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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 황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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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학생교류, 이르면 내년부터 가능하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전 통일부 장관)이 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남북학생교류에 관한 희망적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이 교육감은 '통일과 평화 교육을 위해 빠른 시간 안에 정부와 대화를 해서, 남북학생교류를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밝혔다.

이 교육감은 "남북 청소년 축구 시합이나 청소년 오케스트라 공연, 미술전 공동 개최"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도 언급했다.

이 교육감은 '4.27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를 '종전선언'으로 꼽았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 정상회담을 약속했고, 수시로 대화 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한 것을 '분단 이후 처음 있는 놀라운 일'로 평가했다.

인터뷰는 교육감실에서 이루어졌다. 이 교육감이 재선 도전을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 언론사와 한 마지막 집중 인터뷰였다. 이 교육감은 3일 오전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등록과 동시에 교육감 직무가 정지 되기에 교육감 사무실을 사용할 수 없고, 비서진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관용차 사용도 금지된다.

"꿈의학교, 그야말로 누가 뭐래도 성공적 작품입니다."

이 교육감은 "힘들고 어려운 4년이었지만, 보람과 희망을 볼 수 있었던 4년이었다"라는 소회를 밝히며 가장 성공적인 정책으로 '꿈의학교'를 꼽았다. 꿈의학교를 지원할 행정 조직을 '감독, 통제'하는 시스템이 아닌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꿔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교육감은 또한 '예산낭비, 선심성 사업, 준비 안 된 즉흥적 사업'이라는, 경기 교육계 일부가 꿈의학교를 비판하는 것을 두고 "평가는 외부에서 하는 게 아니라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 등이 하는 것인데, 그들의 평가는 굉장히 긍정적"이라는 말로 반박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꿈의학교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데, 이런 열정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비판보다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폐지 비판,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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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교육감과 나눈 일문일답.

- 교육감께서 추진한 9시 등교와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폐지에 대해서도 찬사와 함께 비판이 따른다. 이와 관련해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다?
"저는 이것이 학교 교육의 정상화 과정이라 생각했다. 이것을 비판하는 것은 과거 교육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보충수업 하면서 사교육을 없애자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야간 자율학습까지? 심지어 교사가 학생한테 '학원 가서 배워 오라'고 한다는 말도 있는데, 정말 그렇다면 이건 비극이다.

학습은 정규 교과에서 교사가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을 찾아 학생을 행복하게 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자는 게 나의 취지다. 그런데, 출마 후보마다 이를 비판하며 다 과거로 돌아가자고 한다. 사실은 이것이 내가 재선 도전을 결심한 이유다. 경기교육이 후퇴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 꿈의학교에 대한 비판이 경기 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꿈의학교는 그야말로 누가 뭐래도 성공적인 작품이다. 꿈의학교 참여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장(지자체 장)도 많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시간 써가며 열정을 가지고 노력한 것인데, 그 열정에 찬물을 끼얹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비판보다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다. 앞으로 꿈의학교를 지원할 행정 조직을 '감독, 통제'하는 시스템이 아닌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꿔 발전시킬 계획이다."

- 꿈의대학에 대한 비판도 있다. 한 교육감 예비후보는 '폐지'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꿈의대학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다. 고등학생이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알고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 꿈을 찾아주기 위해 만든 게 꿈의대학이다. 대학 강사가 직접 강의를 하는데, 현재 강사가 1000명 정도 참여하고 있고, 열정도 있어 전망이 밝다. 또한 강의를 스마트폰으로 공급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내년 정도면 전국에서 스마트폰으로 꿈의대학 강의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 학교 비정규직 문제(정규직 전환 문제 등)로 인한 갈등은 지금도 진행 중인 일이다. 해결 방법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의지가 없었던 것인지?
"박근혜 정부 시절에 교부금이 정말 적었다. 그래서 매년 빚(지방채)을 내서 운영했다. 2015년이 가장 어려웠는데, 당시 지방채를 자그마치 1조 5천여억 원 발행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간제 교사 1천여 명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 상태로 지금까지 죽 이어져 온 것이다. 거기에 누리과정비 1조원 이상을 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했고, 그래서 비정규직 분들한테 참 미안하다.

어쨌든 그래도 노동조합은 교육감 책임이라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저 또한 그 책임을 통감한다. 해결을 못한 것은 못한 것이니까. 그러나 저의 철학과 목표는 '비정규직 제로 교육청'이다. 앞으로 (차별 없는)학교 문화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제로'를 이룰 것이다. 임금을 비롯한 처우도 개선해 기존 공무원과의  격차를 최대한 줄일 것이다. 최근에 정부 지침에도 없는 방과후 돌봄 전담교사 1200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교사가 학원 가서 배워 오라고... 그렇다면 이건 비극!"

서서 컴퓨터로 없무로 보는 이재정 교육감.
 서서 컴퓨터로 없무로 보는 이재정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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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 보며 전 통일부 장관으로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감격적이었다. 11년 전 제가 장관으로서 정상회담에 참여했을 때하고 많은 게 달라서 정말 놀라웠다. 그때는 우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선도 잘 몰랐다. 그만큼 비밀스럽게 진행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회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선을 다 공개하고 직접 방송까지 했는데, 이건 정말 엄청난 변화다. 또 합의문도 회담 끝나자마자 작성했고 그것을 양 정상이 직접 발표했다는 것도 남북정상회담을 국제 정상회담 급으로 끌어올린 놀라운 일이다.

정상회담 앞두고 북중과 한미가 끊임없이 대화를 했기에 이번 '판문점 합의'는 그야말로 되물릴 수 없는 합의라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인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평양에서 회담을 할 것 같다. 미국이, 북한이 핵폐기를 하게 하려면, 평양에 가서 거기에 대사관부터 세워야 한다."

- 남북정상회담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라 보시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종전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70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이다. 물론 북미 회담까지 거쳐야 하는 일이지만, '절대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라고 양 정상이 선언한 것은 중요한 일이다. 종전이 돼야 군을 의무병제에서 모병제로 하는 등의 논의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 남북학생교류를 희망한다고 그동안 기자 간담회 등에서 여러 차례 언급하셨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로 기대감이 더 높아졌을 것 같은데,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통일과 평화 교육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간 안에 정부와 (이 문제로) 대화를 할 계획이다. 남북 학생과 교사 교류를 가능한 앞당기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너무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르면 내년부터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학생 오케스트라 공동 공연, 미술전 공동 개최 같은 문화교류나 남북학생 축구 시합 같은 스포츠 교류부터 할 계획이다."


태그:#이재정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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