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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이 추진된다. 18일 오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건립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구연철(88)씨가 강제징용노동자상 모형을 만지고 있다. 구씨는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불린 하시마섬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이 추진된다. 18일 오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건립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구연철(88)씨가 강제징용노동자상 모형을 만지고 있다. 구씨는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불린 하시마섬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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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고 뭐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처절한 과정을 아직도 기억한다."

영화로도 제작된 일본 '군함도'(하시마)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소년이 여든 노인이 돼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에 섰다. 구연철(88)씨는 "우리 노동자들이 왜 이렇게 처절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증언하고 폭로하기 위해 나왔다"며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강제징용노동자의 삶을 '노예'라고 표현한 구씨는 "다시는 다른 민족에게 짓밟히는 일이 없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씨는 자신과 나란히 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어루만졌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지금은 가볍게 들 수 있는 모형으로만 제작돼 있다. 그렇지만 내년 5월 1일 노동절에는 제대로 된 동상을 일본영사관 앞에 내려 놓겠다는 게 민주노총의 생각이다.

18일 오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계획을 밝히는 자리였다. 광복절을 앞두고 지난 8월 서울 용산역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세워진 이후, 전국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세워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외교공관 앞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세워진다면 이미 세워진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과 나란히 일본영사관을 바라보는 2개의 동상이 이곳에 들어서게 된다. 이로 인해 서울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세워질 때부터 반발한 일본 정부의 반발이 또 다시 예상된다.

100일 릴레이 1인 시위 돌입...10월부터는 모금 운동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이 추진된다. 18일 오전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이 추진된다. 18일 오전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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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이 현장을 찾아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동상을) 세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소녀상을 세웠듯 노동자상도 반드시 이 자리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장 이날부터 1인 시위가 시작했다. 1인 시위는 올해 말까지 100일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10월부터는 모금 운동도 전개한다. 건립 운동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정한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장은 "강제징용노동자는 한반도의 문제이자 민족의 문제이고 노동자 계급의 문제"라면서 "전교조도 공동 수업과 배상 운동,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운동을 힘차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던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선화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으로 노동자의 힘을 모으고, 시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내년 노동절에 수만 명의 시민과 함께 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주노총은 1인 시위와 모금 운동 외에도 오는 12월 일본영사관 소녀상 건립 1주년을 맞아 강제징용노동자상 설립 선포대회를 열고, 내년 3월 1일에는 3·1 반일평화대회를 잇따라 개최해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열기를 모아나간다는 계획이다.


태그:#강제징용노동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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