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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 주행 모습.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 주행 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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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가뭄에 시달리던 르노삼성이 4년 만에 신차를 내놨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M3다. XM3는 지난 2019년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XM3 인스파이어 쇼카'를 양산한 버전이다.

르노삼성에 XM3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회사의 미래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XM3는 내수 판매와 수출 물량 회복까지 이끌어야 한다. 모기업인 르노의 차를 그대로 들여오는 쉬운 길 대신 한국 시장에 맞는 사양들을 대거 적용한 차를 새로 개발한 이유다. 르노삼성 측은 "그만큼 작정하고 만들었다"고 했다.

XM3은 과연 르노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지난 4일 XM3를 직접 경험해 봤다.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도 양평을 왕복하는 약 115km 코스를 XM3를 타고 달렸다. 고속도로 없이 올림픽대로 등 간선도로만 통과했다.

쿠페형 SUV, XM3만의 차별점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뒷모습.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뒷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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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SUV다. 앞을 보면 세단인데 뒤로 갈수록 지붕선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쿠페형 SUV의 모습을 보여준다. 쿠페형 디자인은 다른 소형SUV와는 분명한 차별성이다.

외모는 르노삼성의 패밀리룩을 충실하게 이어받았다. 전면 중앙에 '태풍의 눈' 엠블럼이 자리 잡았고 앙쪽으로 날렵한 헤드램프와 C자형 주간주행등이 매끄럽게 자리잡았다. 뒤는 가로형 테일램프가 르노삼성차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엠블럼 안에 있던 후방 카메라를 밖으로 빼내 깔끔함을 더했다.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실내.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실내.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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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도 경쟁 상대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길이는 4570㎜로 기아 셀토스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물론 한 급 위인 투산과 스포티지보다 길다. 너비는 1820㎜에 높이는 1570㎜로 경쟁차 대비 20~50㎜ 낮다. 하지만 땅바닥에서 차량 하부까지의 높이인 지상고는 186㎜ 높였다.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지상고는 XM3이 동급에서 가장 높다.

휠베이스도 2720㎜로 투싼(2670㎜)보다 길다. 덕분에 2열에 앉았을 때 성인 주먹 한 개 반 정도가 들어갈 무릎공간이 확보됐다. 쿠페형이라 머리 위 공간이 좁을까 걱정됐는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트렁크 용량은 513ℓ(리터)로 셀토스(498ℓ)나 트레일블레이저(460ℓ)보다 넉넉한 편이다. 트렁크를 2단으로 만들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부피가 큰 짐을 싣는데 요긴할 것 같다.

운전석에 앉으면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클러스터)과 9.3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반긴다. 계기판은 주행 모드에 따라 얼굴색을 바꾸고 실시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보여주는 게이지와 내비게이션 화면까지 보여주는 기능을 갖췄다. 9.3인치 디스플레이에는 T맵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T맵 내비게이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1열.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1열.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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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충분했던 1.3ℓ 터보 엔진, 정숙성도 기대 이상

XM3는 1.3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 TCe 260과 1.6 GTe 두 가솔린 엔진 모델 두 가지다. 시승했던 XM3는 TCe 260 모델로 독일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DCT)와 맞물려 맞물려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m의 힘을 낸다. TCe260 엔진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엔진으로 벤츠 A200, CLA에도 적용된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음은 비교적 조용했다. 가속 페달은 부드럽게 반응했다. 다만 DCT의 특성상 정지 상태에서 출발 시 반응 속도는 다소 늦는 느낌이었다. 다만 차가 탄력을 받은 후 가속력은 나무랄 데 없었다.

1.3리터 터보 엔진은 부족하지 않은 힘으로 차를 끌고나갔다. 변속기와의 호흡도 좋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었고 반응도 빠른 편이었다. 전 트림에 적용된 패들시프터도 수동 변속의 재미를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뽐냈다. 차 높이가 낮아서인지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SUV 특유의 롤링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답답했던 에코 모드, 스포츠 모드는 매력적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옆모습.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의 옆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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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는 마이센스·에코·스포츠 세 가지다. 에코 모드는 좀 답답하다. 차가 앞으로 나가는 데 힘겨워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주유 경고등이 켜진 상태인데 주유소가 너무 멀리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해 준다. 가속 페달은 한껏 민감해지고 힘을 주면 재빠른 변속으로 시원하게 속도를 끌어올린다.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었다. 시속 100~110km를 오가는 동안은 엔진음과 풍절음이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노면 소음도 많이 잡혔다. 르노삼성은 XM3의 하체를 플라스틱으로 감싸 노면 소음을 억제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연비도 준수하다. 이날 주행에서 서울로 돌아오면서는 속도를 내기보다는 최대한 정속 주행을 해봤다. 고속도로가 아닌 간선도로 50km정도를 달리는 동안 연비는 리터당 15.8리터를 기록했다. 18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는 리터당 13.2km(도심 11.8km, 고속 13.3km)다.

XM3의 주행보조 기능도 제 역할을 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데 인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다. 앞 차와의 간격은 도달 시간(초)으로 표시해줘 인식하기가 쉽다.

다만 차선이탈방지보조 시스템은 차로 중앙을 유지하면서 달리게 하는 성격이 아니라 아쉽다. 차가 차선을 넘어가려는 순간 핸들을 반대로 조향해 차선을 유지하는 방식이라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차선 안에서 지그재그 주행을 하게 된다. 또 시속 60km 이상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저속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가성비 무장한 XM3, 소비자 고민 깊어질듯

가격은 XM3이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장점이다. 경쟁력이 있다. 1.6 GTe 모델이 1719만~2140만원, TCe 260 모델이 2083만~2532만원이다. 이번 달 인하된 개별소비세 덕분에 가격이 76만~163만원 내려갔다. 가장 비싼 트림에 모든 옵션을 채워 넣어도 가격은 2800만원대에 그친다. 셀토스(1881만∼2865만원), 트레일블레이저(1910만∼2711만원)와 비교하면 가장 저렴하다.

만만치 않은 가성비로 무장했지만 그래도 쉽게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소형SUV 시장은 현대차 베뉴와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답지 않은 성능과 편의성을 확보한 차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초반 출발은 좋다. 사전계약대수는 8500대를 넘어섰다. XM3는 디자인과 가성비로 호평 받은 QM6의 선전 요인을 그대로 물려받은 덕인지 20~30대의 반응이 좋다. 연간 4만대 이상을 팔겠다는 게 르노삼성의 목표다. XM3의 등장으로 소형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

태그:#XM3, #르노삼성,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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