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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성장 과정 중 하나인 것
▲ 아이의 거짓말 대처 방법 자라나는 성장 과정 중 하나인 것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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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아이와 놀고 있는데,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아이가 입맛을 다시며 내가 먹을 커피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기에, 커피는 잠이 안 오게 하고 키도 안 클 수 있으니 안 된다고 말해줬다.

아이는 아쉬워하며 포기하는 듯 하더니 다시 돌아서선 해맑은 표정으로 웃으며 입을 벌리며 말했다.

"어유, 더워. 나 키 안 커도 괜찮아."

바람이 쌩쌩 불고 추운데도 덥다니, 커피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덥다며 거짓말 하는 게 귀엽게 느껴졌다.

임신했을 때 EBS '퍼펙트 베이비'란 다큐를 보고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건 인지 능력이 꽤 발달했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태어날 아기가 처음 거짓말을 하면 축하해줘야지 마음을 먹은 적이 있다. 

아이의 거짓말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나

거짓말이 아이의 발달과정인 것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 하지만, 거짓말을 그냥 둬서는 안 될 문제이기도 하다.

내 첫 번째 큰 거짓말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수학 문제집을 풀기 싫어서 답을 모조리 베끼곤 했다고 버티자, 엄마와 아빠는 무섭게 혼을 내며 뺨을 때리셨다.

"넌 거짓말을 왜 이렇게 잘하니?"

부모님은 그날 이후 나쁜 짓이라고 몇 번이나 당부를 하셨다.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강한 훈육을 선택하신 듯하다. 큰 잘못이었기에 정말 혼나도 싸다 생각했지만 그때의 기억이 커가면서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부모님이 핀잔하시며 했던 말들이지만, 그 말이 마음 속에 각인됐다. 혼난 덕분에 큰 잘못 없이 자랄 수 있었을지 몰라도 내가 성인이 돼서까지도 내 잠재의식 속에는 '난 원래 거짓말을 잘하고 나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자신감이 없어서 학창시절 선생님과 상담을 하다보면 왜 이리 자신감 없어 보이냐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마음을 안아주고 대처하는 방법 알려주는 게 필요

이때를 돌이켜보면 아이의 거짓말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혼내더라도 체벌은 피해야 할 것 같다.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혼을 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후 다독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거짓말을 한 상황을 혼내고 나서 그 후 놀랬을 아이 마음을 안아주고, 스스로 거짓말한 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잘못한 벌을 받을 것인가도 성장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거짓말쟁이야'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는 반드시 피해야

'거짓말을 잘해서 정말 큰일이야.'
'거짓말 잘하는 아이야.'
'거짓말쟁이야.'
'나쁜 아이야.'

이와 같은 말은 피하는 게 좋다.

그 정도 말도 못하냐고 강하게 말을 해서 거짓말을 앞으로 못하게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할 순 있겠지만 이 작은 한마디가 아이가 평생 안고 살아가는 말일 수도 있다. 내가 직접 겪었던 문제이고 부정적인 그 단어들이 선명히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어렸을 때 그런 강한 훈육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과도하게 혼을 내야지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에 크게 화를 내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큰 잘못을 하긴 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는 거라고. 그 거짓말이 나쁜 걸 알고 다시 하지 않으면 괜찮은 거라고 아이의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게 아이가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https://brunch.co.kr/@heehanstory)와 블로그(http://blog.naver.com/songheesangh)에도 중복 게재될 예정입니다.



태그:#거짓말, #훈육, #아이,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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