행사진행 요원은 중국인 유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었고, 참석자가 적어 준비된 좌석의 반도 채워지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 전직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치고는 상당히 작은 규모였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은 상은 화더상 중 세계기업 지도자상 (World Business Leader Award)으로, 종이 상장 한 장이 전부였다.

덧붙이는 글 | 한겨레신문에도 송고하였습니다.



태그:#이명박, #화더상, #화덕상,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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